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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위한 '탐탐한 바자회' 가 열린 서울 정동 덕수초등학교.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위한 '탐탐한 바자회' 가 열린 서울 정동 덕수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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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위한 서명에 동참하는 시민들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위한 서명에 동참하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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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위한 바자회장. 한 아이가 손에 그려진 꽃에서 눈을 뗄 줄 모르고 있다.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위한 바자회장. 한 아이가 손에 그려진 꽃에서 눈을 뗄 줄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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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위한 '탐탐한 바자회' 현장. 한 여자아이의 이쁜 초상화가 그려지고 있다.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위한 '탐탐한 바자회' 현장. 한 여자아이의 이쁜 초상화가 그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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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자회장에서 벌어진 품바공연
 바자회장에서 벌어진 품바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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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바공연을 즐기는 시민들
 품바공연을 즐기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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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 한 점 생기지 않는 늦여름의 정오. 그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에도 행사가 열리는 정동 덕수초등학교 운동장은 시작 1시간 전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 행사를 주최한 시민단체와 언론인들, 경매물품을 기증한 정치인들을 비롯해 자원봉사에 참여한 젊은이들, 아이들과 손잡고 나온 가족들,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까지 그야말로 대성황이었다. 참여한 시민들은 입구에서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요구하는 서명도 하고, 기증된 책과 옷을 고르고, 아이들 얼굴에 꽃도 그리고, 초상화도 그리고, 품바공연도 보는 등 마치 어느 시골 민속장과 같았던 바자회를 마음껏 즐겼다. 도심 빌딩숲에서 벌어진 이 이상한(?) 현장에서 그 훈훈함을 함께한 사람들을 만나봤다.

'법'이 '말'조차 안 되는 상황에 분노하는 시민들

바자회에 기증된 책을 고르는 시민들
 바자회에 기증된 책을 고르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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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사든 안사든 제가 참여를 해서 언론악법을 막는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참여했다. 평소 언론 상황에 대해서 굉장히 분노하고 있었다. 일단 다 말이 안 된다고 본다. 정말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겠다는 것이니까. 게다가 이렇게 중요한 법을 국민들의 의견을 하나도 묻지 않고 자기들 마음대로 독단적으로 처리를 하니까 말이 안 되는 거다." - 회사원 홍선영

"처음에 잘 몰랐는데, 명동 같은데도 서명 받고 하니까, 그런 거 통해서 알고부터 반대하는 마음으로 나왔다. 기본적으로 언론, 특히 방송국이 기업에 종속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언론법처리는 대리투표도 문제가 있고, 방법에 있어서 분명히 절차를 어긴 측면이 있으니까 적법성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이 원천무효라고 본다."  - 대학생 강민주

"인터넷 카페를 통해 행사를 알게 돼서 나왔다. 그렇게 (언론법 처리를) 결정하려고 하면 그 과정부터 차근차근 밟아가야 하는데 너무 급하게 한 거 같고, 특히나 그렇게 진행이 너무 급하게 되니까 국민들 입장에서는 잘 모르는 상태에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왔다고 본다. 그 과정에서의 문제가 큰 거 같다." - 대학생 김수정

"이런 바자회가 참 뜻 깊은 거 같고 시기적절한 거 같아서 나왔다. 이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참 암담하다. 왜 이렇게 비상식적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수많은 눈들이 멀쩡히 눈뜨고 뻔히 보고 있는데, 언론을 포함해서 시민단체랄지, 교수랄지 정부에 대해 비판을 하는 모든 측면에서 압박을 받고 있으니까 참 어처구니없는 거다."  - 회사원 김대현

"말도 안 되는 상황이고 아무리 얘기해도 소통이 안 되니까, 우리끼리라도 좌절하지 말자고 힘내자고 참여하게 되었다. (언론법 날치기 처리를) 티비에서 지켜봤는데 정말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오고, 이건 정말 적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 주부 이준영

