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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선진당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세종시법 처리가 무산된데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 등 주요 당직자들은 17일 낮 12시 자유선진당 대전시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임시국회에서 세종시법 처리가 무산된 경위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심 대표를 비롯 박상돈 의원, 이재선 의원, 김낙성 의원, 이진삼 의원, 권선택 의원, 임영호 의원, 황인자 여성위원장, 유한식 연기군수, 이준원 공주시장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심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세종시법이 이번 임시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정치적 목적과 당리당략에 의해 이 같은 결과가 나온데 대해 안타깝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거대여당은 미디어법으로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꼭 필요한 세종시설치법과 같은 민생관련 법안은 법적 뒷받침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에 대해서도 "세종시법 통과를 앞두고 민주당의 이의제기로 결국 이번 회기에서 처리가 무산됐다"며 "모든 법안을 미디어법과 연계시켜 심의를 못하도록 할 거면 뭐 때문에 국회에 들어 왔고 국회의원이 됐는지 모르겠다"고 평했다. 

 

심 대표는 거듭 "충분히 논의하고 협의할 수 있는 사안을 놓고 보여준 국회 모습에 안타까움을 지나 분노를 느낀다"고 성토했다.   

 

자유선진당 박상돈 행복도시추진위원장은 "민주당이 자신의 과실을 한나라당과 선진당의 과실로 돌리려 한다는 의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법 통과를 앞둔 시점에서 편입지역을 빌미로 태도를 바꾼 쪽은 민주당"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민주당이 세종시법 통과에 따른 성과가 선진당에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법안 통과를 미룬 것 아니냐는 의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창수 의원도 "법 통과를 앞두고 민주당이 충북 청원군 부용·강내면을 세종시 편입예정지에서 빼달라고 요구해 왔고 결국 이 문제를 이유로 세종시법 통과를 무산시켰다"고 비난했다. 이어 "한나라당 소속의 정우택 충북지사와 청원군수 등도 '도세가 약해진다"며 역시 세종시를 편입지역에서 빼줄 것을 요구하는 등 세종시 설치 법안을 내년 지방자치선거와 연계해 당리당락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며 "결국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짝짜꿍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고속철도 오송역과 충북지역 광역도로망, 청원군에 대한 특별교부세 등이 모두 행정도시를 핑계로 한 요구로 이루어진 것"이라며 "곶감 다 빼먹고 이제와서 청원군 부용·강내면을 제외시켜달라는 데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자유선진당의 이러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대한 총공세는 세종시특별법 통과가 무산된 데 대한 화살이 선진당으로 쏠리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역 정가에서는 선진당이 세종시법 통과를 위해 한나라당과 미디어법 강행 처리에 공조하기로 하는 등 모종의 이면합의를 했다거나 전략과 의지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심 대표는 "세종시법은 미디어법과 연계하거나 흥정해 처리할 대상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세종시법을 미디어법과 연계해 처리했다는 말을 만들어내는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자유선진당 박상돈 행복도시추진위원장도 "세종시법과 미디어법은 별 건"이라며 "서로 주고받아야 할 답답한 게 없는데 (한나라당과) 거래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전략상 '세종시법을 직권 상정했어야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직권상정을 통해 쉽게 갔다면 오히려 미디어법과 주고받았다는 역사적 오점을 남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세종시법의 처리 전망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낙관하는 분위기였다.

 

심 대표는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만큼 9월 국회에서 통과되면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3당 합의와 국민의 축복 속에 오는 9월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와 대책마련에 총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세종시법은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고 있다"며  "관심을 갖고 있는 연기와 공주지역 주민들과 충청인들이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도록 이끌어내야만 한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자신이 총리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 "내가 언제 간다고 했느냐"며 "매번 과분한 기대를 보내줘 실망도 컸던 것"이라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한편 국회 행정안전위는 지난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전날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세종특별자치시 설치법(세종시법)'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이 회의소집 절차를 문제 삼고 나서고 한나라당이 이를 수용, 회의 자체가 열리지 못하면서 결국 이번 임시국회에서 세종시법 통과는 무산됐다.


태그:#세종시설치법, #선진당, #심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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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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