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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청와대 경제특보).
 이명박 대통령과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청와대 경제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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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쟁력 강화를 외쳤던 이명박 정부 들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발표된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에 평가 결과에 따르면, 2009년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133개국 중 19위를 기록해 지난해(13위)보다 6단계 하락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 11위까지 올랐던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은 이명박 정부 들어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별로는 스위스가 미국(2위)을 앞지르며 1위로 올라섰다. 이어 싱가포르,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순으로 국가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내 경쟁국가인 싱가포르, 일본(8위), 홍콩(11위), 대만(12위)은 모두 우리나라를 앞섰다. 중국은 30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3대 평가항목 모두에서 지난해에 비해 크게 뒷걸음질 쳤다. 거시 경제·제도적 요인 등을 포함하는 기본요인 부문은 지난해 16위에서 올해 23위로 7단계 떨어졌다. 효율성 증진 부문은 15위에서 20위로, 기업혁신 및 성숙도 부문은 10위에서 16위로 하락했다.

MB정부 역점 사안 '노동시장 유연화, 금융시장 성숙도' 곤두박질

우선 기본요인 부문을 살펴보면, 사법부 독립성(45위→58위), 정부정책·계약의 중립성(22위→65위), 정부지출의 시장기능 보완적절성(33위→70위), 정부 규제 부담(24위→98위), 경찰 서비스 신뢰성(31위→43위) 등이 두드러지게 하락했다.

효율성 부문의 경우, 노동 시장의 효율성이 수직 하락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  24위까지 올랐던 노동시장 효율성은 지난해 41위에 이어 올해 84위로 곤두박질쳤다. 세부 항목으로는 노사간 협력(95위→131위), 고용 및 해고관행(45위→108위) 등이 크게 떨어졌다.

이명박 정부가 중점으로 추진했던 금융시장 자유화 역시 우리나라 금융시장을 후퇴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27위였던 우리나라 금융시장 성숙도는 2008년 37위에 이어 올해 58위로 큰 하락폭을 보였다. 은행 건전성은 90위로 후진국 수준으로 평가됐다.

또한 '비즈니스 프렌들리' 이명박 정부 하에서 기업혁신 및 성숙도 부문은 오히려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항복을 살펴보면, 2007년 9위였던 기업 활동 성숙도는 지난해 16위, 올해 21위로 뒷걸음질 쳤다. 기업혁신 부문 역시 8위(2007년)→9위(2008년)→11위(2009)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순위 하락과 관련, 기획재정부는 "(전체 110개 항목 중 78개인) 설문조사 항목의 순위하락에서 주로 기인했다"며 "조사 당시(2009년 2~5월)의 경제 상황 악화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대희 기획재정부 경쟁력전략팀장은 "쌍용차 파업 등 노동시장 불안정성 탓에 노동시장 효율성 순위가 크게 떨어지면서 전체 경쟁력 순위를 끌어내렸다"면서 "하지만 경제 통계치에 작년 데이터가 반영되는 등 객관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 "WEF 순위 신뢰할 수 없지만, 잘못된 정부 정책 지적하는 것"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WEF 순위를 100% 신뢰할 수는 없다"면서도 "정부의 잘못된 정책 방향을 지적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 징계 건처럼, 정부는 지금까지 경제적인 이유보다는 정치적 연으로 많은 기관의 CEO를 임명했고, 작년 금융위기 때는 인위적인 환율정책을 사용했다"며 "금융시장 성숙도 순위의 후퇴는 우리나라 금융정책이 개선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노동시장 효율성 순위 하락과 관련,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부 내용을 파악해야 정확한 분석이 나올 것"이라면서도 "정부의 '쌍용차 사태' 핑계는 아전인수다, 정리해고를 쉽게 하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노동 정책이 '쌍용차 사태'를 야기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홍종학 경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WEF의 평가 항목은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은 부문이 적지 않기 때문에, 순위가 몇 단계 하락했다고 일희일비 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한편, WEF는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민간 국제기관으로, 매년 1월 전 세계 경제인·정치인 등이 참여하는 다보스포럼을 개최하는 것을 유명하다. WEF 내의 세계 경쟁력 네트워크는 매년 130여 개국의 국가경쟁력을 평가해 발표하고 있다.


태그:#국가경쟁력 하락, #국가경쟁력, #세계경제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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