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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대학교 주변에 자리한 '이야기 가게'는 지역 문화운동을 위한 카페다.
 공주대학교 주변에 자리한 '이야기 가게'는 지역 문화운동을 위한 카페다.
ⓒ 송성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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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의 공주대학교 주변에 자리한 그 카페에 들어서면 '뭐 이런 데가 다 있어'라는 말이 튀어나올지도 모른다. 고흐의 그림 '별이 빛나는 밤에' 풍경처럼 평화롭고도 어지러운 천장 그림에 아예 페인트칠조차 하지 않은 맨 콘크리트, 거기다가 한술 더 떠 수도관을 비롯한 각종 파이프관이 오락가락 볼성사납게 노출되어 있다.

음악이 없으면 가출 청소년들의 아지트 같기도 하고 카페 구석 어딘가에서 붉은 목 수건을 두른 게릴라들이 기름기 없는 낡은 장총에 총알 장전하고 금방이라도 기세 좋게 튀어 나올 것만 같은 공간이다.

분위기로 보아 '아지트'나 '게릴라'쯤으로 간판이 내걸릴 것 같지만 전혀 아니올시다. 카페 이름은 파격적인 인테리어와는 전혀 다른 소박하기 이를 데 없는 '이야기 가게'. 간판도 따로 없다. 보거나 말거나 버려진 바지 다섯장에 한 자 한 자 새겨 내걸었다.

커피값? 주고 싶은 만큼만 돼지한테 주면 돼

하지만 금방 뽑아낸 커피향 그윽한 한낮의 '이야기 가게'는 조는 듯 한가롭기만 하다. 아르바이트생은 책 속에 빠져 있고 주인장은 갓 들여온 커피 볶는 기계에 열중이다. 이래저래 뭔가 사연이 있을 법한 '이야기 가게'다.

'이야기 가게'에서 내놓는 커피는 '아름다운 가게'를 통해 네팔과 페루에서 들여온 '공정무역으로 나눔과 순환의 세상을 열어가는 아름다운 커피'. 이 생두커피를 직접 볶아 적당히 숙성시켜 뽑아낸 커피 맛이 그만이다. 구수한 커피 맛이 발효 잎차를 마실 때처럼 그윽한 평온함을 가져다준다. 

그렇다면 커피 값은 얼마인가? 천 원 이상, 2천 원 이하. 5백 원을 놓고 가도 상관없다. 5백 원이면 생두며 커피 뽑는 기계 유지비 등등을 합산하게 되면 대략 본전은 나온다고 한다.(인건비는 제외) 거기다가 두 잔, 세 잔을 더 마셔도 상관없이 기분 좋게 내준다. 공주시민 누군가가 가져다 놓았다는 큼직한 돼지저금통에 손님 맘 지피는 대로 양심껏 커피 한 잔 값을 넣고 가면 된다.

손님이 알아서 커피 값을 내는 돼지 저금통. 지역문화운동에 쓰인다고 적혀 있다.
 손님이 알아서 커피 값을 내는 돼지 저금통. 지역문화운동에 쓰인다고 적혀 있다.
ⓒ 송성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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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커피 값은 돼지 저금통에 적혀 있듯이 '지역 문화운동'을 위한 자금이다. 아무리 지역문화 운동을 위하는 일이라 할지라도 운영이 돼야 하질 않겠는가? 40여 평짜리 전세에 매달 꼬박꼬박 내야 하는 월세, 거기에 아르바이트생 급료까지 내주게 되면 답이 나오질 않는다.

이런 식으로 커피 팔면 인건비도 나오질 않는다. 그 자리를 술로 메꾼다. 낮에는 커피를 취급하지만 밤에는 와글와글 이야기들이 뒤섞이는 술집이 된다. 생맥주에 병맥주도 있고 양주도 있다. 하지만 손님들 대부분이 저렴한 생맥주를 찾고 있다. 생맥주 500cc 한 잔에 2천5백 원. 거기에 땅콩과 김 안주가 공짜로 따라 나온다. 물론 오징어와 같은 마른안주를 따로 돈 내고 시켜도 상관없다. 하지만 안주는 두 가지가 전부다. 식사 메뉴는 없다.

그렇다면 냉장고에 에어컨, 엠프 시설물 등등 실내장식에 만만치 않은 자금을 투자한 주인장은 어디 흙 파먹고 사나? 멀쩡한 사무실을 죄 뜯어 내 톱과 망치를 들고 직접 실내 장식을 꾸며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윤여관 선생. 그와 머리를 맞대고 이런 저런 궁금한 것들을 캐물었다.

