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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이 뭉쳤다! 'DMC 밴드' DMC 밴드가 첨단산업센터 지하 2층에 위치한 연습실에서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연습하고 있다.
ⓒ 김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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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알람소리가 미친 듯이 싫다. 어제 너무 과음했나 보다. 머리가 띵한 게, 딱 10분만 더 자고 싶다. 새삼 1교시 정도는 가볍게 땡땡이 칠 수 있었던 학창시절이 그리워진다.
미적거렸더니 아침이 바쁘다. 부랴부랴 일어나서 아침을 먹는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다. 항상 출근길은 거의 지옥길이다. 자가용이든 대중교통이든 힘든 건 매한가지.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컴퓨터를 켠다. 이놈의 컴퓨터! 손목에 목덜미에 성한 곳이 없다. 아침부터 무거운 어깨에 기지개를 켠다. 

나의 오른손에는 벌써 커피 한 잔이 들려있다. 아침엔 커피, 저녁엔 술. 거기에 계속 앉아있으니까 배가 나온다. 나도 소싯적엔 S라인 몸매였는데 이제 D라인. 이걸 진짜 산재 보험처리 해줘야 하는 건데.

이렇게 저렇게 바삐 보내니 기다리고 기다리던 퇴근시간이다. 아, 진짜! 퇴근 10분 전에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생겼다. 이런 센스 없는 사람들 같으니라고. 빛과 같은 속도로 처리하고 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 자리에 엉덩이를 딱 붙이고 앉아 좀체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저녁에 약속 있는데, 분위기를 보니 오늘도 야근이다. 나 좀 살려줘!

일하는 것도, 돈 버는 것도 좋은데 자꾸만 나를 잃어가고 있는 것 같은 당신. 이럴 때 필요한 건 뭐?

"한 번 시작하면 그 매력에 자꾸 빠져든다"며 음악에 대한 열정만으로 뭉쳤다. 직장인으로 이루어진 'DMC 밴드'의 심현보(45), 김창환(37), 정상문(33), 장동민(32), 장정국(28). 이 다섯 남자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신상' 직장인 밴드? 이만하면 '찰떡궁합'!

 서울 마포구 상암동 첨단산업센터 지하 2층 주차장 한 쪽에 'DMC 밴드'의 연습실이 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첨단산업센터 지하 2층 주차장 한 쪽에 'DMC 밴드'의 연습실이 있다.
ⓒ 김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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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습 중인 DMC 밴드. 분위기가 사뭇 진지하다.
 연습 중인 DMC 밴드. 분위기가 사뭇 진지하다.
ⓒ 김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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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동 DMC 구역 내 직장인들이 모여서 만든 'DMC 밴드'는 만들어진 지 몇 주 되지 않은 '신상'밴드다. 연습실로 찾아갔을 땐, 꼭 집어서 표현 할 수 없는 '어색'한 분위기도 없지 않았는데, 각자 연주하는 악기가 달라서 합주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따지고 보면, 이만하면 찰떡궁합이다 싶었다.

게다가 다들 DMC 근처에서 일하는 터라, 같은 콘텐츠 계열에 말도 잘 통한다. 사무실과 걸어서 10분 거리인 상암동 DMC 첨단산업센터 지하 2층 주차장에 합주실이 딸려있어 찾아오기도 쉽다. 이건 뭐 '환상의 짝꿍'이 아닐 수 없었다.

지하라서 24시간 마음 놓고 합주를 할 수 있다는 최대 장점을 가진 합주실은, 취지를 이해한 DMC측의 배려로 '공짜'로 빌린 탓에 더 근사하다. 일단 공간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교류가 가능한 조건이었다.

대학 이후 7년 만에 드럼 스틱을 잡은 드러머 정상문, 정식 밴드는 처음이라는 보컬 장정국, 항상 배우면서 즐겁게 연주한다는 기타 심현보, 김창환, 팀 내 가장 실력파라는 베이스 장동민씨까지. 그들은 그렇게 '한 배'를 탔다.

"술 마시는 것보단 낫다?" 누가 나 좀 말려줘요!

 DMC 밴드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인 심현보(45) 4D VISION 대표. 심 대표의 제안으로 밴드가 결성 됐다.
 DMC 밴드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인 심현보(45) 4D VISION 대표. 심 대표의 제안으로 밴드가 결성 됐다.
ⓒ 김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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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즐거운 인생> <브라보 마이 라이프>등의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했던 직장인 밴드는 '오지게 힘들어도' 진짜로 '폼'나는 취미생활이었다.

