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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여물어 가는 가을날에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 할 농민들이 길거리로 나섰다. 지난 16일 오후 3시, 남원시 산내면 주민들과 함양군 마천면 주민들이 지리산댐 예정지(경남 함양군 마천면 일대)로 향했다. 주민들은 하루 생업을 접고 지리산댐 예정지 일대 엄천강을 따라 걸으며 강의 소중함, 고향의 소중함을 알리고 이를 지킬 것을 다짐하는 걷기 행사에 나섰다.

 

이날 행사는 아이들, 부모님들, 어르신들 할 것 없이 지리산댐 예정지 지역 주민들이 손수 만들어온 팻말과 그림 등을 들고 함양군 마천면 의탄분교에서부터 비경을 간직한 용유담까지 엄천강을 따라 걸었다. 걸으면서 지리산댐을 반대하는 주민의 의지를 안팎으로 알리고, 강의 소중함과 고향의 소중함, 지리산의 가치를 공감하였다. 

 

거리행진에 앞서 실상사 주지 스님은 "나 혼자만이 살겠다고 다른 사람을 죽이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며 지역 주민들을 비록하여 모든 사람들이 욕심을 버려야 함을 강조하였다.

 

지리산 생면연대는 "지리산댐은 댐예정지가 있는 경남 함양군만의 문제가 아니라 엄천강을 따라 살아가는 상하류 주민들(남원시, 산청군, 함양군) 모두의 문제"라며, "한 번 생기면 두고두고 지역의 재앙이 될 지리산댐 추진을 전면 백지화하고 나라의 성산인 지리산을 그대로 두는 것이 지역이 사는 길임을 동의하는 산내면 주민들이 힘을 모아 걷기 행사를 계획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주민들은 지리산댐이 지어질 경우 댐건설로 인한 안개일수 증가로 한봉(토종꿀), 사과 등 과수농사, 벼농사, 엽채류 농사, 곶감농사, 삶의 질 저하 등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특히 이번 걷기는 지리산댐 건설 예정지 인근 남원시 산내면 주민들이 지역구분이나 행정구역의 선을 넘어 함께 지리산을 지키자며 수몰예정지 함양군 마천면 주민들에게 내미는 따뜻한 연대의 손길이다. 특히 함양군 마천면의 경우 댐이 건설될 경우 절반 가량이 이주를 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4대강 정비사업으로 인해 낙동강 취수원 이전이 불가피해지고, 이로 인해 남강댐 수위상승과 지리산댐 등 신규댐 건설이 부산경남 식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연초부터 정치권, 지자체장 등의 발언을 통해 끊임없이 불거져온 지리산댐 문제는, 최근 국토부에서 경남도 남강댐 조사특위에 보낸 답변서에서도 "남강댐 수위상승 문제는 신규댐(함양, 산청) 건설 등 부산물공급 대안을 제시하면 적극 검토"하겠다는 답변이 확인된 바 있다.

 

현재 왜 낙동강에 보를 만들고 준설하는 정비사업을 해야 하는지, 지리산댐 건설이 부산경남의 식수 대안인지에 대한 진지한 검토과정도, 지역 의견수렴도 없이, 무조건 추진하는 4대강정비사업과 지리산댐 계획은 국민적 저항과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주민들은 용유담까지 행진을 할 예정이었으나 참여 인원이 많아서 용유담 인근의 공터에서 막걸리를 나눠 마시며 자진 해산하였다.

 


태그:#지리산댐, #산내면, #마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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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말이 적어야 하고, 뱃속에 밥이 적어야 하고, 머리에 생각이 적어야 한다. 현주(玄酒)처럼 살고 싶은 '날마다 우는 남자'가 바로 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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