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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환경의 날(6월 5일)을 앞두고, 주민들의 생존권과 환경을 파괴하는 개발은 중단되어야만 합니다."

 

종교인들이 각종 개발사업으로 주민 공동체가 파괴된다며 목소리를 냈다. 특히 5일 국가산업단지계획심의위원회가 마산 수정일반산업단지(STX 조선공장) 조성 여부를 심의하는 가운데, 종교인들이 뭉쳐 수정산업단지 반대를 외친 것이다.

 

이암(화방사)·월서(길상사) 스님과 김광철 교무(원불교), 장헌권 목사(개신교), 백남해·박창균·김영식·이상원·강성곤·장요세파 신부(천주교) 등 종교계 인사들은 3일 오후 천주교 마산교구청 대강당에서 '환경의 날 종교인 기자회견'을 열었다.

 

일부 종교인들은 뜻을 같이 하지만, 다른 일정 때문에 기자회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백남해 신부는 "환경이 파괴되지 않는다면 환경의 날이 필요 없을 것"이라며 "환경의 날이 필요 없을 때까지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균 신부는 "무슨 날을 기리는 것은 그만큼 되어지지않기 때문에 정해 놓은 것 같다"면서 "평상시에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는 이런 날들을 보면 새삼 느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지방정부의 수많은 개발행위들이 소수라는 이유로 몰아가고 지역에서 서로를 원수처럼 대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아 왔다"면서 "그런 과정에서 과연 종교인들이 해왔던 역할이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고, 찬반 주민들을 다 보면서 종교인들이 해야 할 역할들이 무엇인가 고민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암 스님은 "종교인들은 절대선을 추구하는데, 절대적으로 옳다면 성직자들이 가게 된다"면서 "성직자들이 하는 일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달라"고 말했다.

 

종교인들은 4대강 정비사업뿐만 아니라 자굴산골프장(의령), 수정마을(마산), 진전 레미콘공장(마산), 남강댐 수위상승(사천 등), 하남산업단지(밀양) 등과 관련한 각종 개발문제들을 보면서 입장을 밝히기로 한 것이다.

 

종교인들은 "현 정부가 바뀌어야하고 지방정부가 바뀌어야 한다"면서 "주민의견을 무시하고 탁상행정으로 밀어붙이는 사업들로 인하여 국토가 만신창이가 되었고, 그 속에 살고 있는 주민공동체가 파괴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수정마을 주민들이 겪는 아픔과 투쟁은 그 중에 하나의 사례"라며 "이런 안타까운 주민들의 실상을 더 이상 그대로 두고 보고 있기가 어려워 관련 종교계가 나섰다"고 밝혔다.

 

"환경평가 공정했는지 따져봐야"

 

수정일반산업단지 조성 여부는 현재 국가산업단지계획심의위원회의 심의(5일) 단계에 있다. 이 심의는 법적·행정적 절차의 마지막 단계라 할 수 있다.  마산 수정마을 주민과 환경단체는 일반산업단지 조성에 반대하고 있으며, 마산시는 수정만을 매립해 이곳에 STX조선공장을 유치할 계획이다.

 

종교인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국가와 지방정부의 많은 사업들이 주민들 사이를 원수로 만들어가고, 지역의 공동체를 해체해 가는지를 우리는 똑똑히 보아왔다"면서 "주민들 사이를 화합시켜야 할 정부는 오히려 이들을 갈라서 싸움을 부추기는 세력이 되어 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도 보아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종교인들은 "오직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목적을 이루기만하면 된다는 밀어붙이기식의 행정편의주의가 이런 일을 일으키는 원인이라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종교인들은 수정일반산업단지 심의와 관련해 "사업지역의 환경평가가 과연 공정하게 이루어졌는지를 제대로 따져볼 것"과 "지역주민의 의사가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따져볼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만약에 타당성이 인정되어 사업이 진행되어져야 한다면 주민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하여 선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이것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종교인들의 양심으로 국가와 지방정부를 비롯한 모든 권력과 이러한 사업들을 심의하는 모든 이들의 양심에 호소하고 아울러 충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종교인들은 앞으로 지역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와 관련해 대처하기 위한 연대단체 구성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태그:#환경의날, #종교인, #수정일반산업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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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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