돈이나 벌지 무슨 밴드냐고, 집에서는 도시락을 싸다니며 부득부득 말리지 않나, 말리니까 더 하고 싶어서 몰래 '눈칫밥'으로 연습을 하다보면, 어디선가 아리따운 아가씨가 등장해 '무엇이든 도와드릴게요'하며 '샤방'하게 웃질 않나. 그러다 결국엔 근사한 공연도 해내더란 말이다.

그럼 현실에선? 다들 "그런 게 뭐 있냐"며 웃었다. 누가 '죽어라' 말리는 사람도 없고, 거창하고 원대한 목표도 없다고. 그저 좋아서 하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결혼파와 '안'결혼파의 입장이 조금 달랐을 뿐이다.

결혼을 한 정상문씨는 "드럼을 가르쳐주다 지금 아내랑 눈이 맞았기 때문에 연습하는 건 문제가 없다"며 다만 밴드 회식이 잦아지면 집에서 '콜'이 온단다. 심현보씨도 입장이 비슷했다. 처음엔 집에서 반대를 했는데,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까 "술 마시는 것보다 낫다"는 반응을 보이더란다.

그에 반해 결혼을 안 한 '총각파'들은 시간이 많아서 아무도 터치를 안 한다며, 다만 주위 사람들에게 "여자 친구는 안 만드냐"는 타박을 받기는 한다고. 

연습한 지 정말 일주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드럼 정상문(33·좌)씨와 베이스를 맡고 있는 장동민(32·우)씨.
 드럼 정상문(33·좌)씨와 베이스를 맡고 있는 장동민(32·우)씨.
ⓒ 김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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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니 이들의 실력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슬쩍 한 곡 연주해 달라고 청하자 연습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어떨지 모르겠다며,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들려주었다.

먼저 '멍석'을 깔아 놓긴 했지만, 내가 듣기엔 '생각보다' 아주 훌륭했다. 쿵쿵쿵 비트가 시작되자 다섯 남자들의 얼굴에서 자신감이 뿜어져 나왔다. 열정의 연주가 끝나자, 자신들의 의견을 서로 교환하면서 미흡했던 부분이나 박자 등을 함께 의논하는 점도 인상 깊었다. 작은 연습실은 금세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전국에 직장인 밴드만 3500개가 넘는다고 한다. 비공식적으론 7000개 정도라고. 그 중 하나일 뿐이고, 시작한 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팀의 리더격인 심현보씨를 중심으로 이미 많은 것이 계획되어 있는 상태였다.

두 달에 한 번 정도는 공연을 하고, 궁극적으로는 직장인밴드 콘테스트에 나가고 싶다는 것이다. 현재는 9월 11일에 누리꿈스퀘어 문화광장에서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강사를 초청해서 밴드 아카데미을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단다.

실력보단, 누가 도전하느냐가 중요

 DMC 밴드의 앨범을 낸다고 가정하고, 재킷 사진 포즈를 부탁했다.
 DMC 밴드의 앨범을 낸다고 가정하고, 재킷 사진 포즈를 부탁했다.
ⓒ 김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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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밴드를 하는 이유를 물어보았다. 보컬 장정국씨는 "지난 몇 년간 사회생활을 하면서 집, 직장, 집을 반복하다 보니 점점 나의 존재감을 느낄 수 없었다"며 "그러다 밴드를 하게 되었는데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열심히 하다보면 죽을 때 '내가 과연 멋지게 살았냐?'는 질문에 답하기가 더 쉽지 않겠냐"고 답했다.

베이스 기타를 치는 장동민씨는 그 말에 이어 "조금만 용기를 내면 주변에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며 "'내가 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잘하자'가 아니라 '재미있게 하자'는 마음으로 바꾸면 쉬울 것 같다"고 답했다.

"후회하지 말고 도전해라 문턱이 높지 않다, 실력이 뛰어나고, 아니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도전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는 명문장 뒤에 간절하게 여성멤버가 필요하단 말을 덧붙이는 다섯 남자. 이럴 때 보면 여느 직장인들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론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해 작은 연습실이 좀 더 기분 좋게 북적거리는 상상을 해본다.

 키보드의 자리는 비어있다. 남자 다섯 명으로 구성된 DMC 밴드는 여성 멤버를 원하고 있다.
 키보드의 자리는 비어있다. 남자 다섯 명으로 구성된 DMC 밴드는 여성 멤버를 원하고 있다.
ⓒ 김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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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심현보 (45) 기타. 4D VISION 대표
장정국(28) 보컬. 4D VISION 사원 어렸을때 보컬 트레닝 받았지만 밴드는 처음
김창환(37) 기타. EGC&C 차장
정상문(33) 드럼. NEO CYON. 만 4년. 스틱 잡은지는 7년만
장동민(32) 베이스. NEO CYON. 네오싸이언 14층 실력파 베이스

DMC 밴드 다음 카페 : http://cafe.daum.net/DMCb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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