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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자로 '통합 저작권법'이 개정 시행되었다. '3진 아웃제'를 골자로 한 이번 개정법은 상습적으로 불법 파일을 올려 3번 이상의 경고를 받으면 이용자의 해당 사이트에 대한 계정을 최대 6개월간 정지시키고 있고 이 뿐만 아니라 불법 저작물을 방조한 사이트도 6개월간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이명박 정부가 3차 산업의 중요성은 간과한 채 2차 산업에만 목을 매고 21세기의 비전이 거기에 있다고 믿는 시대착오적인 마인드를 보이는 것 같아 매우 우려스러웠다. 낡은 가치관과 오래된 사고의 습관을 여전히 유지한 채 21세기를 살아가는 대통령과 그런 사고방식을 신봉하는 정부 각계 인사 및 참모진들 때문에 우리나라의 선진국 진입이 늦어질까 매우 우려스러웠단 얘기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저작권법' 개정은 문화산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어느 정도 확인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측면이 있다.

 

시스템의 급격한 변화는 사회에 큰 파장을 준다. 시대에 맞는 법이 재정비 되기도 전에 이루어진 변화의 물결은 여러 사람을 쓰러뜨려 왔다. 인터넷 발달로 인한 전 국민 네크워크 시대. 지식과 정보와 데이터의 접근성이 매우 높은 시대. 우리는 꽤 이상적인 사회에서 살고 있다. 어느 나라보다도 앞선 전산망 시스템속에 지금까지 누려보지 못했던 세계를 선도한다는 자부심속에 지난 10년을 살아 왔다.

 

하지만 기술과 시스템의 발달로 정보의 소통이 원할해 지면서 큰 타격을 받은 사람들이 있었다. 음악인, 영화인, 작가, 만화가 등등 문화콘텐츠 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자신의 저작물이 쉽게 복제된다는 특성 때문에 엄청난 손실을 보아온 것이다.

 

사실, 문화산업이야 말로 자원도 없고 기름도 안 나는 우리나라에서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주력산업으로 발전시킬 만한 산업이다. 무공해 산업이기도 하고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인적자원이 풍부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희망적인 산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보면 지구촌 공동체 사회에서 서로 가지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일은 사뭇 아름답게 보여지는 측면도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일명 '무한공유' 패러다임. 바로 그러한 점 때문에 가난한 서민들도 고급정보들을 비교적 값싸게 제공받을 수 있었고 그로 인해서 서민들의 지적수준이 월등히 높아진 측면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점을 인정한다면 전 국가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무한 공유'의 패러다임이 무조건 잘못되고 나쁘다고만 할 수 있을까?

 

과연, 이번 법개정으로 누구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까?

 

첫째, 콘텐츠를 생산하는 생산자가 있겠고 둘째,그러한 콘텐츠를 이용하는 데 큰 경제적인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경제적 상류층이다. 가뜩이나 경제 위기에 누구보다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서민층에게는 이번 개정법이 절대 반가울 리 없다. 가뜩이나 책정된 내년도 복지예산은 증가율이 크게 떨어졌다.

 

" 이명박 정부는 내년 복지예산이 10.1%라고 주장하지만 실제 복지 지출액은 2.1% 증가했다. 물가 상승률을 (3.0%)를 감안하면 0.9%가 감액된다. " (프레시안 "내년 복지예산 10% 늘었다고? 오히려 줄었다"  2009-07-14 )

 

그리고 벌써부터 블로그에 올린 글들을 비공개 처리하거나 지우는 자기 검열 양상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런 개정법으로 누리꾼들은 잔뜩 움추려들었고 혹시나 불이익을 받지 않을 까 불안에 떨고 있다.

 

과연 이러한 모습들이 21세기 정보사회에 어울리는 일일까? 차라리 이러한 방식이 아닌, 발상의 전환을 크게 해서 이미 뚫려버린 정보의 소통 공간에 다시 차단막을 설치하는 방식이 아닌 '무한공유' 패러다임에 역행하지 않고 대신에 이 사회에 크고 좋은 영향을 끼치는 문화콘텐츠 사업자들에게 포상 및 경제적인 지원을 국가에서 대폭적으로 해줘서 그들의 창조욕구를 고취시키는 방안도 고려해봄직한 대안이 아닐 까싶다.

 

그들이 꿈을 잃지 않고 현재 하는 일에 매진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말이다. 아무튼 이번 개정법이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지는 지켜볼 일이고 모두가 선진화된 문명의 그늘아래서 쉴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와 공정한 룰을 세우는 방안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때이다.


태그:#저작권법, #개정, #복지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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