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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들어 낸 가장 화려하고도 극적인 예술'이라는 오페라의 세계적인 작곡가인 자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 1858-1924)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루카에서 5대에 걸쳐 음악적 배경을 가진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오페라 <투란도트>의 작곡가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의 작곡가 푸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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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로 음악을 직업으로 하는 가계에서 태어났지만 소년시절은 특별한 음악적 재능을 보인 일도 없었고 학교 성적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합니다.

5세 때 아버지를 잃고 고생을 많이 했다는데,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를 보고 감격해 오페라 작곡가가 될 것을 결심하고 어머니와 집안의 도움을 받아 1880년 21세 때 바라던 밀라노 음악학원에 입학합니다.

하지만 작곡한 오페라가 완전 실패하고 어머니와 동생마저 사별하는 불행을 겪다, 1983년 아베 프레보의 원작에 따른 <마농레스코> 초연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비약적인 진보를 하게 됩니다.

가난한 예술가 지망생들의 이야기를 그린 오페라 <라보엠>을 시작으로 <토스카> <나비부인> <서부의 아가씨> 등 대표작을 발표합니다. 그렇게 왕성한 활동과 인기를 보였던 푸치니는 중국의 전설인 <투란도트> 작곡에 착수했지만 인후암 때문에 결국 66세 생일을 맞기 직전 1924년 11월 29일 브뤼셀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래서 오페라 <투란도트>는 미완으로 남아있었는데, 이를 제자가 완성해 생전에 푸치니와 친교가 있던 명지휘자 토스카나니의 지휘로 밀라노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합니다.

오페라 <투란도트>는 평소 동양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푸치니가 페르시아의 옛이야기를 보고 만들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카를로 고치의 희곡을 기초로 주세페 아디미와 레나토 시모니가 이탈리어 대본을 완성하고 푸치니가 음악의 옷을 입혔는데 마지막 장면(Del primo pianto)은 끝마치지 못했습니다.

직접 오페라 <투란도트>를 보지는 못했지만, 15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화려하고 이국적인 볼거리와 웅장하고 신비로운 음악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칼라프 왕자가 승리를 자신하면서 부르는 '공주는 잠 못 이루고(아무도 잠들지 말라, Nessun dorma)'나 투란도트 공주가 왜 사랑을 믿지 않게 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옛날 이 궁전에서(In questa reggia)', 류가 왕자를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부르는 '얼음장 같은 공주의 마음도(Tu che di gel sei cinta)'는 오페라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손에 꼽는 아름다운 노래(아리아)라는 것도 살짝 알고 있습니다.

아참 <Nessun dorma>는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마지막 공연곡이라 하네요.

투란도트 오리지널 포스터
 투란도트 오리지널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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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생각없는 차가운 노총각을 위한 동화 <얼음공주 투란도트>

그런데 전해져 오는 <<페르시아 민화집>>의 옛이야기를 오페라로 만들면서 칼라프 왕자를 헌신적으로 사랑하는 '류'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에 살짝 웃음을 던져주는 중국 대신 '핑(Lord Chancellor), 팽(Majordomo), 퐁(황실 주방의 책임자)'이 새롭게 등장하고, 나라 이름과 인물들의 이름도 페르시아어를 제대로 읽지 못해 살짝 다르다고 합니다.

가장 눈에 띄게 다른 부분은 옛이야기에서는 공주가 내는 수수께끼의 정답이 '태양, 바다, 하루'지만, 오페라에서는 '희망, 피, 투란도트'입니다.

그렇게 멀고 먼 실크로드를 따라 페르시아와 중국을 오가는 옛이야기를 담은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를 닮은, 자라나는 어린이들을 위해 그 배경과 인물들의 심리를 세세히 신경써가며 풀어낸 액자식 동화를 도서실에서 빌려 읽었습니다. 오페라 <투란도트>와 페르시아 민화 속 투란도트 이야기를 삽화와 함께 엮어놓았더군요.

덕분에 중국 전설 속 얼음공주 투란도트가 왜 남자를 싫어하고 결혼을 거부하며 무서운 수수께끼를 냈는지 알 수 있었고, 얼음공주처럼 사람에게 차갑게 대하는 자신에게도 언젠가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게 될 것이란 작은 어쩌면 헛된 희망을 가져보기도 했습니다.

암튼 오페라 <투란도트>를 보러가시기 전에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면, 귀익은 아리아와 함께 접하면 좋을 듯 합니다. 어린이를 위한 음악동화라는데 결혼 생각없는 서른셋 노총각을 위한 동화였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음악동화인데 33살 노총각을 위한 동화가 되었다.
 어린이를 위한 음악동화인데 33살 노총각을 위한 동화가 되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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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공주 투란도트

김선희 지음, 지현경 그림, 보물상자(2008)


태그:#투란도트, #푸치니, #동화,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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