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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학교로 운영되는 플루트 교실
 방과후학교로 운영되는 플루트 교실
ⓒ 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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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자녀에게 바이올린과 첼로, 플루트, 전자기타, 드럼, 뮤지컬, 탁구, 종이접기, 컴퓨터, 한자, 원어민과의 영어학습, 수학과외, 수채화 등의 교육을 시키려면 얼마나 들까?

전교생이 48명에 불과한 전남 화순군 도곡면 도곡중학교 학생들은 요즘 배울 것이 너무 많아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중학교의 정규수업은 오후 3시 30분 정도에 끝나지만 도곡중학교 학생들은 저녁 9시가 넘어야 집으로 돌아간다. 정규수업 외에도 수학과 영어 등의 과외지도와 바이올린이며 첼로, 미술 등 다양한 특기를 배우다보니 그렇다.

김인수 도곡중학교장
 김인수 도곡중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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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학교인 도곡중학교는 학생들의 방과후학습비는 물론 급식비와 학교운영비 등이 전액 무료다. 올해부터는 농촌교육선진화 시범학교로 선정되면서 2011년까지 매년 2억5천여만원의 예산이 학생들의 교육비로 지원된다.

농촌교육선진화 사업은 농촌학교를 사교육이 없는 행복한 작은 학교로 만들어 도시민들이 교육을 위해 농촌으로 찾아오게 만들고 이를 통해 지역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추진되는 시범사업이다.

특히 도곡중학교는 인근 도곡초교가 지난해 농촌교육선진화 시범학교로 선정되면서 인근지역에서 전입생이 늘고 있는 추세여서 그 성과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오전 8시 학교에 등교한 학생들은 인성교육을 위한 '행복한 동화'를 시청하고 명상노트를 작성하며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이어 아침자습시간을 이용해 국어와 수학, 영어, 과학, 사회 등 주요 교과목의 부족한 부분을 EBS교육방송을 시청하며 보충한다.

오후 3시 30분경 정규수업을 마친 학생들은 방과후학교를 통해 1주일에 2~3시간 정도씩 종이접기와 탁구, 플루트, 독서와 논술, 수학, 자격증 획득을 위한 컴퓨터수업 등을 받는다.

외부 전문강사로부터 바이올린과 첼로 등 현악지도와 뮤지컬 지도도 받는다. 그러다보니 학생 1명이 많게는 3가지 이상의 악기를 다룰 줄 안다.

학생들의 악기연주와 뮤지컬 실력은 수준급으로 지난해에는 도곡면 노인위안잔치 등 관내행사에 초청받아 공연해 열띤 호응을 받았다.

원어민 교사와의 영어회화 수업.
 원어민 교사와의 영어회화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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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학교가 끝나면 학생들의 적성에 따라 예술반과 특성화반으로 나뉘어 드럼과 전기기타, 수채화, 영어회화와 쓰기, 수학 등을 공부한다.

예비고교생인 3학년생들은 방과후학교를 마치면 교과심화반 운영을 통해 요일별로 국어와 수학, 사회, 과학, 영어 등을 공부한다.

특히 영어는 영어전담교사와 2명의 원어민교사가 말하기는 물론 영어일기를 통해 쓰기도 지도한다. 영어교육은 1주일에 8시간정도 이뤄진다.

올해부터 시작한 영어일기쓰기는 학생들이 웬만한 생활문장 정도는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영어전담교사 등이 단어 하나하나까지 살피며 잘못된 표현을 바로잡아주는 등 꼼꼼히 지도한 덕분이다.

여느 학교와 달리 도곡중학교 학생들은 오후 7시경까지 학교에 머물며 교사와 10여 명의 외부강사들과 함께 다양한 교육활동을 한다.

학생들의 영어일기와 마침표까지 꼼꼼히 바로잡아준 교사들의 붉은 글씨
 학생들의 영어일기와 마침표까지 꼼꼼히 바로잡아준 교사들의 붉은 글씨
ⓒ 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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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7시 이후에는 학교인근에 위치한 지역아동센터에서 대학생 멘토들이 학생들을 기다린다. 대학생 멘토들 수업료는 농촌교육선진화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학교측에서 부담한다.

대학생 멘토들은 저녁 9시무렵까지 학생들과 함께 지역아동센터에 머물며 교과지도는 물론 학교생활과 친구문제 등 학생들의 고민도 상담해 준다.

지역아동센터는 저녁 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장소제공은 물론 학생들의 저녁과 간식까지 책임지고 있다. 시사와 논술, 일본어 등도 지도한다.

저녁시간까지 급식실을 운영하거나 학생들을 머물게 하기는 어려운 점이 많은 학교측의 처지에 공감한 지역사회가 학교와 함께 학생들의 교육에 힘을 모으는 것이다.

지역아동센터에서의 대학생 멘토와의 수업.
 지역아동센터에서의 대학생 멘토와의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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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이 스카우트활동을 하는 것도 도곡중학교의 자랑이다. 스카우트활동은 학생들에게 더 다양한 경험을 통해 협동심,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은 학교 측의 배려로 시작하게 됐다.

얼마 전에는 전교생이 나주 골드레이크로 승마체험을 다녀왔다. 경비는 전액 학교에서 부담했다. 천관산 문학공원과 패밀리랜드 등으로 체험활동을 다녀오는가 하면 4월에는 지역에서 열리는 화순운주문화축제에서 봉사활동도 했다.

농촌교육선진화시범학교로 지정되면서 교육환경도 훨씬 나아졌다. 어학실에는 수백권의 영어도서와 함께 영영사전, 영한사전을 갖췄고 각종 참고서를 구입, 학생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 줬다.

학생들은 영어도서를 읽고 독서공책을 작성하며 영어실력을 키우고 있다. 방과후학교 등에서 사용하는 바이올린 등 현악기와 전자기타, 드럼, 수채화도구, 탁구 로봇 등도 들여놨다.  

나주에서의 승마체험
 나주에서의 승마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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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을 위한 상설평생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1주일에 한번 운영되는 평생교육은 학부모들과의 잦은 만남을 통해 학교와 학부모가 함께 더 나은 교육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했다.

겨울방학을 이용해 영어실력이 뛰어난 학생 10여 명을 '영어박사'로 선발, 필리핀 등지로 어학연수를 보내는 한편 인라인 스케이트 등 학생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체육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풍부한 감성을 지닌 학생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외국인과 함께 하는 문화교실과 음악회 관람, 녹지가 많은 학교 뒤뜰을 이용한 야영 등의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김인숙 교장은 "도곡중학교 학생들은 그 누구보다 맑고 아름다운 심성을 가진 학생들로 다양한 교육활동을 통해 미래의 주역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관심과 적성 등을 반영한 교육프로그램개발을 통해 사교육이 없고 공교육이 살아있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교육서비스를 더 많은 학생들이 함께 누리지 못해 아쉽다"며 "아름다운 작은 학교가 성공적으로 운영돼 농촌학교 활성화에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비쳤다.

시범학교로 선정되면서 산뜻하게 단장한 도곡중학교 전경
 시범학교로 선정되면서 산뜻하게 단장한 도곡중학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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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디지탈화순뉴스, 다음뷰, sbs유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화순, #도곡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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