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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골프장 건설 반대투쟁을 할려고 하니깐, 도대체가 도움을 줄곳을 찾지를 못했다고 한다. 춘천에 있는 환경운동단체나, 원주에 있는 환경운동단체나 모두가 골프장 투쟁에서 이긴 경험을 한 적이 없어서 모두가 참여하기를 꺼려했다.

 

마을 대책위원들은 무척 답답했다. 이렇게 골프장 반대투쟁이 어려운것인가에 시작도 하기 전에 난관에 부딪쳤고, 어딘가에 도움을 줄 사람들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정말 어렵게 어렵게 찾아낸 분이 여주에 사시는 환경운동 활동가이다. 여주라면 이미 골프장이 여러개 건립이 되어 있고, 서울에 사는 부자들이나 권력층들이 즐겨찾는 곳이며,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이라며, 구만리 대책위의 강의 요청에 흔쾌히 와주었다.

 

이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전국에서 골프장이 가장 많은 곳이 경기도이며, 그다음이 제주도, 그리고 강원도라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 강원도에서 무려 47개의 골프장을 건설하려는 계획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곳 춘천, 홍천에만 11개의 골프장을 건설하려고 한다니 정말 기가막힐 노릇이다. 그래서 강원도내에 47개의 골프장이 건설되면, 제주도를 제치고 경기도에 이어 2위를 차지하게 된단다.

 

마을주민들은 여러번 계속되는 강연회와 기존에 골프장 투쟁을 진행했던 경험사례들을 접하게되었다. 그리고 패배이유의 첫번째가 마을주민내의 분열이라는 것도 알았고, 마을 주민들이 단결하지 못하면 아무리 바깥에서 도와준다고 해도 결국은 패배할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알았다.

 

주민대책위의 숨은 일꾼! 반경순 위원장, 반종표 부위원장, 이 두사람은 골프장 건설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호흡이 척척 맞아, 대책위 활동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특히나 반종표 부위원장은 골프장 문제가 터지기 직전까지 홍천군 농민회 사무국장을 역임한 탓인지, 마을에서 이번 투쟁에 대한 기대가 컸다고 한다. 하지만 홍천군 농민회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는 상태에서 반종표 부위원장은 믿을 건 주민들의 단결력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일단 먼저 싸움을 시작한 춘천시 남산면 수동리에 찾아가 골프장 현황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들으면서 각 시,군별로 역량이 되는 곳을 묶어서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주위 시,군을 찾아보니, 횡성 서원면, 원주 신림면, 강릉 구정면등 먼저 이야기가 통하고 마을끼리 소통하기 시작했다. 골프장 투쟁은 단순히 땅값을 높이 보상받는 투쟁이 아니라는 인식을 하고 있는 대책위끼리 의기투합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골프장 반대투쟁이 환경문제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는 판단아래,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모든 단체를 방문하기 시작했다. 마을 주민들의 단결력을 보강해줄 이론가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한명씩 한명씩 만나기 시작했다. 춘천 환경련 상임대표-반경순 대책위원장과 친구사이기도 하다. 원주 녹색연합의 이승현 활동가등이 대표적이다.

 

아직은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골프장 문제는 의례히 땅값보상문제와 마을발전기금등 금전적인 문제로 취급하여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 골프장 문제는 소위 뜨는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고, 패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팽배해있었다.

 

그래서 대책위는 시민사회단체를 믿는 것보다는 마을주민들의 힘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하고,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단 행정적인 문제점을 따져보기 위해, 평생 한번도 써보지 않았던 인터넷을 뒤져서 각종 자료들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골프장이 농촌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리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또한 청와대에, 감사원에, 행정안전부에, 도청, 군청, 환경청등 골프장과 관련된 곳이라면 각종 민원을 제기해보는 방식으로 접근해보기로 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잘알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는것뿐..' 그러는 와중에 골프장 사업자측은 환경영향평가를 하기 위해 임도를 닦기 시작했다.

 

마을 주민들은 투쟁을 준비하면서 선거 때만 되면 아쉬운 소리하는 군의원, 군수, 국회의원 등 정치꾼 또한 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또한번 세상의 쓴맛을 느껴야 했다. 이렇게 구만리 주민들이 골프장을 통해 세상을 배워가는 와중에, 강원도에 47개의 골프장을 건설하려는 강원도와 각 시,군 지자체를 향한 마을주민들의 투쟁은 새로운 계기를 통해 전환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골프장, #구만리, #홍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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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이야기를 많이 쓰고 싶습니다. 한국의 농업, 강원도의 농민이야기를 꾸준히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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