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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목드라마 '파트너'
수목드라마 '파트너' ⓒ 파트너 홈페이지
드라마 '파트너'가 90년대 후반 최고스타 '김현주'와 명실 공히 미남스타 대열의 '이동욱', 내조의 여왕에서 빛나는 연기로 주목받았던 '최철호'와 미스코리아출신 '이하늬'등을 주인공으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 속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어제(9일) 6회째 방영되었다. 처음 기대보다 아직 인기를 끌고있지 못하지만, 기획의도에서 밝혔듯이 '한국형 법정드라마'의 초석을 마련하겠다는 이 드라마는 확실히 6회만에 내 맘을 빼앗았다.

강은호(김현주)는 명문대 출신도 아니고, 싱글맘인데다 소위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무게감 있는 변호사와는 거리가 멀다. 할아버지와 시골동네에서 복싱도 하고 가끔은 답답하리만치 고집스럽고, 가끔은 따라 웃게 될 만큼 하하호호 자지러지게 웃어댈 줄 아는, 우리 주변 친근한 그 누군가와 더 닮은 아줌마다.

그녀는 세상 모든 사람이 범인이라 단정지은 사람의 손을 붙잡으며 '너 억울하잖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아 속상하지?'라고 얘기하고, 법정에서 거짓진술을 하는 사람을 째려보면서 "왜 거짓말해요?" 하고, 심증만을 가지고 피고인 탓을 하는 증인에게 "사실, 그 쪽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구요?"라고 한다.
 인간적인 아줌마 변호사 '강은호(김현주)'
인간적인 아줌마 변호사 '강은호(김현주)' ⓒ 파트너 홈페이지

그리고, 그녀의 파트너가 되는 '이태조'는 맡는 사건에 깊게 연루되고 싶어하지도 않고, 노는 것 좋아하고, 사건에 대한 애착도 별로 없는데다가 로열 패밀리 속에서 밀려나 조그만 로펌에서 일하는 등 메이저 속의 마이너라고나 할까? 지기 싫어하는 기질에 타고난 눈썰미가 있지만 권위있는 법조계에서는 피의자로도 많이 재판장에 서게 되는 확실한 문제 변호사다.

 사고뭉치지만 승부사기질을 가진 타고난 변호사 이태조
사고뭉치지만 승부사기질을 가진 타고난 변호사 이태조 ⓒ 파트너 홈페이지

현실성이 좀 떨어진다고? 글쎄, 난 그저 통쾌하다!

'정의'를 외쳐대는 '무대뽀' 아줌마 변호사 강은호는 시골에서 자라나서 순수한 아이같은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게다가 시골에서 살 때에도 소위 말하는 양아치 고등학생들을 아껴주고 그들의 친구가 되어줬던 의리있는 아줌마이다. 그런 그녀이기에 일면 이해할 수 있긴 하지만 분명 사람들이 의아스러울 만큼 정의를 위해선 무서울 게 없는 무소불위의 정의파이긴 하다.

그러다보니 재판 중에도 발끈, 욱하는 기질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그 빈틈을 메워주는 승부사 이태조(이동욱)가 있긴 하지만, 이태조 역시 철두철미, 꼼꼼한 스타일의 변호사는 아니다. 그래서일까. 첫 사건에서 그 사건의 결정적 단서를 제공하는 이태조의 분발은 통쾌하긴 해도 멋쩍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모두가 패소할 거라 단정지었던 사건의 승소는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오글거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이들이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안겨주고 있지 않나 싶다.

주목할 만한 것은 별로 능력있는 사람들로 꾸려진 것 같지 않은 '이김'로펌의 두 변호사들이 만나는 상대들이 '대기업'이란 사실이다.

첫 번째 사건, 이복여동생의 남자친구가 탐탁지 않아 술김에 던졌던 오빠의 물컵 파편이 여동생의 경동맥을 찔러 여동생이 죽는다. 오빠는 당연히 살인범으로 몰리고, 그 어머니조차 혹여나 정말 아들이 죽인게 아닐까 의심할 만큼 그 누구도 그가 범인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멀리까지 꽂혀있던 유리 파편들을 결정적 단서로 오빠는 누명을 벗게 된다.

여기서 눈여겨 볼 장면은 사건의 흐름 그 이면의 장면에 있다. 국내 굴지의 로펌 '해윤' (이태조 아버지와 형이 있는)의 자문기업인 그 물컵을 만드는 외국기업과 '이태조'의 아버지, 형과의 만남이다. 외국기업은 매우 불편한 심사를 표현하고 변호사들은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이심전심으로 걱정말라고 한다.

오빠가 동생을 의도적으로 살인을 했는가의 여부가 관건인 개인적인 사건에조차 대기업의 힘이 미치고 있다는 건 새삼스레 날 소름돋게 만들었다. 분명 물컵의 위험성이 명백한 문제임에도 대기업은 이를 개인의 살해로 몰아가는 데에 힘을 쏟아달라는 주문을 했던 거였고, 경찰도, 검찰도, 다른 여지를 열어두지 않고 오빠를 범인으로 낙인찍고 주변 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아 시계 등에 꽂혀있는 유리파편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해 '한국형 법정드라마'이다.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여실히 담겨 있었다. 에버랜드 사건 무효판결, 전 대통령을 향한 표적수사, 우리나라 검경의 모습들이 겹쳐보인 기억을 반추해 보면 분명 '한국형 법정드라마'의 초석다운 설정임이 분명하다.

앞으로도 주목해보자, '파트너'

3회 사건에서도 재계 사모님의 살인교사 혐의를 밝혀내기 위해 '강은호' '이태조' 이 둘의 좌충우돌 고군분투가 계속되고 있다.

 파트너 두 주인공 강은호(김현주)와 이태조(이동욱)
파트너 두 주인공 강은호(김현주)와 이태조(이동욱) ⓒ 파트너 홈페이지

그리고 요 근래 많은 이들의 가십이 되고 있는 '저작권법' 관련한 사건도 함께 등장하고 있다. 저작권법 적용이 정의를 위해서라기보다는 돈벌이를 위해서 무리한 적용이 되고, 이로 인해 초등학생이 자살마저도 고민케 되는 상황들을 보여줌으로써, 곧 시작될 저작권법 시행이 어떤 병폐를 안고있는지를 예고해주는 듯 하다.

'파트너'에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은 바로 이러한 설정들을 이어가는 용기이다. 요즘 이런 창작물에 대한 자유조차 제대로 보장이 되는 사회던가? 어찌됐든, 실제 의도가 내 기대와 어긋나있든 간에 2009년 7월에 이런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는 것은 일정 정도의 부담감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단 것 정도는 자명하지 않나? 지금까지 봤을 때엔 이 드라마, 앞으로도 주목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부디 파트너 제작진들, 강은호-이태조 둘과 함께 고군분투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http://our-dream.tistory.com/ 중복게재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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