2009년 오늘, 대한민국 언론이 처한 상황에 대한 시민들의 답은 이렇듯 '말이 안 된다'라는 말로 요약된다. 저들이 문자로 적어놓은 '법'을 시민들은 '말'조차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위한 '탐탐한 바자회' 현장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위한 '탐탐한 바자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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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자회 현장을 찾은 '희망'을 품은 정치인들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위한 '탐탐한 바자회' 에서 진행된 경매행사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위한 '탐탐한 바자회' 에서 진행된 경매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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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행사에 참가한 정치인들
 경매행사에 참가한 정치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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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여기 모인 여러분을 보니 올해 안에 언론악법이 반드시 폐기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그 기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저희집에서 두 번째로 비싼 거 가져왔습니다. 원래는 젤 비싼 저를 내놓으려고했는데 아내가 반대해서 참았습니다." -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국회에서 언론을 지키기가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국민들과 함께 언론을 지키는 자리가 오늘이 될 것 같아서 와봤는데, (와서 보니까) 우리 국민들 힘으로 언론을 확실히 지켜 낼 수 있겠고, 재벌과 독재정권의 품에 있는 언론을 싹 뺏어다가 국민의 품에 돌려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가족과 오붓하게 지내야 될 일요일 오후를 언론자유를 위해서 민주주의를 위해서 이 자리에 와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심상정 전 의원

"97년 한밤중에 숲속에서 부엉이가 칠흑 같은 어둠을 두 눈으로 환히 비추는 것을 보고 그때부터 부엉이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의 언론 상황이 칠흑같이 어둡지만 이 상황을 꿰뚫고 나가기 위해 부엉이가 환한 눈을 비출 때라고 생각합니다." - 한명숙 전 총리

"군부독재가 없어지면 민주주의가 잘 지켜질 것 같았는데 오히려 민간인이 더 심한 민주주의의 위기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작년에 KBS사장에서 쫓겨난 정연주 전 사장이 최근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는데, KBS 사장은 지켜주지 못했지만, MBC 사장은 우리가 반드시 지켜냅시다." - 이해찬 전 총리

유시민 전 장관 기증한 노무현대통령의 영결식장에서 착용한 노란넥타이.
 유시민 전 장관 기증한 노무현대통령의 영결식장에서 착용한 노란넥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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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 참여한 많은 정치인들은 집에 고이 모셔두던 자신들의 애장품을 기꺼이 내놓고, 경매에도 직접 참여해 시민들과 교감을 나눴다. 이들이 내놓은 애장품들은 정말 '탐' 나기 그지없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내놓은 '꽃이 되어 바람이 되어-꽃이 되어 이 땅을 지키고 바람이 되어 새 날을 연다'라는 신영복 선생님의 글, 자신을 고문한 안기부 수사관의 얼굴을 그림으로 그려서 고발한 것으로 유명한 민중화가 홍성담 화백이 천정배 의원에게 주었다는 판화작품, 고무신, 절구통, 멧돌 이런 거 밖에 없는 자신의 집에서 가장 값나가는 물건을 들고 나왔다는 강기갑 대표의 북한산 모자, 노무현 대통령 영결식에 유시민 전 장관이 착용했던 넥타이, 한명숙 전 총리가 애지중지 모은 부엉이 인형,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 지인들에게 선물한 기념시계, 자기세트 등 정말 탐나는 물건들이 가득했다. 게다가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로부터 촉발된 '낙찰가 상승을 위한 보너스' 경쟁도 행사의 재미와 말을 더했다.

