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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지원 예산을 삭감했던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민주당과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삭감한 무상급식 예산의 부활과 다른 예산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이를 뒤집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교육위 한나라당 의원들의 무상급식비 전액 삭감에 항의해 지난 12일부터 경기도의회 1층 로비에서 철야농성 중인 민주·민노당 의원 13명은 20일 오후 예결위가 끝난 뒤 논평을 내고 "한나라당이 자존심을 앞세워 무상급식 예산 복원을 외면했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 김상곤·김진표·이종걸·심상정 사과 요구"
 

 

이들은 논평에서 "민주당과 민노당은 한나라당에 대표회담을 제안해 무상급식비 171억 원 복원요구를 양보하고 절반인 85억 원만이라도 복원해줄 것을 요구했다"면서 "그러나 한나라당은 김상곤 교육감과 김진표·이종걸 국회의원, 심상정 전의원 등 중앙정치인의 개입에 대한 사과가 있다면 생각해볼 수 있다는 황당한 요구를 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대변인인 고영인(안산6) 의원은 "우리가 삭감 예산의 절반이라도 복원하라고 양보안을 낸 것은 김상곤 교육감의 핵심정책 추진의 단초를 마련해 내년사업의 연속성을 갖게 하고, 우선 도서벽지와 농산어촌 아이들만이라도 혜택을 주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의원은 "그러나 한나라당 대표단은 엉뚱하게도 자신들이 상처를 받았다며 중앙정치인들의 사과를 예산복원의 전제조건으로 들고 나왔다"면서 "이는 예산복원 협상의 본질과 상관없는 황당한 요구이며,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쪽도 거친 반응을 보이며 역공세를 취했다. 한나라당 대변인인 장윤영(성남2) 의원은 민주당 논평이 나오자 "민주당 의원들이 악의적인 논평을 내려고 우리와 명분쌓기 협상을 한 것 같다"면서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장 의원은 중앙정치인들의 사과요구와 관련해 "이종걸·김진표·심상정 등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우리를 너무 폄하했다"면서 "당초 우리 쪽에서 사과를 요구한 것은 사실이지만, 내가 나서 다른 사안에 묻어서라도 유감표명을 해달라고 완화된 제안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경기도교육감이나 경기도교육청에 대해서는 '경기지역 초중고교에서 현재 점심을 굶는 아이들이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한나라당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삭감한 무상급식비를 부활해줄 방침이었느냐'는 질문에 "부활도 검토했고, 경기도교육청이 102억 정도는 의회 승인을 받지 않고 쓸 수 있도록 해주려고 검토했다"면서 "그러나 민주당이 우리에게 아무 것도 줄 것이 없다며 성의 없이 나와 협상이 결렬됐다"고 민주당 쪽에 책임을 돌렸다.  
 
하지만 장 의원의 이런 주장은 한나라당이 삭감된 무상급식비의 부활이나 다른 예산 몫에서 예산집행이 가능하도록 조치할 수 있었는데도, 민주당이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아 삭감된 예산안을 그대로 예결위에서 처리했다는 얘기로 해석돼 논란이 일 전망이다. 
 
장 의원은 <MBC> 'PD수첩' 얘기도 꺼냈다. 그는 "'PD수첩'에서 우리를 박살 낼 것이란 말을 들었다"면서 "우리가 무상급식 예산을 살려준 뒤 방송에서 얻어맞으면 완전히 바보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말 역시 앞에서 언급한 내용과 같은 맥락이다. 무상급식비의 복원조치가 가능했지만 'PD수첩'에 의해 '바보가 될까봐' 그냥 접었다는 얘기로 들린다. 이는 거대 한나라당이 무상급식비 삭감에 대한 논리와 명분을 잃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현재 경기도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전체 의석 117석 가운데 101석을 차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민주당 12석, 민주노동당 1석, 무소속 3석이다.
 
경기도의회 예결위, 무상급식 예산 삭감안 통과
 
한편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장호철. 이하 예결위)는 20일 오후 경기도교육청의 제2회 추경예산안에 대한 계수조정과 의결을 거쳐 본회의로 넘겼다. 이 추경예산안은 오는 22일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된다.
 
그러나 이날 당초 예상했던 대로 지난 10일 교육위 예비 심사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전액 삭감한 도서벽지 및 농산어촌, 300명 이하 도시 취약지역 초등학교 무상급식비는 일부도 부활되지 못하고 교육위의 수정안대로 예결위를 통과했다.
 

 

예결위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교육위에서 삭감한 당초예산 171억원의 50%인 85억5000만 원이라도 복원할 것을 요구했으나 다수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은 교육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교육위 수정안을 상정 의결했다.

 
이날 예결위를 통과한 수정안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의 핵심공약사업인 취약지역 초등학교 무상급식 확대 예산 171억 원이 전액 삭감된 반면 차상위계층 급식지원 사업비는 당초 693억7000만 원에서 795억3000만 원으로 101억6000만 원이 증액됐다.
 
또한 초등보육운영 지원비를 34억여 원 늘렸고, 경기도교육위가 전액 삭감했던 급식비 지원 확대 연구용역비 6000만 원을 되살렸으나 혁신학교 예산 27억 원은 반영하지 않았다
 
무상급식비 삭감 예산안이 20일 예결위를 통과한 것과 관련해 경기지역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친환경학교급식경기운동본부는 21일과 본회의가 열리는 22일 경기도의회에서 잇따라 한나라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전방위적인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태그:#경기도의회, #한나라당, #무상급식비 , #예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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