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빠우 웬의 연주를 들으면서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하는 관객도 있었다. 공명이 잘되는 현악기의 맑은 음색을 들으면서 기분이 좋았다고 하는 말을 들으면서 말로만 듣던 음악치료에 대한 관심이 생겨났다.
▲ 중국 전통 21현 악기 구정(古?, Gu Zheng)을 연주하고 있는 빠우 웬. 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빠우 웬의 연주를 들으면서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하는 관객도 있었다. 공명이 잘되는 현악기의 맑은 음색을 들으면서 기분이 좋았다고 하는 말을 들으면서 말로만 듣던 음악치료에 대한 관심이 생겨났다.
ⓒ 강성구

관련사진보기


리허설 때와 달리 곡의 순서를 바꾼 것을 진행자에게 알리지 않아서 긴장된 순간을 맞이했던 리우 영영. 두번째 곡의 배경음악이 잔잔하게 흘러나오자 능숙한 솜씨로 얼후를 연주하면서 미소를 그치지 않았다.
▲ 배경음악으로 인해 우여곡절을 겪었던 리우 영영의 얼후(二胡, Er Hu ) 연주장면. 리허설 때와 달리 곡의 순서를 바꾼 것을 진행자에게 알리지 않아서 긴장된 순간을 맞이했던 리우 영영. 두번째 곡의 배경음악이 잔잔하게 흘러나오자 능숙한 솜씨로 얼후를 연주하면서 미소를 그치지 않았다.
ⓒ 강성구

관련사진보기


'세계인의 날'이었던 2009년 5월 20일 저녁, 마포구 망원동의 한 소극장에서 독특한 연주회가 열렸다. 다문화 어린이들에 대한 관심이 많은 오명록 대표가 설립 중인 <사단법인 소파 어린이세상>(준)에서 한국으로 유학을 온 중국인 학생들을 위해 작은 극장을 빌려서 중국의 전통악기 연주회를 할 수 있게 해 준 것이다. 중국의 전통 현악기인 "구정"(古筝, Gu Zheng)과 얼후(二胡, Er Hu) 연주회를 하고 싶다는 빠우 웬(鮑 文)과 리우 영영(劉 營營)의 바램을 성사시켜 주기 위해 한국방정환재단의 공유상 상임이사와 함께 지인들로부터 조금씩 후원금을 모아서 소극장을 대관하기로 하였고, 5월 20일 저녁 7시 30분 성산동의 성미산마을극장 '나루'에서 그 막을 올리게 되었던 것이다.

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빠우 웬은 우리나라의 가야금과 비슷해 보이는 현악기(21현) 구정(古筝, Gu Zheng)을 연주했고, 광운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리우 영영은 한국의 아쟁과 흡사해 보이는 찰현악기(2현) 얼후(二胡, Er Hu)를 연주했다. 조금 일찍 도착한 덕분에 리허설부터 볼 수 있었는데, 극장 나루의 기술운영팀 박창순 팀장이 전체적인 연주회 무대를 생각하면서 두 연주자를 위해 조명과 배경음악을 맞춰주고 각종 장비들을 설치하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오후 7시가 넘어서자 한사람 두사람 관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망원동에서 약국을 운영한다고 하는 장영옥 약사를 비롯한 지역 주민들, 연희동의 한성화교 중학교 여학생들, 빠우 웬을 응원하러 온 국민대학교의 학생들,  공유상 상임이사의 지인들과 그 가족들이 소극장으로 차례차례 들어섰다. 휑~ 해 보이던 극장의 알록달록한 의자들은 찾아온 관객들으로 가득찼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연주회의 시작을 기다렸는데 이윽고 천정의 조명이 들어오면서 연주회가 시작되었다.

망원동의 한 어린이 관객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다가 연주회에 참석했다. 친구와 함께 스케이트를 벗어들고 알록달록한 의자에 앉아서 감상하다가 옆으로 엎드려서 연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가족들이 모여서 기분 좋은 행사를 여는 것과 같은 감흥에 빠졌던 연주회였다.
▲ 빠우 웬의 구정 연주를 감상하고 있는 극장 나루의 관객들. 망원동의 한 어린이 관객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다가 연주회에 참석했다. 친구와 함께 스케이트를 벗어들고 알록달록한 의자에 앉아서 감상하다가 옆으로 엎드려서 연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가족들이 모여서 기분 좋은 행사를 여는 것과 같은 감흥에 빠졌던 연주회였다.
ⓒ 강성구

관련사진보기


왼쪽은 빨간색 중국 전통의상을 입은 리우 영영, 오른쪽은 하얀색 전통의상을 입은 빠우 웬. 특별한 마감처리를 하지않은 극장의 벽이 벽돌을 그대로 보여준다.
▲ 사회를 보는 오명록 회장과 연주자들 왼쪽은 빨간색 중국 전통의상을 입은 리우 영영, 오른쪽은 하얀색 전통의상을 입은 빠우 웬. 특별한 마감처리를 하지않은 극장의 벽이 벽돌을 그대로 보여준다.
ⓒ 강성구

