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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아침부터 연일 들려오는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와 조문관련 소식이 마음을 착잡하게 합니다. 마음이 심란해 27일 새벽 0시 10분경 서울역에 설치된 '고 노무현 전대통령 분향소'를 찾았습니다. 조문을 하기위해서입니다. 물론 이전 대한문 분향소에서도 여러 차례 문상을 했습니다.

 

이날 촛불을 들고 나온 문상객들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예의를 차린 듯 검정색 옷을 입은 조문객들이 상당수 눈에 들어왔습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인지 경비를 펼치는 전경들의 발길도 분주했습니다. 늦은 저녁 시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조문행렬에 동참했습니다. 줄을 선지 20분이 지나서야 조문을 할 수 있었습니다.

 

조문을 하기 바로 직전, 그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에게서 '근조 리본'과 '하얀 국화' 한 송이를 건네받고 곧바로 분향소를 향했습니다. 먼저 리본을 달았습니다. 한 송이 국화꽃을 손에 들고 하얀 국화꽃에 둘러싸여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고 노무현 전대통령 영정에 다가갔습니다. 앞에 서자 왠지 가슴이 복받쳐 눈물이 흘렀습니다. 먼저 국화꽃 한 송이를 영정에 받쳤습니다. 그리고 잠시 묵념을 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줄을 선 20여명의 조문객들과 재배를 했습니다. 잠시 묵도를 하고 분향소 밖으로 향했습니다.

 

 

분향소를 나와 남영동 쪽 서울역 광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으로 갔습니다. 생전 고인의 발자취를 더듬은 다큐멘터리가 방영되고 있었습니다. 마치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한 것처럼 문상객들은 나란히 계단에 앉아 다큐멘터리에 몰입한 듯했습니다. 프로그램 제목은 정확히 알 수 없었으나, 고인이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귀향한 후, 봉하 마을에서 살면서 활동하고 있는 모습들이었습니다.

 

동네 사람들과 어울려서 막걸리를 마시는 모습이며, 관광객들과 다정다감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들이 화면을 채웠습니다. 권양숙 여사와 함께 산책을 한 고인의 모습도 엿보였습니다. 다큐를 관람하고 있는 관람객들의 모습이 확연히 구별됐습니다. 생전 고인의 재치 있는 유머에 웃기도 하고, 고인이 고민하는 모습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갈색 머리의 외국인 관광객들도 목격됐습니다.

 

잠시 분향소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가지고간 디지털 카메라로 분향소의 모습들도 촬영했습니다. 먼저 눈에 확연히 들어온 것은 '우리들이 대통령을 보내드리는 글들'이라고 적힌 노란색지의 수많은 메모장들이었습니다. 특히 줄에 매달려 뭔가 써 있는 근조 리본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장 눈길을 끈 노란색 리본의 글귀를 한 구절 소개하겠습니다. "당신이 안 계신 이 세상에도 희망을 꿈꿀 수 있을까요. 당신이 벌써 너무나 그립습니다."

 

바로 옆에 설치된 대자보에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 조중동과 뉴라이트 등의 조문을 반대하는 글들도 눈에 보였습니다. 또 대자보를 한 구절을 소개하겠습니다. "벼랑 끝에 내 몰은 자? 누구인가? 한나라당, 뉴라이트, 조중동, 이명박 조문 NO."

 

이곳 또다른 대자보에 "우리는 국장을 원한다. 가식적인 서울역 분향소 말고 시청을..."이라고 적힌 글귀가 현실을 대변하는 듯 보였습니다. 한참 동안 분향소 주변을 서성이다가, 동이 틀때 쯤 집을 향했습니다.

 

 

 

 


태그:#고 노무현 전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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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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