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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산 진분홍빛 철쭉 만개하다...
▲ 황매산 철쭉... 황매산 진분홍빛 철쭉 만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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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엔 외출할 일도, 사람 만날 일도 많아


경남 합천여행은 처음인가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오래 전 바람흔적미술관과 해인사에 다녀왔던 옛 기억이 떠오른다. 그랬구나, 처음이 아니었어. 5월은 외출할 일도 사람 만날 일도 많은 달이다. 월초부터 계속 만남의 연속이다. 이번에는 잘 아는 목사님부부와 그쪽 성도 몇 사람과 우리 부부와 동생이 함께 합천 황매산으로 간다.

우리 집 앞에서 아침 8시까지 모여, 목사님과 함께한 일행은 그들 차로, 우린 우리차로 동생과 동승해 맑고 푸르른 5월의 싱그러움 속으로 나선다. 고맙게도 날씨는 선물처럼 쨍~하고 맑다. 맑고 화창한 오늘 같은 날 많은 사람들이 나들이 길에 나서겠다.

고속도로 위를 지나가는 차량들 거의 모두가 가족들이 함께 여행 가는 듯한 차림새들이다. 제법 먼 길이다. 아침 8시 10분, 남양산 IC를 나와 군복 IC로 빠져나오니 9시 10분이다. 여기서 합천, 의령 20번 국도를 타고 의령군 대의면 경계지점을 통과한다.

철쭉...
▲ 황매산 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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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에 꽃불 지핀 황매산 철쭉!
 천지에 꽃불 지핀 황매산 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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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짙어가는 녹음 속에 아카시아 꽃이 하얗게 지천으로 피어 향기 짙게 묻어온다. 한참을 가다보니 은행나무길이 이어진다. 싱그러운 녹색을 띤 은행나무 길을 달려 합천군에 들어선다. 합천군 상가면(33번국도)을 지나도록 계속되는 은행나무길, 맑은 공기, 호젓한 시골길이 정겹다.

합천 황매산 가는 길은 참 한갓진 시골길로 깊이 들어간다. 1089번국도를 타고 60번국도 이어 가회면에 들어선다. 가회면에 도착, 9시 48분이다. 황매산 군립공원 근청 이르자 '황매산 철쭉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이 여러 개 길에 걸려 있다.

영남의 소금강, 황매산 철쭉축제

굽이굽이 돌고 돌아가는 한적한 시골길을 달려 황매산 군립공원 입구에 도착한다. 10시 10분이다. 길을 안내하고 교통통제를 하는 사람들이 곳곳에 서서 차량들을 안내하고 있다. 그들의 안내에 따라 길을 올라간다. 주차장마다 차량들이 가득하고 임시주차장들로 꽉 찼다.

황매산 골짜기가 미어터질 정도로 많은 등산객들과 행락객들이 모여 들었지만 워낙에 크고 넓어 그 많은 차량들과 사람들도 넉넉히 품고도 남는다. 안내요원의 지시에 따라 구불구불 길을 돌아 황매산 군립공원 내 제1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축제 중인 황매산을 오른다.

황매산 평전을 온통 꽃물 들이고...
▲ 황매산 철쭉 황매산 평전을 온통 꽃물 들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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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행사장까지 3킬로미터쯤 이어지는 인도에는 우레탄 포장을 해서 걸음걷기 편하다. 황매산 철쭉제 행사장에 이르니 사람들도 진분홍 철쭉꽃들도 흐드러지게 피어 헝클어졌다. 황매산 일대에는 산상음악회를 하고 있는지 귀에 익은 노래 소리, 꽹과리 소리가 이 넓은 황매산 가득 멀리까지 울려 퍼지고 있다.

영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황매산(1108미터)은 경남 합천 대병면과 가회면, 산청군 차황면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가야산에 이어 합천 제2의 명산으로 꼽힌다. 황매산은 800미터 고지에 약 18만평의 철쭉군락을 품고 있는 산으로 매년 5월초면 철쭉제가 개최되며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전국 최대 규모 철쭉군락지이다.

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
▲ 황매산 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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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산은 합천호의 푸른 물 속에 하봉, 중봉, 상봉의 산 그림자가 잠기면 세 송이 매화꽃이 호수에 떠 있는 것 같다고 해서 '수중매'라고 불리기도 한다. 황매산은 기암괴석과 소나무, 철쭉, 활엽수림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속세와 동떨어져 있는 듯 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합천의 8경은 가야산, 해인사 홍류동계곡, 남산제일봉, 함벽루, 합천호와 백리벚꽃길, 황계폭포, 황매산모산재 등이다. 1983년 합천군 황매산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이곳 합천 황매산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단적비연수> 등 많은 영화 촬영장으로도 유명하다.

