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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입점하기로 한 서강대학교 '국제인문관 및 개교50주년 기념관' 자리(구 R관)
 홈플러스가 입점하기로 한 서강대학교 '국제인문관 및 개교50주년 기념관' 자리(구 R관)
ⓒ 윤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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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홈플러스의 서강대학교 내 입점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강대학교 이종욱 총장은 지난 7월 28일 서강대 총학생회장 및 동 대학원 총학생회장 등과의 면담에서 교내 홈플러스 입점 계약 취소 의향을 삼성테스코 측에 전달했음을 밝혔다.

서유미 서강대 총학생회장에 따르면, 이 총장은 이 자리에서 "홈플러스와의 계약상에 독소조항이 많고, 재학생들 사이에 반대 의견이 많아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2011년 완공 예정인 서강대 '국제인문관 및 개교 50주년 기념관'(이하 국제인문관)에 입점할 계획이었지만, 서강대 학생들과 주변 지역 상인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었다.

서강대 학생들은 '홈플러스 입점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동대책위)'를 꾸려 홈플러스 입점 반대 운동을 펼쳐 왔다. 학교에 상업시설이 들어오게 되면 면학 분위기를 흐린다는 이유에서다. 서강대 인근 상인 46명도 지난 6월 16일 영업 피해를 이유로 들며 마포구청에 (서강대 내 대형마트 입점) 허가반대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총장은 홈플러스의 입점으로 서강대가 얻을 실익이 그다지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장이 언급한 독소 조항에 대해 서유미 총학생회장은 "만약 홈플러스가 2년 후에 이익이 나지 않는다고 판단해 서강대 내 대형마트 사업을 그만두게 되면 삼성테스코가 투자한 건물 신축 비용의 28/30 가량을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조항이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삼성테스코 측은 신축 건물의 건설 비용 864억 원을 전액 부담하는 대신 계약 기간인 30년 동안 무상 임대 형태로 입점해 홈플러스를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웠었다.

공동대책위 함세형 공동위원장(24·신문방송학과)은 "이 밖에도 (홈플러스와의 계약에서) 학교에 불리한 조항이 7개나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교 측에 줄기차게 계약사항 공개를 요구했지만 학교는 삼성테스코와 비밀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며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테스코 "서강대 측으로부터 공식 통보 받은 바 없다"

'홈플러스입점저지를위한공동대책위원회' 정정로 실천단장이 '홈플러스? 노플러스!'라는 문구가 쓰여진 티셔츠를 입고 있다.
 '홈플러스입점저지를위한공동대책위원회' 정정로 실천단장이 '홈플러스? 노플러스!'라는 문구가 쓰여진 티셔츠를 입고 있다.
ⓒ 서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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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측의 계약사항 비공개 행위를 문제 삼는 곳은 공동대책위뿐만이 아니다. 올해 5월까지 교수협의회장직을 지낸 서강대 정요일 교수(국문학과)는 "지난 4월 17일 국제인문관 기공식이 있기 전까지는 계약을 했는지도 몰랐다"며 "이런 계약을 진행하려면 적어도 학생과 교직원들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한 후에 진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지난 4월 13일 '이사장님께 드리는 항의서한'을 통해 "서강 구성원의 반대에도 교육환경을 훼손하고 (학교를) 시장바닥으로 만들어도 되느냐"며 "교육환경 개선 및 비용 문제를 잘 따져보고 이를 모두 투명하게 밝히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학내 분위기는 방학을 맞아 비교적 조용한 편이다. 정정로 공동대책위 실천단장은 "방학이라서 학생들 사이에 뚜렷한 반응은 없지만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홈플러스에 대한 궁금증을 문의하는 학생들이 간간이 있다"며 "학교 측이 계약 취소 입장을 번복한다면 단식농성을 할 수도 있으며, (총장의 발언대로) 계약이 철회된다고 하더라도 일방적인 학사행정에 대한 문제는 꼭 제기하고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욱 총장의 발언에 대해 서강대 측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강대 관계자는 "관련 인·허가가 지연되고 있고,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어 (홈플러스 입점에 관해) 재검토를 하고 있다"면서도 이 총장의 계약 취소 발언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며 함구했다. 

삼성테스코 관계자는 "서강대 측으로부터 (계약 취소를) 공식 통보 받은 바 없고 회사 내부에서도 공유되지 않은 사항"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소기업청이 대형마트나 SSM 허가를 늦추는 등 규제가 심화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아직 말씀을 드릴 수 없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태그:#서강대, #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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