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한가위 추석연휴 기간동안 서울 강북권 9개 산을 산악트레킹했다. 연휴 4일 동안 매일 오후 시간을 활용해 9개 산을 권역별로 나누어 종주했다. 서울권역 동쪽인 아차산을 시작으로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아 삼각산 비봉능선을 거쳐 연신내 불광공원지킴터를 종착점으로 산악트레킹을 마무리했다.

 

산악트레킹 코스는 9개 산 종주길을 그대로 잇는 코스로 정했다. 첫째 날은 아차산 용마산 망우산 구릉산을 이어 종주하고, 둘째 날은 불암산과 수락산을 종주했다. 셋째 날은 사패산과 도봉산, 마지막 넷째 날은 삼각산을 우이동 육모정고개 탐방로 들머리부터 출발해 북한산성 주능선과 비봉능선으로 종주했다.

 

본격적인 가을에 들어서는 10월, 서울 강북권을 에워싸고 있는 대표적인 9개 산은 서서히 가을을 맞는 분위기였다. 특히 도봉산과 삼각산 능선 정상부근에서는 간혹 붉게 물들인 단풍을 볼 수 있었다. 아직은 고도가 높은 9부 능선에서나 발견되는 단풍이지만, 올 가을 첫 단풍을 맞이한 느낌은 각별했다.

 

 

첫째 날, 아차산 용마산 망우산 구릉산 종주 산악트레킹

 

첫째 날 일정을 잡은 4개 산 종주는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부터 시작한다. 이곳 아차산을 오르는 길목엔 생태공원과 관찰로, 아차산을 오르는 탐방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아차산 정상까지 오르는 코스는 해발고도(285m)가 낮아 그리 어렵지 않다. 반면에 아차산에서 내려다 보이는 한강과 하남방면 풍광이 멋진 곳이다.

 

아차산 정상에서 용마산(348m)까지 이어진 탐방로 역시 손쉽게 이동할 수 있다. 능선에서 바라보는 한강과 중랑천 물줄기, 강남권역은 물론 서울 중심부 전망 등이 탁월하다. 특히 이곳은 고구려 발자취, 유적이 남아있는 곳이다.

 

사적 455호로 지정된 삼국시대 고구려가 쌓은 용마산 아차산 망우산 보루를 이어주는 '보루 연결로'가 현재 산행 탐방로로 알려져 있다. 용마산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북쪽으로 약 1.2km정도 이동하면 망우리공원묘지로 알려진 망우산공원에 이른다.

 

 

망우산(270m)은 '사색의 길'로 명명된 4.7km 순환도로가 유명하다. 용마산에서 순환도로까지는 비포장 흙길이지만, 이곳 사색의 길로 접어들면 잘 정비된 포장도로를 만나게 된다. 길 주변으로는 만해 한용운, 죽산 조봉암, 호암 문일평, 소파 방정환 등의 분묘가 산재해 있다.

 

이곳을 지나 서울 망우동에서 경기도 구리시로 넘는 고갯길 횡단보도를 건너 묘지터를 가로질러 오르면 좁은 산 길을 만날 수 있다. 군부대 철책선 옆 길을 따라 북쪽으로 계속 이동하면 구릉산 초입에 있는 북부순환도로를 만나게 된다.

 

 

종주길을 가로막는 북부순환도로는 폐선된 옛 중앙선 철로가 지나가던 다리 밑 길을 따라 건너면 된다. 또는 신내동 방향으로 조금 이동해 '능말터널'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9개 산 종주 산악트레킹에서 가장 길을 찾기가 어려운 구간이다.

 

북부순환도로를 건너면 군부대인 향토사단본부에 못 미쳐 왼편으로 형성된 산길로 접어든다. 망우산과 불암산 사이에 있는 구릉산(178m)은 검안산이라고도 한다. 능선길 오른편으로는 1408년 조선 태조 건원릉, 1855년 아홉 번째로 조성된 익종의 유릉 등이 조성된 조선시대 최대 왕릉터인 동구릉이 있다.

 

동구릉 관리영역과 맞닿아 있는 한적한 능선 길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면 구리시 갈매동 마을이 나온다. 여기서 마을을 지나 담터사거리를 거쳐 30분 정도 걸으면 삼육대 후문에서 오르는 불암산 초입까지 이동할 수 있다.

 

 

둘째 날, 불암산 수락산 종주 산악트레킹

  

종주코스는 구릉산에서 이어지는 불암산 초입코스인 공릉동 삼육대부터 시작한다. 불암산 (507m)주능선 코스는 예전부터 잘 알려져 있는 코스라 찾기가 쉬운 곳이다. 특히 공릉동에서 불암산 헬기장까지 탐방로는 태릉국가대표선수촌 선수들이 산악달리기 훈련코스로도 유명한 곳이다.

