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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씬한 몸매를 원하십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현대인들이 가장 관심 가지는 중 하나가 바로 날씬한 몸매. 다이어트 열풍은 여전히 강력하다. 날씬해지기 위해서 약, 수술, 운동 등 갖가지 방법이 소개된다.

요즘 매달 자전거 책이 1-2권씩 나온다. 자전거 바람을 실감케 한다. 일본 자전거 전문가 이시와타리 야스시가 쓴 <내 몸을 바꾸는 365일 자전거 다이어트>가 최근 나왔다.
 요즘 매달 자전거 책이 1-2권씩 나온다. 자전거 바람을 실감케 한다. 일본 자전거 전문가 이시와타리 야스시가 쓴 <내 몸을 바꾸는 365일 자전거 다이어트>가 최근 나왔다.
ⓒ 엘빅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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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부작용과 돈 그리고 의지다. 잠 잘 시간조차 부족한 가난한 직장인이라면 빵빵한 배를 보면서도 한숨만 쉴 수밖에 없다. 걱정 마시라. 마음껏 먹으면서도 날씬한 몸매를 만들 수 있다며 나선 이가 있다.

이시와타리 야스시가 <내 몸을 바꾸는 365일 자전거 다이어트>(엘빅미디어 간)라는 책을 내놓았다. 지금 <사이클 스포츠> <바이시클 내비> 등에 자전거에 관한 글을 쓰고 있는 자전거 전문가다. 1999년부터 산악자전거(MTB)를 타기 시작했으니 자전거 경력 11년을 자랑한다.

자전거를 타기 전 그는 174cm 키에 몸무게는 68kg, 허리는 82cm(32인치)였다. 문제는 체지방률. 무려 23%에 이르렀다. 그런 그가 자전거를 타고 난 뒤 환골탈태했다. MTB를 탄 지 3개월 만에 몸무게는 60kg으로 8kg나 줄었고, 허리는 76cm(30인치)로 홀쭉해졌다. 체지방률은 14%로 9%나 떨어졌다. 무엇보다 복근까지 생겨 몸짱 대열에 들어섰다.

이런 그가 자전거를 타기 전 어떤 상태였는지 한 번 들어보자.

"나는 걷기를 정말 싫어했다. 편의점에 갈 때도, 서점에 갈 때도 자가용을 이용했다. 마치 캘리포니아 사람처럼 살았던 것이다. 게다가 집에서 일하는 시간이 많아서 하루 종일 잠옷만 입고 지내는 날도 종종 있었다. 가끔 사무실에 갈 때도 당연히 차를 끌고 갔다. 이런 생활을 하면서 칼로리가 소비될 리가 없었다."-P10

너무나 익숙하지 않은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런 그가 뼈를 깎는 노력을 했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그는 마음껏 먹고 술도 매일 마셨다. 그런데도 몸이 날씬해졌다. 글쓴이는 이게 바로 자전거 다이어트 매력이라고 강조한다.

글쓴이가 신나게 늘어놓는 자전거 장점을 살펴보자. 우선 쉽지만 효과가 크다. 대략 시간당 6000kcal, 최대 9000kcal를 쓴다. 눌러 담은 도시락 1인분을 1시간 만에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 빠른 걷기가 시간당 3000kcal 정도 쓰는 것과 비교하면 칼로리 소모가 꽤 크다.

또한 기어를 통해 운동강도를 쉽게 조절할 수 있다. 몸을 안장에 의지해 페달만 돌리면 되기 때문에 과체중인 사람도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특히 MTB의 경우 타이어가 두꺼운데다 완충장치가 있어 한층 부담이 적다.

가장 큰 장점은 아무데서나 즐길 수 있다는 것. 등산은 산에 가야 하고, 수영은 수영장에 가야 하지만, 자전거는 집 밖에만 나가면 탈 수 있다. 마음 먹고 운동하는 게 아니라, 나가는 순간 운동이 된다(여기서 한국독자들이 눈을 부릅뜰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일본에 비해 한국은 집 밖에 나간다 해서 자전거를 바로 탈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빨리 자전거길 제대로 만들어주시길).