목표는 아르바이트생 급료... 남으면 지역문화기금으로

이야기 가게 운영자 윤여관 선생.
 이야기 가게 운영자 윤여관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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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이 5천만 원을 만들어 이야기 가게를 마련했는데 이곳에서 나오는 이익금은 문화운동을 위한 기금 형식으로 재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게 급료를 지급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아르바이트생 급료 주고도 이익금이 남게 되면 지역 문화운동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자금을 댄 사람은 윤여관 선생과 더불어 공주에서 지역문화 운동을 이끌어 나가고 있는 지수걸 교수(공주대 한국사)와 조성일 선생(전 남녘출판사 운영). 이야기 가게를 시작한 이들 세 사람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투자한 것이 아니다. 지역 문화운동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신념 하나로 시작한 것이다. '이야기 가게'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역사, 문학, 영상 등을 통한 지역 문화운동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이야기 가게 주인은 따로 없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주인이라 할 수 있지요. 운영을 하고 있는 나는 물론이고 아르바이트생들도 주인이고 찾아오는 손님도 주인입니다."

소년처럼 조용한 윤여관 선생은 생각의 강을 거스르지 않고 흘러가는 자유로운 몽상가다. 나는 그를 10년 전쯤 동학농민전쟁 우금티 추모행사장에서 처음 만났다. 그때의 그는 지금과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비장감으로 단단하게 무장하고 있는 듯 보여 접근하기 쉽지 않았다. 다 낡고 찢어진 군복을 입고 다녔던 그는 반미운동가로도 알려져 있었다. 말수가 별로 없던 그는 괴짜 중에 괴짜 미술 선생이었다. 교사 시절 학생들 두발 단속하는 학교에서는 스스로 장발을 하고 다녔고 복장 단속을 하는 학교에서는 낡은 군복바지를 입고 다녔다.

늘 학생들 편에 서 있었던 좋은 선생님이었지만 교칙 따위나 시험지옥을 강요하는 관료 선생들에게는 눈에 가시였다. 그는 선생 스스로가 변해야 학교가 변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최소한  학생들의 인권이 살아 있고 학생들이 억압받지 않는 교육, 학교에서는 그가 꿈꾸는 교육을 할 수 없었다. 교직생활 19년 만에 미련 없이 사표를 던졌다. 사람들은 다들 그가 어리석다고 말했다. 1년을 더 채우면 연금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1년 더 채우고 나오면 내 자신이 심하게 망가질 것 같더라구요."
  
그는 제도권 학교에서 빠져나와 대안학교를 준비하다가 부안 핵폐기장 반대 시위현장에서 만난 사람들과 더불어 한동안 평화유람단(문정현 신부와 함께 하는 '평화바람')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요즘 점심 무렵부터 새벽 다섯시까지 '이야기 가게'에서 일하고 있다. 가게 안에서 침낭과 전기밭솥을 껴안고 생활하고 있지만 그리 힘들어 보이지 않는다. 커피 마시겠다고 찾아오는 낮 손님은 말할 것도 없고 밤에도 역시 술손님들이 많지 않다. 현수막 하나 내걸지 않고 전단지는 물론이고 간판조차 제대로 걸어놓지 않은 카페, 한 달도 채 안 된 카페이기에 그럴 만도 하다.

'기세등등' 알바생 "실수할까 봐 긴장하는 일 없어"

'이야기 가게'에 찾아오는 손님들은 20대 초반의 대학생들과 40대 50대가 뒤섞여 있다. 나이든 손님들 중에는 지역사회운동에 관련된 사람들 많다. 농민회 사람들도 있고 사회운동 단체 사람들도 보인다. 당연히 사회운동과는 전혀 상관 없는 사람들도 찾아온다.

그는 교단을 떠나 있지만 여전히 학생들 편에 서 있다. 운동권 학생이든 운동권 학생과 상관 없는 평범한 학생들이건 젊은 사람들 편에 서서 생각한다. 이야기 가게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야기 가게를 찾는 나이든 사람들 중에는 음악소리가 너무 크다고 불만을 터트리기도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나이든 사람들과 학생들이 뒤섞여 있으면 학생들 취향에 맞춘다.

