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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대기업 욕심에 기가 질린다. 동네 구멍가게 상권까지 쓸어버리려는 기발한(?) 아이디어는 도대체 어떤 사람 머리에서 나온 것인가?

 

예수님은 2천 년 전에 부자가 천당 갈 수 있는 길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더 어렵다는 말을 했다. 그 말이 실감난다. 슈퍼슈퍼마켓(SSM)이 골목 구멍가게를 몰아낸다는 소식을 들으니 대기업 총수들은 절대 천당 갈 수 없으리라 생각된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은 이름도 멋있다. 홈 플러스는 '홈 플러스 익스플러스', 롯데 마트는 '롯데 슈퍼', GS 그룹은 'GS마트', 이마트는 '이마트 에브리데이'.

 

아마 매장도 동네 구멍가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깨끗할 것이다. 또 말쑥한 유니폼 차림 직원들이 친절한 웃음으로 동네 사람들을 맞을 것이고. 가격도 저렴할 것이다. 돈 많은 대기업에서 대량구매해서 일단 싼 값에 생필품을 뿌릴 것이기에.

 

때문에, 동네 구멍가게나 재래시장 상인들은 SSM과 경쟁해서 도저히 이길 수가 없는 것이다. 한마디로 상대가 안 되는 게임이다. 초등학생과 이종 격투기 선수가 싸우는 꼴이다.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수치가 증명해 준다.

 

중소기업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대형 마트 매출은 9조2000억 증가한 반면 재래시장 매출은 9조3000억 감소했다. 재래시장 매출이 고스란히 대형 마트로 넘어간 것이다.

 

대신 소비자들은 좋은 물건 싼 값에 살 수 있기 때문에 이익 아닌가라고 생각 하시는 분이 있을 터. 맞다, 아마 그럴 것이다. 하지만 당분간만이다. 경쟁자들을 모두 물리치기 전까지만.

 

경쟁자인 동네 구멍가게나 재래시장 상인들이 모두 제 풀에 지쳐 나가 떨어지고 나서도 계속 싼 값을 유지할지는 의문이다. 우리나라 대기업들 성향으로 볼 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듯하다.

 

안양시 권주홍 의원 "법적 대응 할 수 없어서 난감"

 

이런 SSM이 안양에 들어온다. 안양 4동 중앙시장 부근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중앙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상인들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입점 반대를 주장하며 연일 시장 주변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중앙 시장 부근에 입점한다는 사실은 지난 7월1일께 알려졌다.

 

 

정치권도 심란하기는 마찬가지. 안양시 의회 권주홍 의원(안양시 소상공인 연합회 회장)은 14일, 제162회 2차 정례회의 5분 발언에서 "기업형 슈퍼 입점 저지 및 영세 상공인 보호, 골목 상권 지원 대책 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안양시장은 "홈플러스에 자진 철회 요청했고 중소기업 청장에게도 SSM 규제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건의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안양시장 발언을 종합해 보면 지자체에서 SSM 진입을 막을 수 있는 길은 별로 없어 보인다.

 

법적 대응할 수 없다는 사실은 권 의원도 잘 알고 있다. 권 의원은 5분 발언 전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난감하다. 법적 대응 할 수 없다.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해야 하지만 대기업이 양보하는 쪽으로 해결돼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법을 바꾸면 된다. 법이란 것이 어차피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법은 어떤 이름을 가지고 있든 인간의 기본적 권리와 존엄성에 봉사하는 수단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국 상인 연합회에서도 법 개정을 주장한다. 정부가 관련법을 바꿔야 이 문제 해결된다는 것. 일단 대형 슈퍼 입점 시 현행 신고제인 것을 허가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지자체가 이들을 규제할 만한 근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또 대형 슈퍼 영업 품목과 영업시간도 규제해야 하고 대형 슈퍼가 입점할 때는 이해관계가 있는 주민들과 협의 하에 입점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법으로 규제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법은 결코 최선이 될 수 없다. 최소한  이다. 최소한 이것만은 지켜져야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기 때문에 법이 존재하는 것이다. 대기업들이 '각성'해야 하고 정치인들이 '국민' 편에 서야 한다. 정치인들은 늘 국민에게 표 받아 당선되고 보답은 '기업'에게 했다.

 

부자들이 천당 갈 수 있는 길도 좁긴 하지만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 당장 동네 구멍가게까지 접수하려는 욕심을 버리면 된다. 정치인들도 마찬가지, 표를 준 국민에게 보답 할 길이 열렸다. 대기업이 욕심을 버리게 설득하라.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유포터 뉴스


태그:#S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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