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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국민이 진 적은 없다. 투쟁의 쓰나미를 만들자."

 

한나라당의 미디어 관련 법 날치기 처리를 비난하는 부산시민들의 촛불문화제가 2주째 계속되고 있다. 부산 서면 태화쥬디스 앞에서는 27일 저녁에도 '언론악법 날치기 규탄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저녁 7시부터 시작해 1시간 가량 열렸다. 대학생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를 비롯해 일반시민 등 100여 명이 모여 촛불을 들었다. 언론노조는 이날 유인물을 만들어와 시민들에게 배포했으며, 촛불문화제는 노래 공연과 자유발언으로 진행되었다.

 

부산에서는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날치기 처리하던 지난 22일 저녁부터 매일(26일 제외)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부산시민들의 촛불문화제는 오는 31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한 중년 남성은 부산지역 언론들의 미디어법과 관련한 보도를 비판했다. 그는 "며칠 전 부산에서 발행된 한 신문의 사설을 보니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싸잡아 비난하는 '양비론'을 보였던데, 그렇게 하면 독자들은 어떻게 판단하라는 것이냐"면서 "양비론은 독자들을 바보로 만든다, 올바른 보도가 될 수 있도록 시민들이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대에 다닌다고 한 대학생은 이명박 대통령이 괴산고를 방문한 뒤 학생들과 웃고 있는 장면의 사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학생들은 등교할 때부터 경찰이 와서 소지품 검사를 하고 물도 독약이 들었을지 모른다고 해서 빼앗았다고 한다"면서 "한나라당의 미디어법은 고등학생들을 억지로 웃게 해서 사진을 찍었던 것과 같이 국민의 눈과 귀를 막는 법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는 미디어법에 대해 5억원을 들여 광고를 한다고 하는데, 헌법재판소의 판정이 나오기도 전에 하는 것은 악마적인 얄팍한 수단으로 국민들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사회를 본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복선경 사무차장은 "한 중앙 일간지를 보니 휴가철이라서 휴가를 마치고 오면 국민들은 미디어법을 잊어버릴 것이라고 했더라"면서 "우리가 어떻게 잊을 수 있느냐"고 말했다.

 

대학생사람연대 소속 한 대학생은 "용산 참사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대학생들이 부산지역을 4박5일 동안 돌면서 재개발 주민들을 만나고 선전전도 벌였다"면서 "지금은 시민들과 함께 연대해야 무자비한 이명박 정권을 막을 수 있고, 한나라당이 힘으로 미디어법을 날치기했다면 우리는 민초의 힘으로 더 강하게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운대에서 아기를 업고 온 한 주부는 "한번씩 생각하면 아이들의 미래가 절망스럽다"면서 "우리가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절망과 분노를 느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미디어법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짓인데, 싫고 짜증나는 조선일보를 9시 뉴스에서도 본다고 생각하면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면서 "역사 속에서 국민들은 진 적이 없다, 우리 스스로 역사를 찾지 않으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호진 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장은 "오늘 아침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이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오는 길에, 가족들이 보는 속에 수갑이 채워지면서 경찰에 연행되었다"면서 "언론노조 위원장이 무슨 살인범이냐"고 말했다.

 

부산진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선무방송으로 '집회 해산'을 종용하자 이 지부장은 "집회와 결사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데, 경찰이 집회를 해산할 권리와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법에 대해, 그는 "우리는 법이 통과되었다고 보지 않고 날치기 미수에 그친 사건이다"면서 "그 법이 통과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어쨌든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선거인데, 5년이 너무 긴 것 같다"면서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있으면 그 때 조직해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언론노조가 선봉에 서겠다, 부산시민이 뭉치면 역사상 진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부산에서는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날치기 처리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민병렬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27일로 5일째 쥬디스태화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단식농성은 31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언론노조와 언론공공성지키기부산연대는 28일 오전 한나라당 부산시당 앞에서 최상재 위원장의 경찰 연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이날 저녁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동안 경찰은 선무방송 차량을 통해 '집회 해산'을 종용하기도 했다. 한편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도 이날 저녁 7시30분부터 1시간 가량 30여명의 시민이 모여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태그:#언론악법, #촛불문화제, #언론공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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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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