"요즘 학생들은 음악을 크게 틀어도 소통이 가능합니다. 나이든 사람들은 음악소리가 커서 대화가 안 된다고 불만이죠. 단지 음악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어른들은 목소리를 줄이고 젊은 학생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어른들은 상대의 얘기를 경청하기보다는 자신의 얘기를 더 많이 하는 편이죠. 하지만 학생들은 아무리 음악이 커도 서로의 얘기를 듣습니다. 너무 학생들 편의를 위한 공간이 아닌가, 불공평하다고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릅니다. 평등은 힘이 약한 쪽으로 기울어져야 합니다. 어른들은 강잡니다. 강자가 불편해야 합니다. 어른들이 불편한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시대가 바른 시대라는 것이다. 그가 교직을 그만둔 이유 또한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고 학생들을 억압하는 학교였기에 그랬다. 선생 스스로가 잘못된 방식을 뜯어 고치려 들지 않고 학생들에게만 강요하는 학교였기에 그랬다.

"음악소리는 상징적으로 구세대와 신세대의 충돌입니다. 이야기 가게는 충돌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충돌이 없으면 소통도 없습니다. 충돌을 통한 소통의 공간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 충돌을 통해 어른들이 배우는 공간이 됐으면 합니다. 술집문화도 그렇습니다. 아르바이트 학생들을 여자로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경우 학생들에게 맞대응하라고 이릅니다. 그런 손님들은 찾아 오지 않는 게 좋습니다."

이야기 가게의 시간제 아르바이트생들은 모두 8명. 파리 날리는 카페 수입에 비하면 턱없이 많은 인력이지만 손님이 없어도 일반 업소 아르바이트 급료를 내주고 있다. 수입이 늘게 되면 좀더 올려줄 예정이다. 본인이 원하면 4대 보험도 들어줄 예정이다. 그는 단순한 아르바이트생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들은 훗날 문화운동을 함께 할 수 있는 소중한 일꾼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발지상주의의 산업 인력을 양성하는 게 아니라 세상을 살리는 소중한 문화일꾼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것이 이야기 가게의 또 다른 목적이라 할 수 있죠."

이야기 가게 아르바이트생 유진씨(공주대 문헌정보학과 4년)
 이야기 가게 아르바이트생 유진씨(공주대 문헌정보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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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유진씨(공주대 문헌정보학과 4학년)는 일반 카페에서의 서빙은 물론이고 도서관, 백화점 등에서의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다고 한다.

"전에 일했던 카페에서는 이익을 남겨야 하지만 이곳은 이익이 우선이 아니라 편합니다. 수익금을 문화운동에 쓰려고 해서 그런지 인간적입니다. 다른 곳에서 아르바이트 할 때는 긴장의 연속이었죠. 실수할까 봐 긴장했죠. 사장 말 한 마디하면 내가 뭐 잘못했나 싶어 움츠려 들기 일쑤였는데 이곳은 사장님이 전혀 권위적이지 않습니다. 내가 인격체라는 느낌이 들게 해줍니다. 알바생 아닌 함께 운영하는 주인 된 느낌이 듭니다. 지금은 일이 별로 없지만 마음이 편하기 때문에 일이 많아져도 상관 없습니다. 하기 싫은 아르바이트는 칼 퇴근을 기다리게 됩니다. 퇴근시간 몇 분만 늦어도 짜증이 났는데 여기는 내 집 같은 느낌이 듭니다. 퇴근시간과 상관 없이 좀 더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공주대학교에는 1500명의 중국 유학생이 있고 동남아시아와 러시아 유학생들도 많다고 한다. 윤여관 선생은 '이야기 가게'가 유학생들을 위한 또다른 공간이 되길 바라고 있다.

"공주에는 유학생들이 따로 쉴 만한 공간이 없습니다. 공주에서 자장면 집 배달부 같은 힘든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해외유학생들입니다. 그들의 고단한 일상을 이곳에서 풀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아무 때나 와서 천 원짜리 커피 한 잔 시켜 놓고 하루 종일 음악 듣고 쉬었다 가도 상관 없습니다. 돈 없으면 그냥 물 한잔 마시고 가도 상관 없습니다. 그들의 고단한 이야기를 모아 나중에 여기서 민속 축제 등을 열어 볼까 합니다."

이야기 가게 한켠에 마련한 취미교실. 세미나 공간으로도 쓰일예정이다.
 이야기 가게 한켠에 마련한 취미교실. 세미나 공간으로도 쓰일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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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발언대도 마련해 놓았다.
 자유발언대도 마련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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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발언대와 낙서판... 모두 드리리

이야기 가게는 단지 커피와 술을 파는 공간이 전부가 아니다. 카페 한켠에는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자유발언대를 비롯해 토론회장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취미교실도 만들어 놓았다.

