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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에서 제주항을 오가는 남해고속카훼리7호 선장실을 견학온 통영제일고 학생들이 1등항해사의 설명속에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흥에서 제주항을 오가는 남해고속카훼리7호 선장실을 견학온 통영제일고 학생들이 1등항해사의 설명속에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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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으로 150도 유지 현재속도 19.2노트(38km/h) 현재위치는 항에서 중앙도를 통과중입니다!"

선장실이 있는 조타실에 들어서자 1등항해사의 좌표지시에 따라 조타수가 키를 조작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평소 생각했던 것과 사뭇 다른 긴장감이 넘쳐 흐릅니다.

현재 파고 0.5m  풍속 3~5m로 서쪽에서 불어오는 하늬바람 속에 1077명을 태운 '남해고속 카훼리7호'는 길이 116m 무게 9000톤으로 4500마력 엔진2대가 동시에 기동하여 녹동을 출발, 제주항을 향해 거대한 몸집을 움직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젊었을 때부터 외항선을 탓다는 1등항해사 장태석씨(48년생)는 "못살 때는 돈만 벌어주면 되었지만 요즘 부부라는 게 돈만 벌어온다고 좋은 남편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산다는 것이 뱃사람들의 가장 힘든 점" 라고 말합니다.

또한 평생 바닷생활로 아내가 자식 둘을 키웠고 이제 둘 다 결혼을 시켰는데 뱃길만큼은 훤하다"는 얘기가 오갈 즈음 갑판장의 부탁으로 수학여행 온 통영제일고 1학생들은 선장실 견학에 신기할 따름입니다.

조타실 견학으로 직접 키를 잡으며 선장체험을 해본 김홍지 학생은 "태어나서 처음 잡아본 배운전이 너무 신기하다며 3박4일 수학여행 일정이 즐거울 것 같다"는 소감입니다.

가족과 직장에 얽매여 살다 보면 좀처럼 자신만의 시간을 내기가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특히 가족이 아닌 직장동료들 간의 여행은 더욱 그러하지요.

여천산단에서 교대근무를 하는 우리 동료들은 두어 달 전부터 여행을 계획했고 지난 20일 집과 회사로부터 해방을 맞으며 1박2일간의 제주도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배에 올라 우리 일행은 2등석에 자리를 펴고 총무가 준비해온 자연산 감성돔/도다리 횟감으로 밤새도록 공장운전을 하느라 지친 피로도 잊은 채 3시간 반 동안 주거니 받거니 하다보니 어느새 제주 신항4부두에 도착하였습니다.

한때 금강산 관광여행객을 실어 나르던 설봉호는 제주에서 부산간 정기여객선으로 변신했고 이날 제주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때 금강산 관광여행객을 실어 나르던 설봉호는 제주에서 부산간 정기여객선으로 변신했고 이날 제주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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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위에서 바라보는 제주항의 첫인상은 수 km에 이르는 탑동방파제와 하멜등대 그리고 제주의 맑은 공기에 이국적인 정취마저 느껴집니다. 또한 항구에는 예전 금강산관광 때 동해에서 금강산을 오갔던 '설봉호'가 사람들의 눈을 압도합니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고 '설봉호'는 현재 부산에서 제주를 오가며 정기 여객선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합니다.

한때 남과 북의 해상을 잇고 금강산 관광으로 민간교류를 만들어 냈던 '설봉호'를 보면서 지금은 육로 관광마저 중단되고, 남북간 경.협 역시 분단위기에 놓여 있는 시점에서 부산을 오가는 설봉호는 정치적인 상황을 떠나 분단의 아픔이 느껴집니다. 또한 인천에서 제주를 오가는 '오하마나호' 규모 역시 설봉호와 쌍벽을 이루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최남단섬 마라도에 해물짜장이 등장한 이유?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우리 일행은 예약된 렌트카를 받고 곧바로 마라도를 가기 위하여 서귀포에 있는 모슬포항으로 출발하였습니다.

"대한민국 최남단"이라고 적힌 마라도 비문에서 기념촬영중인 여천NCC 에틸렌3담당 교대B조원들과 함께!
 "대한민국 최남단"이라고 적힌 마라도 비문에서 기념촬영중인 여천NCC 에틸렌3담당 교대B조원들과 함께!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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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는 모슬포항에서 직선거리 11km에 위치한 대한민국의 최남단섬으로 배로 30여 분 소요됩니다. 이곳에는 현재 35가구의 마을 주민들이 살고 있고 해마다 연인원 3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고 합니다. 또한 지금은 7명의 해녀들이 조업을 통해 채취한 해산물인 대형전복과 낚시꾼들이 좋아하는 돌돔, 뱅어돔, 자라돔 포인트로 유명합니다.

또한 포구가 없기 때문에 배로 생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없고 거의 모든 주민들이 집집마다 전동차를 소유하고 있어 배에서 내리면 관광객을 위한 전동차 대여 호객행위가 이어지는데 잘 흥정하면 2만원도 가능합니다.

