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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식 충남 연기군수가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원안 추진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이를 계기로 연기 군민들의 세종시 원안 추진을 요구하는 대정부 싸움이 전면화 될 것으로 보인다. 

 

유 군수는 이날 오후 2시 연기군청 현관 앞에서 공개한 호소문을 통해 "행정도시 건설 원년으로부터 5년이 지난 오늘에 와서 연기군이 나락으로 떨어질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행정도시 원안 건설 관철을 위해 목숨을 담보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유 군수는 "조상님의 유골을 가슴에 안고 고향을 떠나 전세방을 전전하며 방랑생활과 다름없이 살아가고 있는 연기 군민들의 그 심정을 누가 보듬어 주어야 하는 것이냐"며 "주변지역 주민들의 절절한 염원을 이토록 냉혹하게 외면해도 되느냐"고 하소연했다.

 

그는 "군정을 책임지는 군수로서 연기군 앞날에 드리워진 먹구름과 고통을 더 이상 바라볼 수만 없다"며 "수정논란의 종지부를 찍고 원안건설 의지를 분명히 밝혀 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간담회를 통해서는 "세종시와 관련해서 가장 무거운 짐을 지신 분이 심대평 의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유 군수의 단식농성에 이어 23일에는 연기군의회 의원들이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 오는 27일에는 연기군청과 조치원역 광장에서 연기군민 총궐기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특히 이 자리에는 전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를 비롯 전남 나주 등 11개 혁신도시대책위 위원장이 참가한다. 

 

유 군수는 군청 현관 옆에 마련된 천막에서 24시간 기거하며 농성을 벌여나갈 예정이다. 유 군수의 단식농성에 따라 당분간 연기군정은 최욱환 부군수가 대행하게 된다.    

 

다음은 유 군수와 가진 인터뷰 요지

 

-단식농성을 결정한 배경은?

"군민들이 얼마나 어려움 겪는지 아나? 2억 미만 보상을 받은 사람들이 60%에 이른다. 이분들이 세종시 예정지에 살려고 하는데 경제적으로 삶이 파괴되고 있다. 수정안 얘기하는데 수정안이 뭔지 내놓아봐라. 적어도 정치하는 분들이 국민과의 신뢰를 저버리면 안 된다."

 

- 심대평 의원이 정운찬 총리 인준 투표에도 참여하는 등 연기군민이나 충청도민의 정서와 다른 행동을 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 등 심 의원과 행보를 함께 할 건가?

"일부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 세종시와 관련해서 가장 무거운 짐을 지신 분이 심대평 의원이다. 탈당을 하고 정운찬 국무총리 인준 투표를 하러 간 것은 대화, 설득하고 정치력을 발휘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 세종시와 관련해 가장 고생이 많이 분이 심대평 의원이다. 개인적으로 내년 지방선거는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오직 제가 군수로서 세종시와 관련 행정도시 원안 추진에 전력할 뿐이다."

 

- 일각에서 원안보다 더 나은 대안이 제시될 경우 받아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이제 와서 수정한다고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당초 계획했던 원안대로 행정도시를 명품으로 만들면 사람도, 기업도 다 오는 것이다. 행정기관도 오지 않는데 어느 기업이, 어떤 학교가 오겠나. 이명박 대통령이 약속한 과학비즈니스벨트도 행정도시의 자족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예기된 것이다. 세종시는 산업도시 하나 만들려고 계획했던 게 아니다. 국가의 균형발전을 위해서, 수도권 과밀화 해소를 위해서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정부가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단식농성을 풀 건가?

"원안추진돼야 한다. 얼마 전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뺄 것도 더할 것도 없고 원안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들었다. 빨리 원안대로 공사를 해서 방황하는 사람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 연기군정이 세종시 문제로 어떤 영향을 받고 있나?

"그동안 연기는 행정도시 온다고 해서 행정적으로 역차별을 받았다. 2008년 기준으로 해서 당초 예산보다 212억 원의 세수가 감소했다. 충남 부여군과 연기군의 군세가 비슷한데 국, 도비와 보통교부세를 따져보니 우리가 아예 태안군보다도 못하다."

 

-타 지역에 사는 지방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세종시는 연기군, 충청도를 위해 제안된 사업이 아니다. 수도권 과밀화 방지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마련된 국책사업이다. 그런데도 연기군과 충청도 일부의 이익으로 비쳐지는 것에 대해 정말이지 비통하게 생각한다. 행정도시는 국가발전을 위한  시범사업이라고 본다. 이것이 안 되면 나머지 지역 혁신 사업도 아무 것도 안 된다. 지방의 모든 분들이 세종시 원안추진을 위해 동참해야 한다. 수도권 계신 분들도 행정도시 이전을 수도권과 지방간 싸움이 아니라 수도권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태그:#유한식, #연기군수, #세종시, #행정도시, #단식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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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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