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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이 어머니께
막바지 더위에 잘 지내시죠?
민이랑 함께 체험 논술 한 지도 벌써 한달 반이 되었네요.

봉숭아 물들이기 체험은 잘 끝냈습니다

지난번 수업은 평일에 진행된 관계로 엄마가 못 오셨는데도 경민이는 얌전히 앉아서 수업 잘 듣고 갔답니다.그리고 할머니께서 꼼꼼히 챙겨주신 봉숭아꽃과 실,비닐 등의 물들이기 재료들에 감탄을 연발하며 즐겁게 수업을 했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에 저도 마냥 신이 나서 준비해간 수업 중에 빠뜨린 부분이 있네요. 민이가 공부를 많이  해온 듯 하니 이 부분도 가정에서 함께 보충해서 얘기 나누면 좋을 듯해요.엄마손에 봉숭아 물들여 드린다고 꽃잎도 찧어서 돌아갔으니 이때 얘기 나누면 살아있는 수업이 될 듯 합니다.

봉숭아로 손톱에 물들이는 것은 악귀로부터 몸을 보호하려는 마음이 담겨 있대요

손톱을 아름답게 하려는 여인의 마음과 붉은색이 요사스런 귀신을 물리친다는 뜻이 있으므로 악귀로부터 몸을 보호하려는 민간신앙의 의미도 포함돼 있다고 <동국세시기>에 나와 있답니다. 어쨌든 봉숭아꽃 물들이기는 화장품이 적었던 옛날, 소녀나 여인들의 소박한 미용법이었던 모양이군요.

우리나라에선 봉선화에 대해 이런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고려 충선왕 때였습니다. 충선왕은 몽고에서 보내온 공주보다 다른 여자를 더 사랑한다는 이유로 당시 고려를 지배하던 몽고의 미움을 받게 되었답니다. 충선왕은 결국 왕위를 내놓게 되었고, 원나라에 불려가서 살게 되었답니다. 그러던 중 왕은 어느 날 꿈을 꾸었는데, 예쁜 소녀가 피 흘리는 손으로 가야금을 타고 있었다는군요. 소녀의 손가락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던 거죠. 꿈에서 깨어난 왕은 왠지 느낌이 좋지 않아 궁궐 안을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저만치 떨어져서 열 손가락에 하얀 천을 대고 실로 꽁꽁 동여맨 한 소녀를 보게 되었답니다.

"넌 어찌하여 손가락을 실로 동여매고 있느냐?"

소녀는 아무 대답이 없었답니다.

충선왕은 가까이 다가가 얼굴을 보니 소녀는 놀랍게도 장님이었던 거죠.

"예, 저는 충선왕을 섬기는 신하의 딸인데 고려에서 강제로 끌려왔습니다."

소녀의 얘기는 충선왕의 마음을 슬픔으로 물들였습니다. 소녀의 아버지는 억울하게 관직에서 쫓겨났으며 고국이 그리워도 못 가는 신세를 한탄하다가 눈이 멀었다는 얘기를 하였지요. 소녀 역시 슬픔을 이겨내지 못해 눈이 멀었고, 손톱에 봉선화 물을 들인 까닭은 자신의 아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라고 소녀는 떠듬떠듬 말했답니다.

소녀의 얘기를 귀담아 듣던 왕은 큰 감명을 받았답니다. 이 궁녀는 자기 때문에 화를 당한 신하의 딸이었기 때문이죠. 이 모든 일이 자기 때문이란 것을 안 충선왕은 눈물을 흘렸지요.

그 후로 고려에 다시 돌아온 왕은 그 갸륵한 소녀를 불러오려 하였으나 그때 소녀는 죽은
후였습니다. 왕은 소녀의 마음을 기리는 뜻에서 궁궐 안에 많은 봉선화를 심게 하였답니다.

이런 전설처럼 봉숭아는 토질이 안좋아도 잘 크는 식물이고 여름내내 뙤약볕 아래서도 고운 물을 간직하고 있나 보네요.그럼 예쁘게 물들이시며 엄마표 논술도 하시길 빌어요. 다음 수업시간에 또 뵐게요.


태그:#봉숭아, #봉숭아물들이기, #체험논술, #초등논술, #여름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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