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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항법장치 고장으로 항로를 이탈한 것으로 보이는 오징어 잡이 채낚이 어선이, 30일 오전 강원도 제진 동쪽 27마일 상에서 북방한계선을 넘어가 북한 경비정에 예인되었다.

이에 정부는 예인된 선박과 선원 송환을 촉구하고 있지만, 북측은 '해당기관에서 조사하고 있다'고만 알려온 상태다. 현 정부의 납득할 수 없는 대북정책 때문에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이번 사태에 어떻게 작용할지 지켜볼 일이다.

암튼 한민족이 남과 북으로 갈라져 종전이 아닌 휴전상태에서 수십 년을 지내오면서, 이같은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지만 녹슨 철조망 너머 서로 총부리만 겨누고 있다. 여전히 분단이 빚어낸 전쟁 공포와 극단적인 적개심으로, 서로에게 마음의 문조차 열지 않으려 한다. 그러면서 입으로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노래한다.

해강변 자전거도로가 끊긴 뒤 철조망을 따라가니 애기봉이 나왔다.
 해강변 자전거도로가 끊긴 뒤 철조망을 따라가니 애기봉이 나왔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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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조망을 거두고 손을 잡아야 하지만...
 철조망을 거두고 손을 잡아야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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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삭막한 김포한강신도시 개발지를 둘러보고, 한강제방을 따라 늘어선 비좁은 철책선(78번 국도) 따라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곳(후평리)까지 자전거로 둘러봤다. 모순되게도 철조망 덕분에 개발 압력에서 벗어난 한강하구 습지와 작은 포구는 불어난 흙빛 강물에 휩싸여 있었다.

어리석고 탐욕스런 사람들이 아옹다옹 다투며 살아가는 도시에서 토해낸 쓰레기들이 곳곳을 더럽혔고, 포구에는 붉은 깃발을 펄럭이는 작은 고깃배들로 가득했다. 모든 것을 한 순간에 빨아 들일듯 소용돌이 치는 물속과 달리, 포구와 둑방 안쪽은 다행히 평온했고 무성한 수풀 속에서 먹이를 찾는 물새들도 보였다.

그리고 날카로운 철조망 그림자 너머 보이는 자유로와 통일전망대는, 코앞에 두고도 서로 어울리지 못하는 세상만 탓하게 했다. 시간이 약이라 하는데,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우리에게 필요한건지. 유유히 흘러가는 무심한 강물과 먼 곳을 응시하는 초병들만 바라보다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한강제방을 따라 늘어선 철조망을 따라...
 한강제방을 따라 늘어선 철조망을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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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조망 덕분에 사람 손이 타지 않은 한강하구 습지
 철조망 덕분에 사람 손이 타지 않은 한강하구 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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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철조망이 분단된 현실을 말해준다.
 날카로운 철조망이 분단된 현실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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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산포구
 누산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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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조망에 잡힌듯한 고깃배들
 철조망에 잡힌듯한 고깃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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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쳤지만 한강은 흙빛이었다.
 비가 그쳤지만 한강은 흙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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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강, #분단, #철책선, #한강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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