심박수 조절, 물은 조금씩 자주 ... 알고 타야 효과 본다

글쓴이는 1999년부터 산악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지금 <사이클 스포츠> <바이시클 내비> 등에 자전거 글을 쓰고 있다.
 글쓴이는 1999년부터 산악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지금 <사이클 스포츠> <바이시클 내비> 등에 자전거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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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무조건 자전거만 타면 될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제대로' 타야 한다. 잘못 타면 오히려 효과는 못보고 몸만 더 망가질 수 있다.

일본 사람 특유의 꼼꼼한 기록들이 나온다. 글쓴이는 심박계를 달고 자전거를 탔다. 심작박동수 뿐만 아니라 고도, 경사도까지 나오는 기계.(완전 탐 난다. 지름신 강림 중). 다이어트에 적당한 운동은 1분당 최대 심박수의 60-70%가 적당하단다. 본인의 1분당 최대 심박수는 220-본인 나이. 예를 들어 40세라면 180이 된다. 15초 동안 측정한 맥박수에 4를 곱해도 된다. 대체로 110-130 정도 심박수가 적당한데, 이보다 낮으면 운동강도가 낮고, 이보다 높으면 글리코겐을 많이 써 배만 꺼지고 지방은 별로 타지 않는다.

자전거를 탈 때는 물도 잘 마셔야 한다. 어느 정도 달린 뒤 벌컥벌컥 마시면 소변으로 다시 빠져나온다.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게 좋은 방법이다.

또한 자전거 운동은 꽤 운동강도가 높아 제대로 영양공급을 하지 않으면 탈진할 수가 있다. 갑자기 몸에 힘이 빠져버려 움직일 수 없게 되고 때로는 사고능력이 멈춰버린다. 보조식품을 항상 갖고 다니는 게 방법이다. 언젠가 퇴근 길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갑자기 몸이 기울어지며 자전거가 차도 안쪽으로 들어선 적이 있다. 뒤에서 자동차가 달리고 있었다면 크게 사고가 날 뻔한 상황. 당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넘겨버렸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허기진 상태서 나온 탈진상황임을 깨달았다.

여기까지 읽고 나면 자전거는 만병통치약 같다. 무조건 좋기만 할까? 그렇지는 않다.

글쓴이에 따르면 체지방률이 크게 줄었지만 대신 감기에 자주 걸린다고 고백한다. 체지방이 줄면 몸이 가볍고 건강한 느낌이 들지만 면역력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스포츠 자전거 선수들도 면역력 저하로 항상 고민한다고. 감기를 막기 위해서는 멀티 비타민 등을 먹는 게 방법이다(지난해부터 오뉴월만 되면 감기에 걸려 골골거리는 이유를 알게 됐다).

또한 전립선 질환이 나빠질 수 있다. 단 걱정은 마시라. 자전거 타면서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한의원 원장이자, 타클라마칸 사막 MTB 종단 경력을 갖고 있는 김규만 한의학 박사가 책에서 비법을 정리해놓았으니. 진돗개 운동, 골반 베개, 견갑 하단 베개라는 요상한 이름을 단 운동 비법이다.

자전거를 운동 삼아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이 책은 유익하다. 123면에 불과해 2시간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다. 크기도 작아 들고 다니기 편하다. 편집도 깔끔한 편.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목구멍에 껄끄럽게 남은 것을 털어놓아야겠다. 이 책은 자전거를 건강 측면에서만 접근했다. 자전거가 지닌 환경이나 생활교통 측면은 무시했다는 뜻이다.

그러니 책에서 자동차에 자전거를 싣고 멀리 나가보자며 싣는 방법을 안내하는 대목이 나온다. 자전거를 타고 생활에서 쓸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따로 안내하지도 않는다. 운동효과가 큰 산악자전거에 대한 지나친 예찬도 '생활수단'이 아닌 '운동수단'이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책이니 너무 무리한 요구일 것이다. 단 글쓴이 또는 옮긴이가 첫머리에 이런 글 한 줄 정도 적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많이 먹고, 자동차 열심히 타면서 자전거를 즐긴다는 게 아무래도 나는 불편하다.


365일 자전거 다이어트 - 내 몸을 바꾸는

이시와타리 야스시 지음, 이서연 옮김, 김규만 감수, 엘빅미디어(2009)


태그:#자전거, #자전거다이어트, #이시와타리야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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