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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6일 토요일 광주의 대인시장을 찾았다. 이곳은 일반 재래시장과 구분되는 또다른 활력과 생동감으로 비가 내리는 스산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었다. 이 곳 대인시장은 대인예술시장이라는 프로젝트로 한창 그 열기가 뜨겁다.

 

대인예술시장 프로젝트란

 

이 프로젝트는 2009년 2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의 기간으로 진행되며 광주광역시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 도시추진단이 주최하며 주관은 광주문화예술진흥위원회가 맡고 있다. 시행은 매개공간 미나리가 맡았다. 이 프로젝트는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동 대인시장 일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대인예술시장 프로젝트는 '재래시장'이라는 장소성과, 시장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예술의 폐쇄적인 구조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해당 프로그램에서 장소성과 공동체적 의식, 현장 속에서 이루어지는 실험작업들을 독려하는 내용이 기획의도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더불어 시장이라는 공간과 예술공간, 예술가와 시장 상인 그리고 손님과 관객 사이가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어우러지는 양상으로서 현장예술활동의 대안적인 가능태를 구하고자 하는 것이라 한다.

 

생 날 것의 향연-아트마켓: '買美시장'

 

매미시장은 대인예술시장 프로젝트의 한 일환으로 매주 토요일 2시부터 열리고 있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시장의 상인들에게도 무료한 일상에 새로운 활력을 주고 있다. 크게 오픈스튜디오, 아트마켓, 공연 이 세 가닥의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현장체험의 장을 마련해주고 있다. 오픈스튜디오는 대인시장에 입주한 작가들의 작업실을 공개함으로서 작품감상은 물론 작가와 직접 소통이 이루어지며 아트마켓에서는 작가의 작품과 시민모두의 예술적 끼가 함께 펼쳐지는 열린 예술시장이다. 또한 남녀노소, 세대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공연에서는 마술쇼, 인디음악공연, 전통음악공연 등 남녀노소 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고 있다. 또한 무료강연회도 개최하고 있어 즐기기도 하고 공부도 할 수 있는 풍성하고 알찬 축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곳에 오면 눈과 귀가 즐겁다. 나또한 오픈스튜디오와 아트마켓 공연을 구경하면서 시간가는 줄 몰랐다. 조선대학교에서 또한 이 뜻 깊은 곳에 함께 했는데 무료 체험학습장을 운영하였다. 16일에는 패션 면 티셔츠에다가 직접 자신이 그림을 그려 볼 수 있는 체험과 마찬가지로 직접 색을 입혀 제작하는 핸드폰 줄 및 열쇠고리 제작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나는욕심을 부려 열쇠고리와 핸드폰 줄까지 만들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아트마켓은 또한 모든 것이 수제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수제 천연비누, 수제 악세서리, 수제 다이이리와 수첩, 수제 요구르트, 수제 무료 주먹밥 등등 한 시도 쉴 틈을 주지 않고 또 다른 곳으로 발길을 재촉하게 만들었다. 각 각 넘치는 개성과 특색으로 무엇하나 버릴 게 없는 공간이었다.

 

 

현대미술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허물다

 

 동시대미술은 일반인들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경향이 있다. 작가의 말을 듣기도 전에 아예 발을 빼버리는 사람들이 다반수이다. 예를 들어 뒤샹의 샘이란 작품은 지금도 여전히 처음 보는 사람들에겐 그저 변기일 뿐이다. 그 작품의 이면의 사조나 작가의 사상에 대해서 알게 되어도 오히려 더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으며 개똥철학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곳 대인 예술시장에서는 작가들의 좀 더 쉽게 다가가고자 하는 노력들로 이 곳에 들어서는 순간 선입견은 허물어 질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 작품들이 배치되어 있다. 작품을 발견하는 순간의 기쁨과 친근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예술작품이 더 이상 어려운 것은 아닐 것이다. 길 한 귀퉁이 벽에 치우천왕과 장미란 선수, 선동렬 선수를 작품으로서 마주할 수 있다. 또한 폐허라고 생각했던 곳에 재기발랄한 작품들이 숨어있다. 작품을 찾으면서 보물찾기 이상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작가들의 작업실 또한 전면 오픈되어 있다. 작가들이 직접 작업하는 작업공간을 보면서 작품의 재료에 대한 궁금중에 대한 해소는 물론 작가와도 직접 얘기를 나누다 보면 현대미술에 재미를 붙이게 될 것이다.

 

 

이번에 인터뷰한 김단화 작가(광주. 대인예술시장 입주작가)는 그런 점에서 굉장히 효과적으로 현대미술에 대한 편견을 허물어뜨리고 있다.

 

다음은 김단화 작가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 대인예술시장 프로젝트에서 하고 있는 활동은?

토요일마다 열리는 아트마켓인 매미시장에서 학교학생들이나 관심있는 사람들이 와서 참여할 수 있고 저희는(입주작가들) 작업들을 토요일마다 오픈스튜디오를 열어서 어떠한 예술적 행위를 통해서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 대인예술시장 프로젝트에 대한 생각은

광주에는 다른 곳보다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많은 것 같으면서도 많지가 않은 것 같아요. 그런데 대인시장이란 곳은 저희들이 시내라고 부르는 곳과 가까운 거리에요. 요즘에는 변두리지역이나 새로운 도시가 생겨서 아파트단지들이 많이 생겼는데 그러면서 문화예술활동을 할 수 있는 극장이나 기타 등등의 장소들이 많이 생기긴 했지만 실제로 이런 에술행위를 통해 직접적으로 작가를 만날 수 경우는 드물거든요. 여기는 위치도 가까우면서 이런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사람들이 많이 찾기에도 용이한 장소고 또 예술의 거리라고 하는 그런 거리들이 있지만 실제로 그런 다양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곳은 서울로 한정되어 있고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드물어요. 관련학생이나 아니면 관련작가분이나 많이 애용하는 장소지 일반인들은 그냥 "아, 비엔날레~ 그랬었지."라는 과거형의 얘기들을 하는 장소에요.