관련사진보기


현재 광운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리우 영영은 중국의 길림성이 고향이라고 한다. 아직 한국말이 서투르기도 하지만 한국어를 배우는 것과 한국에서 살아가는 것이 즐겁고 주변에서 많이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한다. 두 줄짜리 찰현악기인 얼후를 연주하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고 다시금 힘을 내곤 한다고 말하는 리우 영영을 보면서 이번 연주회의 의미를 새겨보았다.
▲ 중국 전통 찰현악기 얼후(二胡, Er Hu)를 연주하고 있는 리우 영영(劉 營營). 현재 광운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리우 영영은 중국의 길림성이 고향이라고 한다. 아직 한국말이 서투르기도 하지만 한국어를 배우는 것과 한국에서 살아가는 것이 즐겁고 주변에서 많이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한다. 두 줄짜리 찰현악기인 얼후를 연주하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고 다시금 힘을 내곤 한다고 말하는 리우 영영을 보면서 이번 연주회의 의미를 새겨보았다.
ⓒ 강성구

관련사진보기


오명록 대표가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구수하게 전해주며 사회를 보았다. 그리고 소개받은 빠우 웬이 첫번째 곡 <어주창만>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중국 악기 구정이 어떤 악기인지 알고있는 관객들이 적어서 그랬는지 다들 처음 대하는 악기에 관심을 보이며 집중해서 연주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이어서 두번째 연주곡으로 영화 <왕의 남자> 주제곡인 이선희의 <인연>, 감미롭고 부드러운 <바람 중 비 꽃을 피우는 구름>까지 1부 구정 연주가 끝이났고, 뒤를 이어서 사회자의 소개를 받은 리우 영영이 무대에 등장했다.

여기서 작은 문제가 발생했다. 얼후를 가지고 자리에 앉은 리우 영영이 기술팀을 바라보기만 하고 연주를 시작하지 않는 것이었다. 문제의 원인은 배경음악이었다. 리허설 때에는 잘 맞춰졌던 배경음악이 리우 영영의 애처로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들려오질 않는 것이었다. 자꾸만 시간이 흐르고 다급해진 직원이 위층 기술팀의 음향관리 담당에게 뛰어 올라갔다. 이제 관객들도 연주자와 위층을 바라보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잠시 후 잔잔한 배경 음악이 극장 전체를 감싸는 순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미소를 띤 리우 영영이 얼후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리우 영영의 첫곡, 미풍 부는 가을에 밀밭을 거닐던 작가의 기억을 곡으로 만든 <밀밭은 마치 파도와 같다> 연주가 끝났다. 그런데 두번째 곡을 연주해야 할 리우 영영이 또 위층을 올려다 보며 연주를 시작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였지만 리우 영영의 연주곡 세곡 가운데 한곡엔 배경음악이 없었고, 리허설 때에 배경음악이 없는 그 곡을 제일 첫 곡으로 먼저 연주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그런데 빠우 웬과 리우 영영 두사람이 연주회 시작 직전에 그 배경음악 없는 곡을 맨 나중에 연주하기로 바꿨다고 한다. 윗층에 있던 극장 '나루'의 박창순 팀장은 그 사실을 모른채 연주가 안되는 상황에 무척 당황했다고 한다. 뛰어 올라간 직원의 설명을 듣고서야 원래 세번째 마지막 곡으로 알고 있었던 <양소>의 배경음악을 틀었고 그제서야 리우 영영은 두번째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사진 맨 왼쪽부터 한국방정환재단의 공유상 상임이사, 얼후 연주자 리우 영영, 구정 연주자 빠우 웬, 후원자 박관영, 사단법인 소파 어린이세상(준) 오명록 대표. 꽃다발 보다 더 큰 감동의 보름달을 가슴에 안을 수 있었던 연주회였다. 두번째 연주회에 대한 꿈을 함께 꾸면서 기뻐했다.
▲ 이번 한중 사랑의 문화나눔 친선음악회를 준비한 사람들. 사진 맨 왼쪽부터 한국방정환재단의 공유상 상임이사, 얼후 연주자 리우 영영, 구정 연주자 빠우 웬, 후원자 박관영, 사단법인 소파 어린이세상(준) 오명록 대표. 꽃다발 보다 더 큰 감동의 보름달을 가슴에 안을 수 있었던 연주회였다. 두번째 연주회에 대한 꿈을 함께 꾸면서 기뻐했다.
ⓒ 강성구