"이 물품이 제 희망가 이상으로 팔리게 되면 제가 을지면옥의 냉면과 빈대떡을 대접하겠습니다." - 노회찬

"시골농장에 유기농으로 농약 한번도 안친 밤이 있는데, 올가을에 밤을 생산하면 그 밤 한 포대를 이걸 사간 사람한테 내놓겠십니더." - 강기갑

"기대이상으로 사시는 분에게 제가 뽀뽀를 해드리겠습니다. 혹시 신상에 지장있으신 분을 위해서 비공개로 할 수도 있습니다!" - 심상정

"제가 홍성담 화백을 데리고 나와서, 술 한 잔 사겠습니다. 그리고 홍 화백이 나와서 기분좋으면 또 그림 줄지도 모릅니다." - 천정배

게다가 의원직을 반납한 정세균 의원의 '국회의원 금배지' 김재윤의원이 제공한 '제주도 무료숙박권' 같은 낙찰 후 깜짝 보너스도 이어졌다. 이렇게 본 가치에 보너스까지 더해진 각각의 애장품들은 그 '탐스러움'만큼이나 높은 가격을 기록하며 기금 마련에 기여했다.

언론악법 폐기의 선봉장, 거리의 의원 최문순·천정배

이날 행사에는 많은 정치인들이 참여했지만, 사실 바자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킨이는 최문순 의원과 천정배 의원이었다. 행사시작 전부터 한분, 한분 시민들을 악수로 맞고, 행사물품도 판매하며 중간중간 언론과 인터뷰도 하는 등 마지막 순간까지 굳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날 두 의원은 행사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위한 바자회장에서 만난 최문순의원.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위한 바자회장에서 만난 최문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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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사실 걱정을 많이 했어요. 바자회를 해본 적도 없고 (바자회 주제 치고는)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라 시민들이 많이 나오실까 걱정을 사실 많이 했습니다. 근데 이렇게 보시다 시피, 젊은이들부터 가족단위까지 시민들이 대거 이렇게 나와주셔서, (저희들도) 자부심을 느끼고 시민들에 대한 존경심 같은 게 생깁니다." - 최문순 의원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위한 바자회장에서 언론과 인터뷰중인 천정배의원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위한 바자회장에서 언론과 인터뷰중인 천정배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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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가 큰놈이 이긴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이명박 정권과 조중동 재벌들이 자기들 목소리를 더 키우기 위해서 언론악법을 날치기 처리했습니다. 이거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다른 방법 없습니다. 우리가 더 큰 목소리로 외치는 것인데, 제가 오늘 행사장 와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바자회 준비를 하면서 속으로는 걱정이 많았는데 12시 전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어가지고 줄을 서면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어요. 이제 한나라당 조중동 재벌 무서울 거 없다. 우리가 언론악법 반듯이 무효화 시킨다. 이렇게 확신합니다." - 천정배 의원

이 거리의 의원들에 대한 시민들의 호응도 대단했다. 경매행사를 위해 무대에 오른 두 의원에게는 다른 의원들과 비교될 만큼의 큰 박수가 쏟아졌으며, 천정배 의원이 내놓은 홍성담 화백의 작품은 인터넷 생중계를 보던 한 누리꾼에 의해서 낙찰되는 진풍경을 연출했고, 최문순 의원이 내놓은 노무현 대통령이 선물한 은나노 다기세트는 100만 원부터 시작한 경매에서 무려 600만 원이라는 최고가에 낙찰되었다.

언론자유의 파수꾼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

얼마 전 법원이 허락할 만한 구속사유가 없음에도, 어린 자식 보는 앞에서 경찰에게 끌려가는 더러운 고초를 겪으면서도, 아무일 없었다는 듯 덤덤히 이러한 아름다운 투쟁을 이끌고 있는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 때 아니게 찾아온 모진시대에, 언론자유를 지키는 주체로서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온갖 재수없는 고초마저도 덤덤히 이겨 내고 있는 그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총파업 당시 언론자유를 목놓아 외치던, 목이 쉬어도 그 힘을 잃지 않던 그의 목소리가 잊혀지지 않는다. 그는 그 멋있는 목소리로 행사의 마지막 무대에 올라 시 한 수를 낭독했다.

