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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여는 절"이란 뜻의 개심사, 충남 서산시 운산면 상왕산 자락에 위치한 고찰이다. 백제 의자왕 때 창건되어 1300년이라는 긴 세월의 풍랑을 겪어온 이 절은 처음에는 개원사로 불리웠다. 고려 충정왕 때에 처능 스님이 중건하면서부터 개심사로 불리워졌다 한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서산톨게이트에서 빠져 나오면 서산시 운산면이라는 면소재지에 이른다. 운산면 사거리에서 다시 해미방향으로 2차선 도로를 따라 10여 분 달리면 넓은 구릉지대의 초원이 나타난다. 바로 이곳은 서산의 삼화목장이라는 곳으로 여러 개의 야산을 깍아 목초지로 만들어 놓은 꽤나 큰 목장이다.

 

넓은 초원의 푸른 하늘엔 뭉게구름이 둥실 떠 있고, 소떼들이 한가로이 돌아다니며 풀을 뜯고 있다. 마치 동화속의 그림 같다. 당장 차에서 뛰어 내려 푸른 하늘이 맞닿아 있는 저 넓은 풀밭을 마구 달려 보고 싶은 심정이다. 특히 벚꽃이 피는 사월이면 목장 주변에 심어져 있는 많은 벚꽃으로 푸른 초원과 더불어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 이곳은 상춘객들이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벚꽃이 피는 봄에 개심사로 안내하는 이정표를 따라 삼화목장을 지나다 보면 특이한 풍경을 만나게 된다. 목장에서 풀을 뜯고 있는 소들 뿐 아니라 넓은 초원을 돌아다니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고사리를 뜯는 사람들이다. 이곳은 고사리 밭이라 할 정도로 고사리가 많아 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목장을 찾아 고사리를 뜯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신창저수지를 지나 개심사 입구로 들어서자 길가에서 나물과 약채를 파는 아주머니들이 반긴다. 그들과 가벼운 눈인사를 나누고 개심사로 들어서는 일주문으로 걸음을 옮기었다. 일주문 주변에는 두 그루의 큰 나무가 호위하듯 서있고, 지붕너머로 푸른 하늘이 시원히 열려 있다.

 

그곳에 서서 일주문 안을 멀리 바라보았다. 개심사로 향하는 숲길이 발랄한 산빛으로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신록이 우거진 숲속으로 맑은 햇빛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솔 내음이 진하게 풍겨오는 오월의 숲속, 그 산길을 따라 걸어가자 계곡을 타고 마중 나온 산사의 목탁소리가 세속의 번뇌를 잠재우며 천천히 산사로 안내를 한다.

개심사에 들어서자, 직사각형의 작은 연못이 있고 그 위로 외나무다리가 걸려 있다. 절 마당에는 부처님 오신날 걸어 놓은 연등이 아직 걸려 있고, 은은한 독경소리가 마음의 문을 열고 들어와 부처의 가르침을 전한다. 나무 그늘에 풀썩 주저앉아 바람에 나부끼는 풍경소리를 귀에 담고 있으니 천국이 따로 없다. 마음의 잡다한 번뇌가 사라지고 평화로움이 가득할 뿐이다.

 

 


개심사는 비록 크지 않은 작은 절이지만 산으로 둘러쳐 있어 분위기가 아늑하고 고향집같이 정겨운 곳이다. 고려 말 팔자지붕양식에서 조선시대 맞배지붕의 형식으로 넘어오는 시기에 지어진 건물로 단청을 하지 않았다. 특히 휘어진 목재를 그대로 기둥과 대들보로 사용함으로써 독특함이 묻어 있는 소박한 절이다.

 


개심사가 위치한 상왕산은 풍수지리로 보면 코끼리를 닮았다 한다. 부처님을 상징하는 코끼리의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이곳에는 직사각형의 연못을 만들고, 해탈문으로 건너는 외나무다리를 놓았다 한다. 개심사 입구의 연못에 놓여진 외나무 다리를 건너고 해탈문을 지나 안양루에 오르면 절과 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월의 신록이 주는 싱그러움이 고스란히 절에 묻어 있어 마음에 큰 위안을 받는 느낌이다. 개심사는 충남 4대절이라 할 만큼 명성에 걸맞게 찾는 이들이 많은 곳이다. 특히 벚꽃이 절정을 이루는 사월이면 탄성이 절로 날 큼 아름다운 곳이다.

덧붙이는 글 | sbs유포터에도 송고합니다


태그:#개심사, #삼화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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