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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타고 앞만 보고 달릴 땐 몰랐다. 그게 무슨 나무인지…. 감나무 같기도 하고 살구나무 같기도 했다. 복숭아를 많이 재배하는 고장이기에 복숭아나무인가. 하지만 복숭아라고 하기엔 시기적으로 너무 빠르다.

 

궁금증이 차를 멈춰 세우게 한다. 차에서 내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매실나무다. 동장군의 기세가 꺾이지 않은 지난 초봄,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우며 남도의 화사한 봄을 열어젖힌 것들이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은 잎이 연초록으로 생기를 머금으며 싱그러움을 뽐내고 있다. 그 잎 사이로 같은 빛깔의 매실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연초록의 빛을 띠고 있는 게 '청매실'이다.

 

솜털이 보송보송한 매실이 가지마다 주렁주렁 달려 있다. 생김새가 정말 맑고 깨끗하다. 잡티도 찾아볼 수 없이 토실토실하다. 산골마을의 청정한 환경이 매실을 이렇게 탐스럽게 키웠나 싶다.

 

 

그러고 보니 사방이 매실나무다. 도로변은 물론 논두렁, 밭두렁 그리고 저만치 산골짜기도 온통 매실나무다. 마을 고샅길과 개울가에도 같은 나무가 줄지어 있다. '매실마을'에 다름 아니다.

 

순백의 꽃은 떨어진 지 오래지만 매실단지 풍광은 여전히 멋스럽다. 지난 봄, 순백의 매화로 연출했을 '꽃세상'을 그려보는 것도 황홀하다. 마을의 풍경도 정겹다. 한낮의 정취도 고즈넉하다.

 

 

따사로운 봄햇살을 받아 몸집을 키우고 있는 이 매실은 6월 초순께 농부의 손길을 허락한다. 이 매실은 농부의 땀방울에 보답이라도 하듯, 고단한 농촌살림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다.

 

매실은 또 여러 가지 효능으로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지켜준다. 불편한 뱃속은 물론 마음속 근심까지도 없애주는 데 특효가 있다. 아직 앳된 매실의 솜털처럼 햇살이 보드라운 봄날, 광양과 함께 매실 재배단지로 알려진 전라남도 순천시 월등면의 매실밭 풍경이다.

 


태그:#매실, #월등면, #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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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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