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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청원군 소재 한국황새복원센타에서 사육되고 있는 황새
▲ 황새. 충북 청원군 소재 한국황새복원센타에서 사육되고 있는 황새
ⓒ 한국황새복원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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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마을
문화재청이 전국 각 시군에 공문을 보낸 뒤 예산군과 서산시 그리고 여주군과 해남군 등 4개 지방자치단체가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가운데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신청서를 작성한 예산군이 제일 높은 점수를 받아 선정되었다.
황새는 우리나라 대표 텃새다. 1968년 정부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했지만 1994년 이후 우리 산야에서 사라졌다. 절종된 황새를 복원하기 위하여 당국에서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여 공을 들였다. 이렇게 복원된 천연기념물 제199호 황새가 자칫 '전기구이' 될 위기에 처했다.

문화재청은 지난 6월 충남 예산군을 '황새마을'로 선정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모두 129억(국비 100억, 지방비 29억)의 사업비를 들여 황새공원을 설립하고 2012년부터 황새를 야생 방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황새를 야생 방사할 예정지인 예산군에 송전탑이 설치되어 있어 문화재청이 황새를 보호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

청소년 신문 <나린뉴스>에 따르면 새 박사로 알려진 경희대학교 윤무부 명예교수는 "과거에도 고압선에 감전되어 죽은 황새가 있고, 현재 박제되어 있는 상태" 라면서 "(이번 문화재청의 선정은)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하지 않은 아주 경솔한 결정" 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 폴리텍대학 전기과 이종명 교수는 "조류가 한 전선에 앉았을 때는 전의차가 발생하지 않아 감전이 되지 않지만 두 개 이상의 전선에 걸치게 되면 감전사고가 발생하게 되므로 황새 크기로 봤을 때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송전탑의 경우 15만 4천 볼트, 34만 5천 볼트 76만 5천 볼트가 흐르게 된다" 면서 "황새를 복원하려는 사업이라면 (예산군이) 적합하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황새 방사 예정지로 선정된 지역에 고압 송전선이 지나가고 있다
▲ 송전탑 황새 방사 예정지로 선정된 지역에 고압 송전선이 지나가고 있다
ⓒ 이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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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황새복원센터에서 사육되고 있는 황새. 이들의 장래가 보장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 황새 한국황새복원센터에서 사육되고 있는 황새. 이들의 장래가 보장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 이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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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된 따오기를 중국에서 들여와 창원에서 복원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차현욱(청소년 신문 '나린뉴스' 발행·경기 분당 돌마고등학교 3학년)군의 문제 제기로 이 문제가 국회에서 거론되자 문화재청은 국회에 해명자료를 제출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송전탑과 전봇대를 구분하지 못하여 빈축을 사고 있다.

한나라당 조혜진 의원실(환경노동위소속)에 보내준 자료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야생 복귀에 성공한 일본에서도 황새마을에 송전탑이 있는데 야생 방사 5년 동안 송전탑으로 인한 사고는 전체 36마리 중 2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완전한 해결 방안으로 사진과 같이 송전탑 상단에 철심을 설치하여 황새가 앉는 것을 방지하겠습니다.'

문화재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송전탑이라고 표기한 전봇대
▲ 전봇대 문화재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송전탑이라고 표기한 전봇대
ⓒ 이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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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국 폴리텍대학 전기과 이종명 교수는 문화재청이 제시한 사진에 나온 시설은 전의차가 많이 나는 고압 송전탑이 아니라 저압 전봇대라고 지적했다.

송전탑은 15만 4천 볼트에서 76만 5천 볼트까지 전의차가 큰 전류가 흐르지만 전봇대에는 220~600볼트의 전의차가 별로 크지 않는 전류가 흐른다. 일본의 황새 야생 방사지에는 송전탑이 없다는 방증이다.

한편 이 문제에 대해 문화재청은 다음과 같이 해명하는 글을 기자에게 보내왔다.

국회에 제출된 전봇대 사진은 송전탑 상단부로 오인하여 잘못 제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게 되었으며 향후에는 국회 자료 제출 시, 보다 세심한 관심을 통해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송전탑과 고압선에 의해 황새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하여 조사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본 토요오카시 황새고향공원은 주변 송전선로와 소형 송전탑 1개가 약 0.5km 떨어져 위치하고 있으며 일본 토요오카시 황새고향공원 주변 송전탑에 대한 전류량 등은 현재 파악치 못하였습니다.

대형 조류에게 송전탑과 고압선로로 인한 사고는 두 가지 종류로 나뉩니다. 감전과 충돌로 인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황새마을을 성공적으로 조성한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면 2005-2009년 사이 야생 방사된 36개체 가운데 현재까지 2개체의 사고가 보고되었는데 송전탑에 의한 사고로 추측됩니다.

그러나 황새는 송전탑에는 앉지만 송전선로 위에 앉을 수 없는 신체적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평소 주간 비행 시 송전선로에 대한 직접적인 충돌사고는 지금까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문화재청에서 황새마을 선정 시 과거 황새번식지 및 도래 여부, 하천과의 거리, 서식지 주변 소음공해 방해요인 감점 등 서식지 적합도 평가는 여러 다양한 요인들을 감안하였으며 예산군 또한 고압송전탑을 감안하여 평가 되었으나 최종 대상지로 선정되었습니다.

우리 문화재청에서는 황새마을 조성 시 송전탑을 포함하여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국내·외의 전문가와 기술자들의 자문을 거쳐 송전탑 위 탑침 및 자기장을 이용한 회전구조물 설치 등 황새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입니다.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

2009. 9. 7

황새는?


황새는 1994년 이후 한반도에서 절종된 우리나라 텃새다. 현재 세계적으로 600마리 정도가 관찰되고 있으며 러시아와 중국, 일본 등에도 서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교원대학교 부설 한국 황새복원센터 박시룡 교수팀의 노력으로 러시아로부터 황새를 도입하여 복원사업을 추진한 결과 현재까지 약 80마리의 개체수를 확보한 상태다.

늪지나 강가에서 흰색의 새만 보면 황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황새는 현재 야생상태로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지 않으며 우리가 황새로 착각하는 새는 대부분 학이라 불리는 두루미 종류다. 두루미와 황새는 분명 다르다. 두루미는 두루미(鶴)목 두루미과 새이고 황새는 황새(鸛)목 황새과 조류이다.

황새는 우리나라의 텃새라는 명성답게 예부터 우리 민족과 친근한 새로 잘 알려져 있다. '충북 음성의 과부황새는 외부사람과 마을사람을 구분할 줄도 알았다'는 말이 전해올 정도였다.

우리 풍습에서도 황새는 민족의 정서에 스며들어 있다. 옛 병풍이나 그림과 자수를 보면 소나무 위에 있는 황새를 자주 관찰 할 수 있다. 우리는 그런 황새를 '관학' 또는 '송단 황새'라고 부르기도 했다.


태그:#황새, #문화재청, #예산군, #황새복원센타,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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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事實)과 사실(史實)의 행간에서 진실(眞實)을 캐는 광원. 그동안 <이방원전> <수양대군> <신들의 정원 조선왕릉> <소현세자> <조선 건국지> <뜻밖의 조선역사> <간신의 민낯> <진령군> <하루> 대하역사소설<압록강>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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