관련사진보기


현재 네이버에서 "얼후랑"이라고 하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중국의 전통악기를 가르치고 있는 박영진 선생은 한국과 중국이 음악과 같은 문화로 상호 친숙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한다. 얼후라고 하는 악기는 두줄로 이루어진 찰현악기로서 남호, 호금, 경호 등과 같은 여러 종휴의 얼후 악기가 있다고 한다.
▲ 한국에서 얼후(二胡, Er Hu)를 가르치고 있는 얼후 연주자 박영진 선생. 현재 네이버에서 "얼후랑"이라고 하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중국의 전통악기를 가르치고 있는 박영진 선생은 한국과 중국이 음악과 같은 문화로 상호 친숙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한다. 얼후라고 하는 악기는 두줄로 이루어진 찰현악기로서 남호, 호금, 경호 등과 같은 여러 종휴의 얼후 악기가 있다고 한다.
ⓒ 강성구

관련사진보기


우여곡절 끝에 리우 영영의 얼후 연주가 끝났고, 다시 빠우 웬의 차례가 되었다. 영화 <첨밀밀>의 주제가 '첨밀밀'을 비롯한 3곡의 구정 연주를 무사히 마쳤다. 관객들은 아쉬운 마음에 앵콜을 외치면서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환하게 웃고 있던 빠우 웬이 다시 무대로 나와서 인기 드라마 <대장금>의 주제음악이었던 '희망'을 연주하는 것으로 "한·중 사랑의 문화나눔 친선음악회"는 막을 내렸다.

연주회가 끝난 뒤 리우 영영이 객석에 앉아있던 한 사람에게 반가운 인사를 전하면서 만면에 미소를 띠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그 사람은 한국에서 얼후를 가르치고 있는 박영진 선생이었다. 얼마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다문화행사가 열렸었는데 거기에서 리우 영영과 박영진 선생이 합주를 할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그 인연으로 박 선생이 리우 영영의 얼후 연주를 감상하러 오게 된 것이었다.

또 한성화교 중학교에서 온 다섯명의 여학생들은 빠우 웬에게 다가가서 멋진 연주였다고 축하해 주면서 알아들을 수 없는 중국어로 반갑고 다정한 대화를 나누었다. 국민대학교에서 온 응원단들도 꽃다발과 축하케익 등을 전하면서 연주자들과 화기애애한 뒤풀이를 나누었다.

마포구 망원동의 한 동네 소극장에서 열린 작은 연주회였지만 세계인의 날을 기념할 만한 큰 의미를 남긴 멋진 연주회였다고 인정하고 싶다. 타국으로 유학을 와서 공부하며 생활한다는 것이 쉽지않은 일인데 그 속에서 자국의 전통악기를 한국에 알리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지고서 연주회를 해냈다는 것에 다시 한번 더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유학, 또는 취업을 하러 한국으로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다. 예전에 우리나라 국민들도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로 취업하러 갔었고, 미국의 농장에 취업하러 떠났던 뉴스를 본 기억이 난다.

지금 한국으로 들어오는 외국인들을 대하는 우리의 시선이 어떠한지 다시금 돌아보게 만든 작은 음악회였다. 여러가지 이유로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외국인들을 위해 이런 소박한 음악회들이 여러군데에서 더 자주 열리게 되기를 희망하면서 성미산마을극장 '나루'를 나왔다.

2008년부터 1년 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 2009년 2월 7일 개관했다. 2월 6일 장필순, 윤미진의 전야콘서트를 시작으로, 7일 개관행사를 앞세운 개관기념페스티벌을 무사히 소화해 낸 나루는 망원동 마을 예술가들의 무대가 되어주었다고 한다. 
 [출처] 성미산마을극장에서 띄우는 편지 하나 (성미산마을극장) | 작성자 : 성미산마을극장
▲ 망원동 한복판에 세워진 성미산마을극장 나루. 2008년부터 1년 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 2009년 2월 7일 개관했다. 2월 6일 장필순, 윤미진의 전야콘서트를 시작으로, 7일 개관행사를 앞세운 개관기념페스티벌을 무사히 소화해 낸 나루는 망원동 마을 예술가들의 무대가 되어주었다고 한다. [출처] 성미산마을극장에서 띄우는 편지 하나 (성미산마을극장) | 작성자 : 성미산마을극장
ⓒ 강성구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설립 중인 '소파 어린이세상'에서 한국에 유학을 온 중국인 학생들의 작은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소극장에서 "한중 사랑의 문화나눔 친선음악회 "를 연다고 해서 다녀왔다.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현재까지 망원동에서 성공적으로 마을극장 <누리>까지 열게 한 시민운동 연합의 사례도 감동적이었다. 아늑하고 아담한 소극장에서 울려퍼지는 중국 전통악기의 선율 속으로 한국과 중국의 민간 외교가 편안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태그:#사랑의 문화나눔, #성미산마을극장, #중국 전통악기 연주회, #구정 연주회 얼후 연주, #소파 어린이세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곳들을 다닌 후에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서 비슷한 삶의 느낌을 가지고 여행을 갈만한 곳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내가 살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사회적 문제점들이나 기분 좋은 풍경들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생각하고 나누고 싶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