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얼마나 더 죽일 것인가."
"쌍용자동차는 더 이상 노동자를 죽이지 마라."

쌍용자동차 창원공장 희망퇴직자가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노동계가 정부와 쌍용차 사측을 비난하고 나섰다. 전국금속노동조합(위원장 정갑득)과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본부장 김천욱)는 3일 오후 각각 성명․논평을 내고 정부는 쌍용차와 노동자 살리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진해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월 쌍용차 창원공장에서 희망퇴직한 김아무개(33)씨가 2일 새벽 6시50분경 경남 진해 남양동 소재 한 공사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당시 김씨는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누워 숨진 채 발견되었고, 승용차는 시동이 켜진 채 안에는 번개탄이 피워져 있었다. 경찰은 김씨가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진해경찰서 관계자는 "부인과 친형을 상대로 구두로 조사를 벌였으며, 장례를 치른 뒤 서면 조사할 예정이다"면서 "유가족들은 김씨가 대출금 문제로 괴로워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씨는 진해 석동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은행대출 상환금 1000만 원을 갚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쌍용차 창원공장은 지난 3월 임금 50%를 6월 11일에 지급했으며, 이후부터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2002년 쌍용차에 입사했으며, 퇴직금과 희망퇴직자 위로금을 아직 정산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창원지회 관계자는 "임금이 나오고 희망퇴직을 하지 않았더라면 대출상환금으로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전에 동료들에 의하면 희망퇴직 등으로 고인은 힘들어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유가족들은 고인의 자살은 희망퇴직과 관련이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김씨의 매형은 "쌍용차 문제나 희망퇴직과 관련이 없고, 가족 문제로 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의 빈소는 진해연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었으며, 발인은 4일 오전 7시경 열린다.

쌍용자동차 창원공장에 다니다 지난 5월 희망퇴직한 김아무개씨가 2일 새벽 진해에서 자살한 채 발견되었다. 사진은 쌍용차 창원공장 정문 모습.
 쌍용자동차 창원공장에 다니다 지난 5월 희망퇴직한 김아무개씨가 2일 새벽 진해에서 자살한 채 발견되었다. 사진은 쌍용차 창원공장 정문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쌍용차 정리해고 계획 발표 이후 사망자는 세번째

쌍용차에는 정리해고 계획 발표 이후 자살한 김씨 이외에 이미 2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지난 5월 27일 엄아무개(41)씨가 '스트레스로 인한 뇌졸중'으로 사망했고, 비해고대상자였던 김아무개(47․ 부산)씨는 6월 11일 평택에서 사측이 연 '파업 중단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다음 날 새벽 사망했다.

이처럼 노동자들이 계속 사망하자 노동계가 빠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금속노조는 3일 성명을 통해 "정부는 쌍용차와 노동자를 살리는 일에 즉각 나서라"고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쌍용차 노동자가 또 세상을 등졌다"면서 "정리해고가 강행된 이후 세 번째다"고 밝혔다. 2일 아침 자살한 김씨에 대해, 금속노조는 "젊은 노동자가 번개탄을 피운 채 숨진 채로 발견됐다"면서 "쌍용차 사측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희망퇴직을 한 쌍용차 노동자였다, 이 노동자는 희망퇴직으로 무척 괴로워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더없이 침통하고, 분노를 참을 길이 없다"면서 "우리가 '해고는 살인'이라고 그렇게 외쳤는데 그렇게도 철저히 외면하더니, 또 한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쌍용차 사측은 노노갈등으로 사람을 죽게 하고, 수십 년간 함께해온 동료들을 서로 폭행하게 만들고, 불법적으로 용역깡패를 동원해 평택공장 시설을 파괴하고 노동자를 폭행하는 데 소중한 쌍용차 자산을 낭비하며, 정리해고 강행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28억을 이렇게 낭비하면서, 강제로 희망퇴직을 시켜놓은 노동자들에게는 퇴직금 한 푼 내주지 않아 결국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죽음으로 내몬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속노조는 "사측의 일방적인 정리해고로 인해 노동자가 3명이나 죽음에 이르렀는데, 도대체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라며 "더 이상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지 말고, 정부가 직접 교섭에 나서서 정리해고 문제를 해결하고 공적자금을 투입하라. 그것만이 노동자의 죽음을 막을 수 있다"고 촉구했다.

쌍용차 창원공장.
 쌍용차 창원공장.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민주노총 경남본부 "희망퇴직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이번 김아무개씨의 자살의 한 원인은 희망퇴직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과 함께 장기간의 체불임금과 퇴직금 미지급이 중요한 원인이라 생각한다"며 "더 큰 문제는 많은 쌍용자동차의 '정리해고 노동자', '희망퇴직 노동자' 그리고 구조조정에서 제외된 노동자 모두 엄청난 정신적 스트레스와 함께 퇴직금 및 희망퇴직 위로금, 임금 체불로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본부는 "이미 쌍용차 사측은 수십 년 함께해온 동료들을 서로 폭행하게 만들고 있다"며 "심지어 가족들마저 서로 싸우도록 조직하고 있다, 이것은 노동자들에게 말할 수 없는 정신적 충격과 모멸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며 절대 치유될 수 없는 상처들이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쌍용자동차는 불법적인 용역동원에 수십억을 낭비하지 말고 체불임금으로 고통 받고 있는 노동자들의 임금부터 청산해야 한다"면서 "정부와 법원도 사용주들의 온갖 불법과 인륜조차 저버리는 패륜행위를 방치 하지 말고 적극적인 개입과 공적작금 투입으로 회사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요구했다.


태그:#쌍용자동차, #쌍용차, #정리해고, #희망퇴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