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경인선 전철 동인천역에서 내려 북적이는 지하상가로 내려와 북쪽 출구로 빠져나가면, 차양이 드리워진 넓은 길목에 늘어선 시장통과 마주하게 된다. 1950년대 인천에서 가장 큰 시장이었다는 중앙시장이다.

동인천역에서부터 배다리까지 이어진 이 시장은 서민들이 집안의 대소사를 한 곳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규모였다고 한다. 이따금 화재를 당해 손실이 컸지만 그때마다 오뚝이처럼 일어나 오늘까지 명맥을 이어왔다.

동인천 지하상가 입구
 동인천 지하상가 입구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중앙시장 골목
 중앙시장 골목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3층짜리 건물이 줄지어 서있다.
 3층짜리 건물이 줄지어 서있다.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특히 일제로부터 해방되던 해 전후부터 상인들이 모여 형성된, 우리나라의 근대화 시작과 함께한 여러 전통시장 중 한 곳이다. 당시에는 개천에 나무로 다리를 놓고 갑구(철도 쪽)와 병구(철도 건너편)을 오가던 시장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한다.

한국전쟁 이후 산업화와 더불어 갑구와 병구가 있던 개천을 메우고 도로가 생기면서 중앙시장 상인들이 모여 지금의 3층식 상가건물을 짓고 살아오고 있다. 인천 앞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결에 펄럭이는 차양 사이로 열린 하늘 위로 3층짜리 건물이 줄지어 선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무책임하고 무계획적인 인천시가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지난 2007년, 동구 송현동 100번지 일대 1만4천971㎡를 '2009년까지 시민을 위한 휴식 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며 벌인 동인천역 북광장 조성사업(도시재생사업)으로 70년 전통의 중앙시장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2008년 10월부터 광장조성을 위한 철거작업이 들어간 상태지만, 현재 상인과 주민들의 이주가 완전히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10월부터 철거가 시작되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철거가 시작되었다.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하지만 아직 상가를 운영하거나 이주를 하지 못한 주민들이 남아있다.
 하지만 아직 상가를 운영하거나 이주를 하지 못한 주민들이 남아있다.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그 가운데 집들은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그 가운데 집들은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양키시장이라고도 불린 중앙시장 골목이 사라지게 되었다.
 양키시장이라고도 불린 중앙시장 골목이 사라지게 되었다.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공원-주차장 만들겠다며 70년 전통 재래시장 없애는 인천시

관련해 인천시와 인천종합건설본부는 주민 이주가 완료되지 않은 가운데 안전장치도 없이 무리하게 철거를 강행해 주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철거는 동인천 중앙시장을 포함 동구 송현동 일대 지장물 조사를 받은 세대 총 143건 중 86여건이 보상협의를 완료하고 21개동의 공가가 발생하면서 시작되었다 한다.

중앙시장은 이주대책협의에 동의했지만 이주할 곳을 찾지 못한 주민들은 아직 남아 영업을 하고 있다. 이에 '인천시 개발관련 공동대응을 위한 연석회의'는 동인천 북광장 조성지역에서 '상가 및 주민의 이주가 완료된 후 철거할 것'을 인천시의 촉구한 바 있다.

순대골목도 사라진다.
 순대골목도 사라진다.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하지만 중앙시장 골목을 오가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중앙시장 골목을 오가는 사람들이 있다.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골목 한편에서 장기를 두는 할아버지들
 골목 한편에서 장기를 두는 할아버지들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그간 주민들과의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빚어온 인천시의 동인천 북광장 조성사업은, 토지 및 건축물에 대한 보상협의 지연으로 당초 계획과 달리 올 7월 착공해 2010년 12월 완공 예정이라 한다.

그리고 '미래도시' '명품도시'를 외치며 재개발에 빠진 인천시는 총 사업비 700억원을 들여 교통환승장, 정원, 음악분수, 자전거보관대, 편의시설 등을 설치하고 지하에는 102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조성할 것이라 한다.

결코 명품이라 할 수는 없지만 역사적 명물로 인천의 명물로 남기를 바라는 상인과 주민들이 대대로 지켜왔던, 이젠 사라질 날만 기다리는 중앙시장은 대형마트와 개발에 밀려 고려장 신세가 되고 말았다. 

올해 7월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 한다.
 올해 7월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 한다.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굳이 동인천 북광장을 조성해야 하는 이유를 정말 모르겠다.
 굳이 동인천 북광장을 조성해야 하는 이유를 정말 모르겠다.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중앙시장, #동인천북광장조성사업, #인천시, #재개발, #재래시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