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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계천보다 억만배 생태적인 인천 귤현천!!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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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해양부는 4대강 살리기사업과 연계해 지방하천도 홍수에 안전하면서, 문화-생태가 살아있는 친수공간으로 재창조하기 위해 '지방하천 생태하천조성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지난 3월 4일 밝혔다. 이를 위해 작년 10월까지 156개 지자체로부터 416개 지방하천에 대한 생태하천 조성을 신청받기도 했다.

그런데 4대강 살리기와 더불어 불기 시작한 전국적인 생태하천 조성사업의 모델이, 서울의 청계천이라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 하지 않을 수 없다. 물새 하나 물고기 하나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도심의 '콘크리트 수로-어항'과 다를 바 없는 청계천을 '생태-자연형 하천'이라 칭송하며, 너도나도 강하천을 뒤엎고 요란한 분수대와 자전거도로를 만들겠다고 해서 말이다.

공사기한을 넘겨 2년 넘게 자연형하천공사 중인 인천 서구 공촌천
 공사기한을 넘겨 2년 넘게 자연형하천공사 중인 인천 서구 공촌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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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각 지역구에서 전혀 생태적이지 않은 생태하천공사를 벌이고 있는 서울시는, 중랑천과 안양천마저 배가 다닐 수 있는 운하로 만들겠다고 한다. 청계천을 모델삼아 장수천-승기천-굴포천-공촌천 등에서 생태하천조성사업을 벌인 인천도, 생태하천이란 이름만 붙였을 뿐 친수공간을 만들겠다며 하천을 하천이 아니라 공원화-자전거도로화하기 일쑤다.

문제는 인천시는 이런 식의 하천복원 사업을 확대해 2030년까지 인천시내 31개 하천을 모두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홍수조절과 하천 식생을 통한 공기정화 효과를 기대한다고 하지만, 하천을 인간만의 놀이터로 전락시킬 것 같아 심히 우려스럽다.

공촌천의 옛모습과 자연형하천공사의 반생태적인 모습을 보지 못해 그런지, 일부 언론과 민관하천살리 추진단은 공촌천을 생태하천으로 변했다고 자랑하고 있다.
 공촌천의 옛모습과 자연형하천공사의 반생태적인 모습을 보지 못해 그런지, 일부 언론과 민관하천살리 추진단은 공촌천을 생태하천으로 변했다고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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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잿빛'을 '녹색'이라 말하는 사람들은 생태하천공사의 반생태적인 모습은 보지 못해 그런지, 수변생태계가 파괴되고 물고기가 사라진 물만 흐르는 수로를 보고 좋아라 한다. 물이 어디서 어떻게 흘러오는지, 그 물을 인공적으로 흘려보내기 위해 얼마의 에너지와 세금이 드는지, 하천의 본래 모습은 어땠는지 잘 알지 못한다. 아니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22조 원이나 되는 혈세를 퍼붓고도 되레 낙동강-한강 수질을 악화시킬 대형국책사업인, '대한늬우스'마저 부활시켜 대대적으로 미화-홍보선전을 일삼는 현 정부의 4대강살리기에 시민들은 청계천 마냥 좋다고 속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쓰레기만 치워도, 상수원 개발행위만 막아도 강하천 살아난다

한반도대운하를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모임의 김정욱 환경대학원 교수님은 한 토론회에서 '4대강정비계획은 대운하, 물길잇기는 물길끊기사업' 이라고 지적하며, '하천정비는 하천을 아름답게 하는 사업이다' '하천정비는 홍수를 막는 사업이다'라는 정부의 황당한 구호에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하천은 한강-낙동강 등은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과 사람을 살리는 국보1호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아진다. 마을의 도랑을 살려라."
"홍수피해는 산사태 나고, 도랑 넘치고, 물길 막혀서 난다. 마을을 홍수로부터 지켜라!"

강하천은 모름직이 이래야 한다. 수풀이 맘껏 자라고 그 주변에 야생동식물이 편히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게 말이다.
 강하천은 모름직이 이래야 한다. 수풀이 맘껏 자라고 그 주변에 야생동식물이 편히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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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랑을 살려야 강하천이 살아난다.
 도랑을 살려야 강하천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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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천을 살리기 위해서는 상류(식수원)의 오염원을 차단-규제하는 게 우선인데, 쓰레기는 넘쳐나고 상수원보호구역의 규제마저 해제해 투기-개발을 일삼고, 홍수도 막지 못하는 댐만 만들라 한다며 '전국토를 공사판화 하기 위해 4대강에 14조 원(현재 22조 원으로 늘어남)을 퍼붓는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그 14조 원으로 '10만 개 마을에 1억 원씩 주고도 4조 원이 남는다'며, '도랑 살리고 홍수예방하고 수도공급하고 재생에너지 사업하고, 에너지 효율 올리고, 일자리 만들고, 백성들 행복하게 하고, 그리고 뒤집어 쓰고도 남겠다'며 1억 원이 아니라 천만 원씩만 써도 도랑(상수원)을 살릴 수 있다고 했다.

물을 맑게 하는 논과 습지가 점점 사라진다.
 물을 맑게 하는 논과 습지가 점점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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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에 괜한 자전거도로를 굳이 만들 필요도 없다.
 4대강에 괜한 자전거도로를 굳이 만들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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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렇게 상식적이고 명쾌한 논리를 정부나 토건족 그리고 개발환상에 눈 먼 사람들은 도통 듣지 않는다. 청계천을 생태하천-자연형하천이라 부를 정도니 말이다.

관련해 어제(2일) 경인운하로 둔갑한 굴포천방수로를 둘러보는 길에, 마주한 인천광역시 지방2급하천 귤현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전한다.

계양구 귤현동 일대 농경지 사이를 흐르는 수풀이 우거지고 자연 그대로의 물냄새를 맡을 수 있는 귤현천의 모습과 물새들이 쉬어가는 버드나무 하나 없는 서울 청계천의 모습을 비교해 보라고 말이다.

대체 어떤 게 생태적인지? 강하천을 살리기 위해 우리가 무엇부터 해야할지 제발 곱씹어봤으면 싶다. 그리고 22조 원이나 되는 혈세를 퍼붓는 4대강 살리기와 강바닥 긁어댈 전국적인 생태하천 조성사업은 포기했으면 싶다. 제발!

새들이 쉬어가는 나무그늘 조차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청계천을 누가 생태하천이라 하는가?
 새들이 쉬어가는 나무그늘 조차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청계천을 누가 생태하천이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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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하천 공사보다 쓰레기부터 치워라!!
 생태하천 공사보다 쓰레기부터 치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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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짓말고 도랑부터 살려라! 그 많던 미꾸리와 가재가 되돌아올 수 있게...
 헛짓말고 도랑부터 살려라! 그 많던 미꾸리와 가재가 되돌아올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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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귤현천, #청계천, #4대강살리기, #생태하천, #도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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