타는 목마름으로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욱소리 호르락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 소리
신음 소리 통곡 소리 탄식 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행사의 마지막. 날이 어두워지자 시민들이 촛불로 만든 글씨
 행사의 마지막. 날이 어두워지자 시민들이 촛불로 만든 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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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행사는 모두 종료되었고, 그는 무대를 내려와 말없이 바닥의 담배꽁초를 주우며 떨리는 가슴을 달랬다. 그리고 그는 행사를 마친 소감을 이렇게 얘기했다.

"오늘 저희가 기대했던 거 보다 훨씬 더 많은 시민들이 참석을 하셨고, 행사도 다양하게 진행이 된 거 같습니다. 지금 시민들이 경찰에게 이런 저런 탄압을 당하면서 많이 위축이 되있지만, 동시에 평화적인 집회나 행사까지도 이렇게 탄압함으로서 쌓이는 시민들의 불만도 크다고 봅니다. 그렇게 시민들 속에 내재되있는 그런 불만들이 분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 이번 행사에 대한 기대이상의 참여도 그 분출의 일환으로 봅니다."

"앞으로 이렇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들을 많이 만들어서, 다 같이 함께 모여서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들을 많이 확보 해야할 거 같고, 야당들이나 사회단체들도 시민분들을 함께 할수 있는 이런 행사를 통해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꾸준하게 대변해주는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남은 한 문장,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

광화문 빌딩벽에 둘러싸인 행사장
 광화문 빌딩벽에 둘러싸인 행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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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하게도 그 한쪽 벽에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사옥이 높이 솟아 있었다.
▲ 조선일보 사옥 아이러니하게도 그 한쪽 벽에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사옥이 높이 솟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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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리만 높은 곳에서 군림하듯 이곳을 내려다볼 시선을 생각하면 훈훈했던 그날의 기억들도 뒤틀린다.
▲ 동아일보 사옥 저 자리만 높은 곳에서 군림하듯 이곳을 내려다볼 시선을 생각하면 훈훈했던 그날의 기억들도 뒤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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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재 위원장의 진단처럼 시민들 안에 내재되어 있는 불만은 상당하다. 실제로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과의 인터뷰에서 '언론자유가 침해받고 있다고 생각하냐'는 공통된 질문에 시민들은 '네'라는 대답 대신 '굉장히', '심각하게', '무참하게'와 같은 잔인한 수식어로 대답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였다. 게다가 행사장에서 이 바자회 행사마저도 갖가지 핑계로 불허하려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여기저서 탄식과 욕이 튀어 나왔다.

"MBC 피디수첩, KBS 정연주 사장의 해임,YTN 기자들의 해고, 언론악법 날치기, 미네르바  구속 등 이명박정부 들어서서 언론자유가 지속적으로, 굉장히 저급한 방법으로 많이 침해되고 있다는 상황에 대해서 시민들께서 정확하게 그 사안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보고 계시고, 또 그것을 바로잡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계시다는 게 이 자리를 통해서 표현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이 어떤 마음으로 적극적인 참여를 했다고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최문순 의원의 답이다. 이처럼 시민들은 이 모든 심각한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한 상태에서 그 자리에 모였고, 이런 상황에도 시민들의 얼굴엔 좌절이나 포기 따위의 감정은 없어 보였다. 어쩌면 기자의 착각이고, 또 어쩌면 이미 이 시대에 맛볼 수 있는 좌절이란 좌절은 죄 맛봐서 좌절에 대한 내성이 생긴 탓일지도 모르겠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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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것이 착각이라도 "우리끼리라도 좌절하지 말자고, 힘내자고 참여하게 되었다"는 이준영씨의 말처럼, 이땅에 깨어있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들은 짓밟힐지언정 결코 꺽이지 않고, 힘들수록 함께한다는 사실 하나 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태그:#언론악법, #탐탐한 바자회, #미디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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