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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서울 성동구 구립 홍익어린이집에 5살 딸아이를 보내고 있는 직장맘입니다. 이곳은 왕십리 뉴타운 1구역 내에 위치한 어린이집으로 서울시가 '안심보육'을 인증한 '서울형 어린이집'입니다. 또한 성동구에서 규모(정원 203명)가 큰 구립어린이집이기도 합니다.

왕십리 뉴타운 내 홍익어린이집과 통학로를 표시한 사진
 왕십리 뉴타운 내 홍익어린이집과 통학로를 표시한 사진
ⓒ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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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올 3월부터 뉴타운의 본격 철거 공사가 시작되면서 120여 명의 아이들이 석면과 비산먼지에 노출되어 왔습니다. 성동구는 그동안 홍익 학부모님들의 민원과 탄원에도 보육인원이 너무 많아 대체부지가 없다는 등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면서 6개월 동안 철거 현장 속에 아이들을 방치하였습니다.

공사 현장 석면 검출 6개월째 방치

아침 한 아이의 엄마가 뉴타운 철거 현장을 지나 홍익어린이집으로 가고 있다.
 아침 한 아이의 엄마가 뉴타운 철거 현장을 지나 홍익어린이집으로 가고 있다.
ⓒ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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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더 이상 어린이집만 믿고 기다릴 수 없어 '홍익 학부모 대책위'를 결성하여 적극적인 활동으로 8월 27일 성동구청으로부터 대체부지에 대한 정식공문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장소만 정해졌을 뿐 언제쯤 이전할 수 있는지는 아직도 미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8월 말 어린이집 실내와 주변에서 석면 검사를 의뢰하였더니 어린이집 실내 먼지에서 석면이 검출되었고, 어린이집 주변에서는 법적인 기준치를 초과하여 '대기'에서도 석면이 검출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이에 많은 학부모님들이 충격 속에 눈물을 쏟아야만 했습니다.

석면 검출 소식이 전해지면서  맞벌이 가정에선 눈물을 흘리며 직장을 그만두고 가정보육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 못한 부모님들은 어쩔 수 없이 이런 상황을 알면서 오늘도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맡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동안 이런 환경에 아이들을 보냈다는 자책에, 내 아이를 보호하지 못한 미안함에 지금도 저를 포함한 많은 학부모님들은 눈물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침, 가래, 아토피 증상 호소하는 아이들... 그냥 두시렵니까

공사 현장을 지나 홍익어린이집을 가고 있는 어린이.
 공사 현장을 지나 홍익어린이집을 가고 있는 어린이.
ⓒ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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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적은 양으로도 발암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 노출 후 긴 잠복기(10~50년)를 거쳐 폐암, 악성 중피종암, 석면진폐, 흉막판, 후두암 등 치명적인 질병에 걸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우리 아이들과 선생님, 등하원을 같이 하는 학부모님들과 동생들이 그대로 노출되어 왔다는 것은 정말이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뉴타운을 책임지는 서울시청, 구립어린이집을 책임지는 성동구청, 공사의 관리감독을 책임져야 할 노동부, 그리고 환경을 책임져야 하는 환경부 모두가 무관심과 무책임으로 방치한 가운데, 앞으로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근심과 걱정, 불안만 커져가고 있습니다.

뉴타운 공사 지역 내 홍익어린이집과 놀이터
 뉴타운 공사 지역 내 홍익어린이집과 놀이터
ⓒ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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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공사가 시작되면서부터 날리기 시작한 심각한 비산먼지로 인해 많은 아이들이 기침과 가래, 가려움증, 아토피가 재발하기도 하는 등 많은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어린이집을 이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시고 어린이집 이전시까지만이라도 뉴타운 1구역과 2구역의 공사가 중단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리고 서울시와 성동구청은 우리 아이들에 대한 '석면 건강 영향 평가' 요구를 제발 수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성동 구립 홍익어린이집' 장미반 혜연맘 김향란 씀



태그:#석면어린이집, #홍익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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