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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리를 두고 인공미와 자연미가 절묘하게 결합되었다고 할 것이다. 마치 옥색 구름 속에 떠 있는 듯, 코발트블루의 바다 색감에 붉은 몸체를 드리우는 다섯 다리의 향연. 다섯 다리는 저마다 화려한 인공미를 자랑하며 유유히 쪽빛 남해를 가로지르고 있다.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여인 하나가 날씬한 몸매를 뽐내는 것처럼 보이고, 가까이서 보면 강하면서도 탄력 있는 젊은이의 몸매가 연상된다. 섬과 섬을 하나의 기둥으로 삼아 뻗어나간 창선·삼천포 대교. 그 존재만으로도 시원한 기분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지난 2003년 4월 28일 이순신 장군의 탄신일을 맞아 개통된 창선·삼천포 대교는 삼천포와 창선도 사이 3개의 섬을 연결하는 국내 유일의 해상국도(국도3호)이다. 다리 이름도 제각각이고, 생긴 모양도 제각각이라 누가 보더라도 이곳이 남해안 제일의 해상관광 명소라는 것을 실감케 한다. 창선도의 육상 교량은 단항교이며, 창선과 사천 늑도를 잇는 다리는 창선대교라고 불린다.

 

또한 늑도와 초량을 잇는 340m길이의 늑도대교가 있고, 초양섬과 모개섬을 연결하는 아치교인 초양대교가 현란하게 펼쳐져 있다. 모개섬과 사천시를 연결하는 콘크리트 사장교인 삼천포대교는 육중한 몸매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

 

 

총공사비가 1,830억원이나 들었다는 창선·삼천포 대교는 한국 최초로 섬과 섬을 연결하는 연륙교이다. 이런 형태의 다리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것이라서 창선·삼천포대교는 한국 교량 건설의 역사를 다시 쓰게 만든 기념비적인 다리인 것이다.

 

해뜨기 직전이면 동편하늘에서 아스라이 번져오는 여명의 빛을 볼 수 있고, 해지기 직전에는 서편 하늘에서 붉게 타오르는 노을을 볼 수 있는 곳. 일렁거리는 파도를 벗삼아 항구로 들어오는 어선의 하얀 몸부림은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헤드라이트를 밝히며 휘황한 빛을 발하는 자동차의 궤적, 유럽 어느 항구도시의 자태를 능가하는 화려한 밤풍경, 그리고 그 다리 사이로 걸어가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미소. 

 

  다리 입구에 조성된 널찍한 해상공원은 창선·삼천포 대교의 수려한 몸매를 감상하기에 충분하다. 그 다리를 배경삼아 꽃다운 처녀의 미소가 흘러넘치고, 다정한 연인들은 추억 쌓기에 몰두한다. 올 여름, 남해의 진면목을 보고 싶다면 반드시 이곳을 찾아야 하리. 앞으로의 천년 동안 이 땅의 사람들에게 그림 같은 추억을 안겨 줄 사랑스런 다리. 그곳이 바로 창선·삼천포 대교인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국제신문, 유포터에도 송고함


태그:#삼천포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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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스토리텔링 전문가.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토요일에 떠나는 부산의 박물관 여행>. <잃어버린 왕국, 가야를 찾아서>저자. 단편소설집, 프러시안 블루 출간. 광범위한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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