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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1천 경희인 시국선언문

 

2009년의 유월을 살아가는 대학생들과 국민들은 22년 전 유월의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구호를 다시금 마주하게 되는 역사의 비통한 순간에 서있다.

 

지난 이십여년간 한국사회의 기본을 이루어 왔던 민주주의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으며 그 결과 前대통령까지 비극적 죽음으로 이르게 하는 야만적인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고액의 등록금으로 학기 초에만 수명이 목숨을 끊어야 했고, 살기위해 올라간 곳에서 용산의 철거민이 죽었으며 화물노동자가 죽었다. 그리고 통일운동에 평생을 바쳐온 고령의 목사님이 목숨을 버려야 했다. 생명의 죽음을 넘어선 민주주의의 죽음이며 민주주의의 죽음을 넘어선 한국사회의 후퇴이다.

 

지난해 광화문거리를 가득 메운 촛불의 함성에도 불구하고 새해 벽두부터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용산철거민들이 살기위해 올라간 옥탑에서 그야말로 참사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온 사회가 충격에 빠졌던 그 사건으로 인해 징계를 받은 책임자는 아무도 없으며 유족의 입에는 여전히 재갈이 물려지고 있다.

 

대학생활을 하며 수천의 빚을 지면서 공부하고도 바늘구멍과도 같은 취업길을 찾아 헤매야 하는 대학생들이 삭발을 하고 삼보일배를 하며 나섰지만 정부의 답변은 '반값등록금 약속한적 없다'는 거짓 뿐이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 학생과 학부모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다.

 

종부세 감세 등으로 부자들에게 100조의 세금을 줄여주었지만 비정규노동자들의 처지는 그대로 이고, 언론사 사장에 실력 있는 사람을 앉혀 두었다지만 동시에 PD들이 수배조치를 받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모든 권력으로부터 중립적이어야 할 검찰의 강압적이고 정치적인 수사로 인해 前대통령이 서거하기 까지 내몰았으며,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은 前 대통령의 장례식이 끝나자 마자 시민들의 의지를 담은 분향소는 경찰의 군화발 밑에 주저 앉도록 만들었다. 또한 집회, 결사, 표현의 자유는 대법관의 '촛불재판개입'이라는 사법역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몰고 오며 '경제위기'라는 국가적 대의에 짓눌려 100번에 한번 꼴로 집회허가를 하는 암울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소통이며 그것은 해당 집단의 권력을 가진자와 평범한 사람들간의 소통을 전제로 다양한 소통을 발생시켜 작동하는 것이다. 정부는 국민들이 선출한 권력이며 따라서 위임된 권력일 뿐이다. 국민없이 그 자체로 권력인 정부란 민주주의 사회 어디에도 없으며, 따라서 국민들과의 아무런 소통과 반성 없이 마치 경마장의 경주마처럼 제 갈길만 향해 가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은 비합리적이고 비민주적인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한국사회의 민주주의 시계를 되돌리고 있는 이명박 정부가 이제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국민들과의 소통 속에서 반성하길 바라며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1. 정부는 반값등록금 공약의 약속을 지키고 대학생들의 민생문제인 등록금/청년실업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1. 정부와 여당은 부자감세와 비정규법, 미디어법, 국정원강화법 등의 반민주-반민생악법을 즉각 철회해야 합니다

 

1. 민주주의의 기본인 언론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고 보장해야 하며 이를 배제하는 모든 공권력의 남용을 중단해야 합니다

 

1. 이명박 정부는 용산참사 피해자와 비정규직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통해 책임의 정치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1. 이명박 정부는 검경을 앞세운 폭력과 강압의 정치에 대해 사과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중심으로 국정기조를 전환해야 합니다

 

우리 1천명의 경희인들은 위와 같이 요구하며 한국사회가 제자리로 돌아올 때까지 노력할 것은 선언한다.

 

 


#시국선언#경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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