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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행정은 실종된 대신, 감찰활동은 독재시대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지원에 인색하고 간섭에 능하며, 심지어 공포를 주는 문화부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문화예술의 자율성을 위기에 빠뜨린 유인촌 장관은 스스로 물러나야 합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학생과 학부모에게 '막말'을 해 연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퇴진을 위한 문화예술인들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상상력에 자유를!' 기치로 내건 미술인 409명(11일 오전 11시 30분 기준)은 유인촌 장관 자진 퇴진과 정부의 문화예술 정책 변화를 촉구하는 서명에 동참했다. 현재 이들 미술인들은 연극, 영화, 음악 등 다른 문화예술 분야 관계자들의 동참을 제안한 상태이며, 그 규모에 따라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서명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받고 있다. (http://freeimagination.kr/)

 

서명에 동참한 미술인들은 "문화행정은 실종된 대신 감찰활동은 독재시대로 돌아갔다"며 "장관 퇴진이 모든 걸 바꿀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정책의 기조와 부드럽고 공정한 문화체육관광부로 거듭나는 계기는 될 수 있다"며 유인촌 장관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미술인들 유인촌 장관 퇴진 서명운동 돌입... 음악, 영화 등에도 동참 제안

 

먼저 이들 미술인들은 "정부 부처 중에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정치로부터 가장 자율적인 정책을 펴야 하는데, 정치적 편 가르기에 앞장서고 있다"며 "(문화체육관광부가) 상식과 비상식의 대립을, 좌우 갈등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술인들이 이렇게 문화체육관광부를 전면 비판한 것은 최근 있었던 유 장관의 막말 때문만이 아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 들어 진행된 문화행정 기관장 강제 교체부터 최근 있었던 한예종 '표적감사'까지 전반적인 문제를 꼬집고 있다.

 

미술인들은 "지금 문화행정은 어떤 연구나 의견수렴은 물론 합리적인 대안도 제시되기 전에 먼저 내쫓고 우선 폐쇄하는 것에 급급해 하고 있다"며 "정책은 없고 증오만 있으며, 법은 구실이 되고 제도는 폭력으로 변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문화체육관광부의 한예종 감사를 정면으로 비난했다.

 

"그토록 품격을 외치던 정부에서, 나라의 문화를 공식 대표하는 장관 자신이 부적절한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일련의 돌출행동이 단순히 스타일의 문제이길 바랐지만, 한예종 사태는 이런 일말의 바람을 일축했습니다. 전면적인 표적감사 끝에, 한예종 통섭교육사업과 서사창작과, 이론과를 폐지 축소하라는 어이없는 결과가 통보됐습니다."

 

미술인들은 "이는 기본적으로 교육권에 속하는 것이지 정부가 행정감사 결과로 통보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문화행정의 일관성은 물론이고 행정의 원칙과 행정 자체가 실종됐다"고 밝혔다.

 

"간섭에 능하고 공포까지 주는 유 장관, 퇴진하시오!" 

 

또 이들은 "이제 지난 10년이 민주화의 시대였다는 것을 선선히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 비록 그 속도와 수준에 대한 평가가 다를지라도 크게 보면 예술계를 포함해 사회 전반은 민주화 되었다"며 "이런 변화에 익숙해진 만큼 (현 정부의) 10년 전으로의 회귀는 당황스럽다"고 탄식했다.

 

이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정부 당국의 책임을 꼬집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 수사가 다른 전임대통령과는 다른 그의 유다른 부패 때문이었다고, 수사기관은 진정으로 믿었을까요? 그렇게 믿고 싶었거나, 그렇게 믿는 척 했거나, 그렇게 믿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이제 우리 예술인들은 이러한 희생과 복수의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한편 이들 미술인들은 13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장충동 만해 NGO 교육센터에서 '문화예술의 자율성 회복을 위한 미술인 공개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이동연 한예종 교수와 박명학 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무총장 등이 나올 예정이다.


태그:#유인촌, #한예종, #미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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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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