마라도에는 한때 모 핸드폰 광고에 이창명의 '짜장면 시키신 분'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자장면이 유명해져 여기에서 먹는 오천원짜리 마라도 해물짜장은 별미 중의 별미!

우리 일행도 배를 타면서 미리 자장면 10그릇을 예약했는데 그곳은 마라도에서 2대째 운영중인 '원조 마라도 해물 짜장면 집'입니다.

원조 마라도 자장면집 간판 밑에 주인집 개가 한가로이 누워있다.
 원조 마라도 자장면집 간판 밑에 주인집 개가 한가로이 누워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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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간 자장면집을 운영하는 방빛남(34세)씨는 "우리 집은 국내방송은 물론 CNN,후지TV 등8개 업체에서 취재를 해갔다"며 최고의 맛을 자랑합니다.

또한 인구가 몇 가구 안 되는 섬에서 어떻게 자장면을 팔 생각을 했냐는 질문에 "1시간 반 간격으로 운행되는 뱃시간에 맞추다보니 섬을 오가는 많은 관광객이 짧은 시간 동안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다보니 짜장면이 제격이라며 하루 100~200그릇을 팔고 있다"고 대답합니다.

자장면을 먹은 후 전동차로 대한민국 최남단비와 마라도 등대등 원시적인 생태가 잘 보존되어 있는 마라도의 주변을 둘러보니 작은 섬이지만 국토의 끝이라 더욱 의미가 남다릅니다.

마라도를 빠져나온 후 송악산 해안일대와 산방산도 둘러 보았습니다. 화산폭발시 한라산 백록담의 분화구가 날아와 산을 이루었다는 전설이 있는 산방산과 일제시대 무기를 숨기기 위해 강제징역으로 끌려가 해안가에 굴을 팠던 흔적이 곳곳이 널려 있는 송악산 해변 일대는 불행했던 역사체험의 장으로 가볼만 합니다.

우리가 묵었던 하원동에 위치한 빨간지붕 펜션은 자연과 어우러져 좋은 쉼터를 제공했다.
 우리가 묵었던 하원동에 위치한 빨간지붕 펜션은 자연과 어우러져 좋은 쉼터를 제공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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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중문관광을 마치고 예약한 숙소가 있는 서귀포 하원동에 위치한 '빨간지붕' 펜션으로 갔습니다. 잘 꾸며진 정원과 빨간지붕과의 조화는  마치 숲 속의 그림 같은 집을 연상케 합니다. 언론계에서 정년퇴직 후 빨간지붕을 운영하고 있는 고행원(71세)씨는 "언론계에 종사 때 각국 세미나를 가봐도 제주만큼 좋은 곳이 없었다"며 당시 제주에 땅을 조금 산 것이 정년 후 실행에 옮겼다"며 현재 삶에 만족감을 표시했습니다.

저녁은 펜션에서 미리 예약한 흑돼지 바베큐구이에 회포를 풀면서 이국땅 제주의 밤은 그렇게 깊어갔습니다.

신선들이 사는 병풍바위 오백나한과 조화 이룬 한라산 철쭉

다음날 아침을 마친 동료들은 7시부터 여행의 백미 한라산 철쭉을 보기 위해 영실휴게소를 향하였습니다.

제주철쭉과 조화를 이룬 제주조릿대는 숲속 야생동물들의 좋은 보금자리터이다.
 제주철쭉과 조화를 이룬 제주조릿대는 숲속 야생동물들의 좋은 보금자리터이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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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휴식년제 때문에 백록담까지는 갈 수 없지만 우리가 택한 영실(해발1280m)에서 윗세오름(1700)을 지나 어리목으로 내려오는 코스(8.4km)는 영실기암과 한라산 철쭉을 가장 잘 볼 수 있습니다. 영주십경의 으뜸이라고 불리는 영실기암은 옛부터 천태만상의 울창한 숲들이 어우러져 절경으로 병풍바위에 관한 오백장군의 전설 속에 '오백나한'으로도 유명합니다.

또한 가장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한라산 철쭉으로 꽃이 만개했다는 방송과는 달리 중간은 한참 피어나고 있고 정상으로 갈수록 봉우리가 맺혀 있어 6월초까지는 철쭉을 보기에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해풍을 받으며 피어난 한라산의 아름다운 철쭉 군락지와 정상에 펼쳐지는 난쟁이 대나무 제주조릿대 군락지의 조화는 또 다른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냅니다.

또한 새롭게 안 사실이지만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간다'는 구상나무숲은 백록담을 중심으로 해발 1400m에서 약800만평이 자라고 있어 우리나라 최대의 구상나무 숲으로 이곳 제주도를 찾게 하고 있습니다.


잠시 틀에 박힌 일상에서 벗어나 제주도의 여행을 통해 우리 동료들은 삶을 새롭게 재충전합니다. 저마다 다르게 삶의 목표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 동료들이지만 1박2일 동안 부대낌을 통해 나눈 동료애는 특별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제주여행을 통해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태그:#마라도, #한라산 철쭉, #제주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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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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