 

그런데 여기는 시내에 굉장히 인접한 장소에 있고 또 이렇게 와서 작가인지 상인인지 뭔진 모르겠지만 일단 와서 예술행위들을 직접적으로 보고 작가의 작업실도 방문할 수 있는, 그리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 김단화 작가는 오픈스튜디오에서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면서 동시에 바로 근처인 이 곳에서 음료를 팔기도 하고 있는데 음료까지 팔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 오픈스튜디오가 있는 장소가 건강지대거든요. 원래는 마사지 가게였어요. 제가 그 곳에 입주를 해서 어떤 작업들을 대인시장에서 하겠다하고 제안서을 일단 내었던 것이 시장이라는 장소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이 시장하고 어떤 재밌는 연결고리를 만들어서 해보고 싶다는 제안서를 냈을때 고민을 했거든요. 어떤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인가라는 고민을 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이 곳 작업실은 사람들에게 보여지기도 하지만 개인적인 작업을 하는 곳인데 이 시장이란 장소는 오픈되어 있는 곳이잖아요. 누구나 작업실에 쉽게 와서 들릴 수 있도록 해야할텐데 생각하면서 어떤 것을 통해 사람들을 만날 까 고민하다고 제가 갖고 있는 약가의 재미난 거리를 가지고 사람들을 만난다면...그것은 어떨까 생각했었거든요. 일반인들 경우에 이 시장에 예술 작품을 보러올 때는 좀 나중에 이런 프로젝트들이 많이 활성화되고 알려진 다음에 오잖아요. 그 전에는 문화예술에 관련된 분, 예술가, 평론가 이런 분들이 오시다 보니 일반인들이 왔을 경우 굉장히 거리감을 느끼고 있거든요. 실제로 들어갈까 말까 하시는 분들도 많고 그러면 오히려 내가 내 작품을 앞에다 놓고 장사를 하는 것 보다는 밖에 나와서 사람들과 더 만날 수 있는 어떤 연결고리를 찾아야 겠다고 생각을 했었구요. 그러다가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먹을 수 있는 것을 떠올렸어요. (김단화 작가는 수제요구르트를 팔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와서 "수제 요구르트입니다~드셔보세요."라고 애기를 하면 와서 그냥 수제요구르트를 먹고서 맛있다 등등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저와의 만남이 시작되잖아요. 그 사람은 특별한 예술가도 아니고 그냥 요구르트를 파는 여자에 불과하거든요. 근데 이제 그 요구르트를 팔고 제 명함을 건네면서 "어? 그림그리는 사람이네." 그럼저는 "아 예, 저뒤에 있는 작업실이 제 작업실이에요 한번 들어가보실래요?" 그러면서 불편한 마음이랄까 어? 들어가도 되나 이런마음이 아니고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다는 거죠.

 

 또 다른 입주작가인 조수진 작가 또한 대인예술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말해주었다.

"빈 자리를 채워주고 모든 사람들과 구분없이 함께할 수 있는 프로젝트이다. 처음에는 굉장히 서로 소통이 될수 있을까 의심을 많이 했는데 걱정과 달리 많은 분들이 참여하면서 서로 노력하고 함께하는 것이 좋다. 그동안 예술의 문턱이 높았다. 여기 와서는 낮은 곳에서부터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작가들이 직접 작업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으며 얘기할 수 도 있고 쉽게 얘기할 수 도 있다. 그동안 예술에 대해 선입견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이 곳을 찾아 그 경계 허물기에 함께 동참한다면 현대미술에 대한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재래시장에 불어온 새로운 활력

 

작가 뿐 아니라 이곳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구분 없이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공연과 다양한 작품들, 소품들을 통해 구경온 사람들 뿐만 아니라 이곳의 상인들 또한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고 있다. 특히나 상인들과 어르신들은 공연에서 큰 활력을 얻고 계신 듯 했다. 이 날(16일)의 공연에는 인도 춤-노래, 마술쇼, 인디밴드들(순이네담벼락, 아우름, 이용호&양인목)의 공연, 5월의 혼맞이 굿(판소리와 한국무용)으로 남녀노소 구분없이 줄길 수 있었다. 5월의 혼맞이 굿 공연에서 상인들은 연신 탄성을 질러대며 즐거워하는 모습들이었다. 이곳에서 금산인삼약초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차광숙씨는 대인예술시장으로 인해 생긴 활력에 기분이 좋고 상당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환한 미소로 대답해 주었다.

 

 

 

아트마켓에는 취미생활로 활동하는 사람, 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었는데 그 중 광주에 거주하는 정선형씨의 입장을 들어봤다.

 

"재밌는 것 같아요. 시장이라는 게 사람이 많잖아요. 많은 사람들을 보고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것도 좋고 무엇보다 재래시장에서 이런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굉장히 특이하다고 생각해요. 홍대 같은 경우에는 프리마켓이 있는데 거기랑 은 좀 더 다른 느낌이랄까 보다 더 재밌는 것 같아요. 더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이렇듯 대인예술시장은 새롭게 나타난 생동감 넘치는 제 3의 문화지대이다. 함께 소통하며 구분이 없다. 이런 곳에 토요일을 이용해 주말 나들이를 떠나와 이 곳에서 정을 나눠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태그:#대인예술시장, #아트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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