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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각 언론사는 서강대학교의 대형마트 입점계획을 보도하였다. 그 후 학내에서 반대 여론이 일어나자, 학교측은 이에 대한 대한 입장을 분명히 내놓지 않았다. 그러던 중 홈플러스 입점을 막고 있던, 법적 제약이 풀리자, 학교측은 얼마 전인 2009년 4월에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기공식을 단행하였다.

'대학 내 대형마트 입점'은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대해 현재 학교측은 서강대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공간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선전하고 입점을 강행하고 있다. 하지만 마트 입점이 끼칠 영향을 생각한다면 이는 반드시 제고해야 한다.

먼저 학교측은 학교의 구성원들의 여론을 무시했다. 맨 처음 입점계획을 발표한 것도 언론을 통해서였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학교의 일을 언론을 통해서 들어야만 했다. 이후에 학내에서는 홈플러스에 관한 각 단위의 여론조사가 이루어졌고, 학생, 교직원, 교수들은 대체적으로 홈플러스 입점을 반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얼마 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홈플러스 입점 찬반 총투표에서도 반대의사가 찬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런데 학교측은 이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며 입점 강행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학교 발전을 바라는 것은 학교당국 뿐만 아니다. 대학 구성원인 교수, 학생, 교직원들 역시 학교의 중요한 구성원이자, 당사자이다. 대형마트 입점이라는 초유의 계획에 대해 학교측은 충분한 토론과 협의를 거쳐야만 할 것이다.

홈플러스 입점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에서 홈플러스가 들어설 자리인 리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홈플러스 입점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에서 홈플러스가 들어설 자리인 리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정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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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학교측이 주장하는 '교육공간확보'라는 측면에서도 의문이 든다. 홈플러스가 입점할 시 건축 총면적 20594평에서 교육시설이 8020평, 주차시설이 6710평이고 나머지 5864평이 부대시설(판매시설)이다. 건물의 반 이상을 판매시설과 그 주차장으로 쓴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많은 돈을 들여 큰 건물을 지을 필요 없이 작은 건물을 지으면 굳이 홈플러스 입점이라는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다. 학교측은 소음 차단과, 통행로 분리로 면학분위기를 헤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과, 그런 일이 발생했을 때의 제재권한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다.

만약 이번에 서강대에 대형마트가 들어선다면 대한민국 대학의 상업화가 가속될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미 학생을 대상으로 한 스타벅스 등의 시설이 여러 대학에 들어와있다. 학생을 대상으로 한 판매시설이 아닌 대형마트가 들어오면 다른 대형 상업시설이 들어간다고 했을 때 막을 명분이 사라지고 만다. 서강대는 '대학 상업화의 첨병'이라는 불명예를 안을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이에 서강대학교 이미지뿐 아니라 대한민국 대학의 이미지가 실추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공대위에서 들고 있는 피켓. 홈플러스가 들어올 경우 생겨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비판이다..
 공대위에서 들고 있는 피켓. 홈플러스가 들어올 경우 생겨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비판이다..
ⓒ 정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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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및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홈플러스 입점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에서 지난달에 홈플러스 입점 부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였다. 피켓을 들고 홈플러스 입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였다. 이날 팻말에 있던 문구들은 홈플러스가 들어왔을 시에 일어날 서강교육의 어두운 미래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쇼핑의 메카 서강
엄마 학교엔 무슨일로 오셨어요? 쇼핑하러 왔지. 짐 들러와라.

이러한 일이 현실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학교당국은 홈플러스 입점계획을 전면 백지화 하고, 서강의 발전을 위해서 학내 구성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


태그:#서강대, #홈플러스, #대형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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