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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24일 일요일 오전 9시쯤 '국가보안법 위반 및 이적혐의'로 산청간디학교 최보경 선생님의 집과 학교에 압수수색이 진행되었다. 수사관들은 이날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수업자료 심지어는 출석부까지 모두 압수해갔다.

 

이어 3월부터 간디학교 졸업생들이 <최보경 선생님을 위한 간디학교 졸업생 대책위원회>의 이름으로 학교 홈페이지에 성명서와 개개인이 쓴 <달리는 청춘 달리게 하기> 원고를 올리기 시작했다. 또한 역사동아리 '역사사랑'이 주최하는 <국가보안법 바로 알기> 행사를 진행 하였다. 재학생들은 <우리는 우리의 선생님을 잃기 싫습니다.>라는 성명서를 식구총회에서 발표하고,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당시 간디학교 재학생 전원(114명)이 서명을 하였다. 

 

이후로 학생들은 목요일마다 무죄를 상징하는 <위한 흰 옷 입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또한 학생들이 릴레이로 점심을 굶는 <릴레이 단식>을 하고 있다. 릴레이 단식은 9월 3일자로 162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여름부터 간디학교 학생들은 거리로 나왔다. 진주시 '차 없는 거리'에서 시작된 촛불문화제는 방학을 비롯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달마다 한 번씩 열렸다. 간디학교 학생들의 아홉 번째 촛불 문화제는 어느덧 일주년이 된 것이다.

 

 

국가보안법에 대응하는 "1주년" 촛불문화제 열려

 

<국가보안법에 대응하는 우리들의 '1주년' 촛불문화제 - 그 아홉번째 이야기>가 산청간디학교 학생들의 주최로 같은 장소인 차없는 거리에서 9월 5일 밤 7시에 열렸다.

 

선생님을 교단으로 돌려 달라는 것과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라고 외치는 학생들의 요구는 지난해와 달라진 것이 없었다. 하지만 시민들의 참여는 어느 때보다 높았다. 지난해 촛불 현장에서처럼 유모차를 끌고 오신 분도 있었고, 아이와 함께 탄원서에 서명을 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특히 촛불문화제 일주년을 맞이한 자리에는 1학년들이 많았다. 올해 1학년인 안재형 학생은 "중학교 때 어렴풋하게 배운 국가보안법의 실체를 박보경 선생님을 통해 알게 되었다"고 하면서 "선생님은 반드시 무죄"라고 하였다.

 

문화제를 준비하는 동안 사복형사와 학생들간의 약간 충돌은 있었지만 아홉 번의 촛불문화제를 열면서 학생들은 스스로 즐길 줄을 터득했다. 맥박과 새노리 공연에 이어 '부산 해운대 리베라 백화점 청소하시는 육숙희씨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노래'를 하는 사이의 공연이 있자 학생들은 마치 콘서트장에 온 것처럼 열광했다.

 

 

이에 학생들이 만든 노래를 부를 때는 영화에 나오는 클럽 못지 않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학생들은 "빨간색만 보면 이상하게 자꾸 생각이 나요. 어떡하죠? 그대 빨갛지 않은데 왜 그대 생각만 날까요?"라는 노랫말을 합창으로 부르며 국가보안법을 조롱했다. 특히 "사람이 빨간게 아니라 빨간 안경을 써서 사람을 보기 때문에 빨갛게 보인다. 처음부터 틀린 것을 썼으니 그 사람에게는 틀린 것만 보인다."며 학생다운 위트로 꼬집었다.

 

문화제를 마칠 무렵 국가보안법을 쓴 스티로품을 물풍선을 던져 부서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학생들은 마치 화풀이를 하는 것처럼 물풍선을 던져 국가보안법이 쓰여진 스티로품을 부수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정리시간에도 학생들은 춤을 추면서 청소를 하였다. 마치 모든 슬픔과 한이 승화된느 것 같았다.

 


태그:#국가보안법, #간디학교, #최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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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말이 적어야 하고, 뱃속에 밥이 적어야 하고, 머리에 생각이 적어야 한다. 현주(玄酒)처럼 살고 싶은 '날마다 우는 남자'가 바로 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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