"앞으로 공주를 찾는 자전거 도보 여행자들이 쉬었다 갈 수 있는 작은 공간도 마련해 놓을 예정입니다. 물론 최종 목적은 문화운동 사업입니다. 이야기 가게가 꾸미고자 하는 문화사업은 크게 세 가지 향토사학 정리, 문학, 영상문화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지역민들과 함께 지역의 재밌는 이야기 꺼리나 현안문제들을 찾아 글과 영상으로 담아낼 수도 있겠지요. "

'이야기 가게'에는 민노당, 민주당, 진보신당 사람들이 당색과는 상관 없이 찾아온다.

"이야기 가게가 토론의 장이 됐으면 합니다. 당색과는 상관 없이 서로의 공통관심사를 논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진보세력은 김대중, 노무현 선거 이후 분열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본래 자리로 되돌아가 하나가 될 때라고 봅니다. 문화운동차원에서 접근하면 정치적인 것과는 상관 없이 하나의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라 봅니다. 모든 문제들이 정치에 집중되다 보니 병목현상이 생겼습니다. 병 모가지에 걸려 있으니 갈등이 생길수 밖에요. 모든 것을 정치적으로 해결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정치가 문화의 일부가 되어야 하는데 문화조차도 정치에 끼어들어가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는 정치가 가져다 준 병목현상을 문화운동으로 풀어나가고자 한다. 문화운동을 통해 분열된 진보세력들이 머리를 맞대고 얘기할 수 있는 이야기 가게와 같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촛불이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촛불은 정치적인 표현이 아닙니다. 정치권에서는 그걸 정치적으로 몰고 가려 합니다. 문화는 정치를 수렴할 수 있지만 정치는 문화를 수렴할 수 없습니다. 나 또한 마찬가지지만 운동권이라 불리웠던 사람들은 자기 벽을 허물어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면 고립된 섬이 되고 말 것입니다. 이야기 가게가 고립된 섬이 될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모릅니다. 나 자신도 모릅니다."

이야기 가게를 찾은 학생이 그린 벽화
 이야기 가게를 찾은 학생이 그린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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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가게를 찾은 손님이 그린 벽화
 이야기 가게를 찾은 손님이 그린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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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낮의 '이야기 가게'는 음악이 없으면 적막하다. 지루하다. 하지만 이야기 가게에는 점점 이야기들이 늘어나고 있다. 촛불집회 때의 자유 발랄한 그것처럼 벽면에 낙서들로 가득하다. 싯구절도 있고 연애 감정이 섞인 낙서도 있고 2MB를 잘근잘근 씹는 얘기도 있고 술 한 잔에 신세타령도 하고 환경문제도 거론하고 있다. 세상을 심각하지 않게 바로 보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또 다른 '촛불 공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아야기 가게'는 공주에서 살아가는 진보주의자들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며 스스로를 반성해 나가는 실험 공간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어리석고도 무모한 실험공간이기도 하다. 남들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정부에, 거대 자본가들에게 구걸해 가며 교육이니 문화니 하는 개갈 안나는 사업들을 벌여 나가고 있는데 제 주머니 털어 이익은 고사하고 어느날 갑자기 쫄딱 망할지도 모를 무모한 일을 벌여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또한 '이야기 가게'의 진보주의자들은 비장감도 두려움도 없는 몽상가들처럼 다가온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제 살과 같은 자본을 투자해 놓고 이익을 챙기지 않겠다고 한다. 자본에 맞서 무소의 뿔처럼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1년을 채우면 연금이 나온다는 것을 빤히 알면서도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교직생활을 접어둔 윤여관 선생. 문화운동이라는 무딘 무기를 빼들고 허허실실 웃어가며 '이야기 가게'를 꾸려 나가는 그가 그렇게 보인다.


태그:#이야기가게, #공주 문화운동, #윤여관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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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살리고 사람을 살릴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는 적게 벌어 적게 먹고 행복할 수 있는 길을 평생 화두로 삼고 있음. 수필집 '거봐,비우니까 채워지잖아' '촌놈, 쉼표를 찍다' '모두가 기적 같은 일' 인도여행기 '끈 풀린 개처럼 혼자서 가라' '여행자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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