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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와 신형에쿠스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와 신형에쿠스
ⓒ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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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자동차시장의 전반적인 부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위치를 더욱 강화하며 슬기롭게 위기를 이겨내고 있다. 비록 전체적인 수출량은 감소하였지만, 다른경쟁업체에 비해 성공적으로 방어 하였고, (3월 미국판매기준 : 도요타는 전년동월비 39% 하락, 현대차는 4.8% 하락) 시장점유율은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대차에 한가지 희소식이 더 있다면, 진입장벽이 높은 고급차시장에 제네시스를 통해 성공적으로 안착하였다는 것이다. 물론 쏘나타, 아반떼, 베르나등의 판매보다는 떨어지지만 4월 미국시장에서 1,470대를 판매 하였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현대자동차는 그동안 중소형차를 저렴한 가격에 잘 만드는 회사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그러한 인식속에서도 3만달러대의 차량을 판매할 수 있었던 것은 매우 의미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네시스의 성공을 발판삼아 현대자동차는 신형에쿠스를 미국시장에 진출시키려한다. 이미 10대정도가 북미에 나가 전시되거나 시험운행중 이라고 한다. 하지만 신형에쿠스의 미국진출은 한가지 점에서 매우 불안정하다. 이유는 신형에쿠스의 판매자가 싸고 괜찮은 자동차를 만드는 브랜드로 인식된 현대자동차라는 것이다.

제네시스가 성공했는데, 신형에쿠스도 성공할 수 있지 않느냐? 는 반문이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3만불대의 차량과 6만불대의 차량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 경쟁모델의 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제네시스 4.6L의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경쟁차량은 BMW 3시리즈, 벤츠 C클래스, 렉서스 IS, 아우디 A4 등으로 등급으로 따지면 각 메이커의 중소형차량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프리미엄브랜드의 중소형차보다는 현대자동차의 대형차를 구입할 이유는 충분히 있다. 하지만 신형에쿠스의 가격대인 6만불대의 경쟁차량들은 BMW 5시리즈, 벤츠E클래스, 아우디 A6, 렉서스 LS 등이며 조금 더 위인 7만불대에서는 벤츠 CLS 클래스, 아우디 A8 등의 차량을 구입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미국인들에게는 중소형차를 잘 만드는 회사로 인식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대형차를 구입하느니 프리미엄브랜드로 인식된 메이커의 중형자동차나 조금 더 보태 프리미엄브랜드의 대형차를 구입하는 상황이 늘어날 것이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폭스바겐 페이톤
▲ 폭스바겐 페이톤 폭스바겐 페이톤
ⓒ 폭스바겐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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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현대자동차의 인식이 아무리 중소형차를 잘만드는 회사라고 할지라도 차만 좋으면 성공할 수 있지 않느냐는 또 다른 반론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폭스바겐과 GM의 실패의 역사가 이를 부정하게 만든다. 폭스바겐 또한 작고 경쟁력있는 차로 인식되어 있는 회사였다. 또한 폭스바겐의 소형차 점유율은 한때 67% 에 이르렀고 브랜드이미지도 현대자동차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 그러한 폭스바겐은 페이톤으로 미국에서 대형차시장에 도전했고 그 결과는 처참한 참패로 드러났다. 2006년 페이톤 모델이 철수할 때까지 고작 2,753대밖에 판매하지 못 한 것이다. GM 또한 마찬가지였다. GM은 기존의 캐딜락 브랜드에 5만4,000달러의 엘란테(Allante) 를 선보였으나,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의 대다수가 그 이름조차 모를 정도로 대실패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현대자동차는 대형차를 만들면 안되는가? 그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라는 이름안에서 대형차를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도요타자동차의 프리미엄브랜드 렉서스의 라인업
▲ 렉서스의 라인업 도요타자동차의 프리미엄브랜드 렉서스의 라인업
ⓒ 렉서스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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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대형차시장에 완전한 진입을 원하고 프리미엄브랜드로 나아가길 원한다면 현대자동차라는 이름을 버려야한다. 이는 현대자동차라는 이름을 바꾸라는 것이 아니라, 프리미엄브랜드를 새로 런칭하라는 것 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가장 모범적인 답안은 바로 '렉서스' 이다.

렉서스는 도요타의 럭셔리브랜드이다. 하지만 아무도 캠리나 코롤라를 렉서스라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IS, LS를 도요타자동차라고 하지 않는다. 도요타는 싸고 성능좋은 중소형차 브랜드로 확실하게 자리잡았고, 렉서스는 프리미엄급 자동차로 확실히 자리를 잡은 것이다.

만약 도요타가 폭스바겐이나 GM과 같이 같은 브랜드에 프리미엄자동차를 진입시켰다면 지금과 같은 성공은 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도요타와 렉서스의 성공은 브랜드의 철저한 분립에 있고 이러한 전략은 현대자동차에게도 필요하다. Hyundai Motors는 이미 중소형차를 잘 만드는 브랜드로 미국인들의 머릿속에 자리를 잡았다. 이러한 인식속에서 현대라는 브랜드를 달고 대형차를 판매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도요타의 렉서스와 같이 현대자동차도 프리미엄브랜드를 런칭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판단된다.

현재 미국 제네시스 소유자들 사이 제네시스에 붙은 현대마크를 떼고 제네시스의 날개모양의 엠블럼을 붙이는 방법이 제네시스소유자클럽 에 올라올 정도로 관심과 인기를 끌고, 이를 현대측에 요구하는 내용이 나오는 것과 미국의 자동차딜러들이 에쿠스를 제네시스브랜드로 이름을 만들자고 현대차에 건의를 하였던 사실들은 고급차를 생산하고 에쿠스신형을 통해 대형차시장에 자리를 잡고 싶어하는 현대차에게 프리미엄브랜드의 필요성을 상기시켜주는 실질적인 현상들이다.


태그:#현대자동차, #신형에쿠스, #제네시스, #도요타, #렉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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