 

박지성 선수 자서전에도 등장하고, 국가대표 핸드볼 선수들의 애환을 담은 영화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에도 등장하는 곳이다. 헬기장을 지나 깔딱고개를 넘어 불암산 정상을 오르는 코스는 예전보다는 훨씬 수월해졌다. 올해 정상부근 암벽 위험구간에 안전계단이 설치되었기 때문이다.

 

불암산에서 수락산(638m)을 이어 종주하려면 불암산 북쪽 주능선을 따라 내려와 덕릉고개를 지나야 한다. 덕릉고개를 지나 다시 수락산 도솔암 능선까지 오른다. 수락산 주능선을 따라 형성된 4개 봉우리와 기차바위 등 위험구간은 주로 우회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기차바위를 지나 북쪽 능선을 따라 이동하면 의정부시 장암동 동막골에 이른다. 종주코스는 이곳에서 장암동 시내를 지나 전철 1호선 회룡역을 거쳐 사패산 범골입구까지 이동한다.

 

 

 

셋째 날, 사패산 도봉산 종주 산악트레킹

 

회룡역 인근 가게에서 음료수와 과일을 챙기고, 사패산 범골에서 호암사를 거쳐 사패산 능선에 오른다. 마을 입구에서 호암사까지는 탐방로가 잘 포장되어 있어 오르기엔 편하지만 경사가 심한 편이다. 이곳엔 약수터가 많아 물을 보충하기에 좋은 곳이다.

 

사패산(552m) 주능선에 올라 사패능선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하면 도봉산 포대능선으로 이어진다. 사패산에서는 의정부시와 송추방면 전망이 탁월하다. 경기도 양주에 펼쳐진 칠봉산(506m) 천보산(423m) 불곡산(460m) 등이 한 눈에 들어온다.

 

송추계곡 방면에서 불어오는 찬바람 때문이지 포대능선에선 붉게 물든 단풍을 조금씩 발견할 수 있다. 종주코스는 포대능선과 만장봉 우회로를 지나 도봉주능선을 거쳐 우이암에서 우이동으로 하산한다. 도봉산 정상부근 탐방로 곳곳에서 붉은 단풍을 종종 볼 수 있다.

 

 

넷째 날, 삼각산 종주 산악트레킹

 

우이동유원지 안에 있는 육모정고개 탐방코스로 산행을 시작한다. 이 코스를 이용하면 영봉으로 오를 수 있다. 우이동 버스종점에서 도선사 입구까지 형성된 포장도로를 걷고 싶지 않다면 이 구간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특히 영봉(604m)은 인수봉(806m)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일요일 오후, 수 많은 암벽등반가들이 인수봉을 타고 오르는 모습이 장관이다. 영봉에서 하루재를 거쳐 백운산장을 지나 위문과 백운대(836m)를 오른다. 하루재에서 위문을 오르는 구간에도 간혹 붉은 단풍을 볼 수 있다.

 

위문에서 북한산성 주능선인 용암문으로 이동하는 코스는 항상 붐비는 곳이다. 좁은 탐방로를 따라 위문을 거쳐 백운대를 오르려는 사람들로 병목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용암문에 이르러서야 넓어진 북한산성 주능선을 따라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것은 여전하다.

 

대동문에서 대남문에 이르는 북한산성 주능선에서도 붉은 단풍이 간혹 발견된다. 특히 산성 성곽과 붉은 단풍잎들이 조화를 이룬 모습은 본격적인 단풍 시기에 멋진 탐방을 기대하게 한다. 산성을 따라 오르내리며 바라보는 서울시내 전경이 쾌청한 날씨만큼 상쾌하게 다가온다.

 

 

산성 주능선 전망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사람들이 모여 앉아있다. 가슴을 탁 트이게 하는 시원한 전망은 물론, 때론 일부 별다른 장비없이 암벽을 '릿지등반'하는 광경에는 순간 아찔함마저 느낀다.

 

문수봉(716m)에서 드라마 <선덕여왕>에 나오던 신라 진흥대제가 세웠다는 진흥왕순수비가 있는 비봉(560m)을 거쳐 향로봉을 지나 연신내 방면으로 내려온다. 종착지인 불광공원지킴터로 내려오니 오후 5시. 지하철 3,6호선 연신내역 인근 시장 안에선 산행을 마친 사람들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정겹게 하산주를 나누고 있다.

 

추석연휴 4일 동안 권역별로 나누어 시도한 서울 강북권 9개 산 산악트레킹. 본격적인 가을 단풍산행 시기에 앞서 그 전령들을 미리 맞이한 느낌이다.

 


태그:#단풍,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트레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