축제 동안 농악놀이, 국악공연, 산상음악회, 보물찾기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린다. 3일부터 시작된 이번 황매산 철쭉제는 5일까지, 일반행사는 17일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일행과 함께 행사장을 지나 산 왼쪽 끝에서부터(동쪽) 철쭉 군락지를 따라 걷는다.

철쭉 군락...
▲ 황매산 철쭉 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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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산을 진분홍 물감을 엎질러 놓은 듯 피어 헝클어진 철쭉꽃길을 다라 홀린 듯 걷는다. 계속 이어지는 사람들 행렬 사이로 꽃에 취해 하느작하느작 걷는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넓은 철쭉평전 이 끝에서 저 끝까지 한바퀴 빙 돌아 걷는 시간만 해도 꽤나 멀고 넓디넓은 거리다.

온통 넓디넓은 평원에 철쭉꽃바다 물결이다. 꽃불 놓아 꽃바다 이룬 황매산 평전에 5월의 따사로운 햇살이 쏟아져 내린다. 키 큰 나무 하나 잘 보이지 않는 평원, 꽃불 사이로 우리는 그저 홀린 듯 걷는다. 아니 절로 걸어진다. 연분홍 철쭉꽃 사이사이로 걷는 사람들은 긴 띠를 이루고 5월의 햇살 아래 선연한 철쭉꽃 눈이 시리도록 부시다.

푸른 하늘에 뭉게구름...
▲ 황매산 푸른 하늘에 뭉게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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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꽃 사이사이로 사진 찍는 사람들도 보인다. 그들의 생애 속에 남을 몇 장의 사진, 순간을 영원으로 간직하고픈 사람들의 마음이 빚은 행동이다. 꽃길 따라 걷다가 아픈 다리 쉬어 갈 수 있게 나무평상과 나무의자가 중간 중간에 놓여 있어 거기 앉아 쉬어 다시 걷기도 한다.

정상은 이쪽 끝에서 저 멀리멀리 끝에 보인다. 오른쪽 왼쪽 어디를 둘러보아도 넓은 평원이요 흐드러지게 핀 붉은 철쭉꽃바다이다. 양산이나 우산을 쓰고 걷는 사람들도 있다. 푸르른 5월의 하늘 아래 파도치듯 굽이굽이 펼쳐진 꽃바다에서 정말 헤엄치듯 걷는다. 짙어가는 녹음 속에 펼쳐진 꽃 바다는 더욱 그 빛이 선명하다.

꽃물결, 꽃바다에 취해 황매산 정상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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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매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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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 사이로 분홍빛 꽃물결에 현기증이 일 정도로 취해서 걷는다. 모두들 꽃에 취한 듯 꽃 빛에 물든 듯 사람물결도 함께 출렁인다. 넓디넓은 평원, 말 한 마리 있으면, 이 넓은 평전에서 말을 타고 달리고 싶어진다. 바람 부는 평원을 거침없이 말 달리는 모습 상상하며 걷는 길에 점점 황매산 정상 봉우리가 가까워 보인다.

흙길 걷다가 잘 조성된 나무 데크 길에 올라 걷다보니 넓은 평원 끝에 가파른 오르막길로 이어진다. 여기서 목사님 부부와 함께 온 일행들은 지레 질려서 중도포기하고 주저앉아 버렸다. 우린 가던 길 계속 간다. 좁고 가파른 계단 길에 내려오는 사람들과 올라가는 사람들이 한 줄로 서서 옷깃을 스치며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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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매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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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매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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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높은 경사길이다. 한참 오르니 조망데크에서 많은 사람들이 황매산 평전을 내려다보고 서서 휴식하고 있다. 다시 길 올라 높은 바위봉우리에 도착한다. 여기가 황매산 정상인가 했더니 얼씨구, 여긴 일명 황매봉, 조망봉우리이다. 황매산 정상은 저 멀리 물러서 있다.

꽤 긴 시간을 햇볕 아래 걸었더니 몸이 지치는데 또 정상은 저만큼 물러나 있으니 더 걸어야 한다. 여기까지 와서 그냥 돌아갈 순 없지 않은가. 땀을 식히고 바위 위에 앉아 쉬다 다시 걷는다. 경사높은 미끄러운 바윗길을 올라가는 사람, 내려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엉켜들 듯 아슬아슬해 가다 멈추다 다시 가다 한다.

저만치 물러나 있는 황매산 정상 암봉 위엔 사람들도 많다. 점점 황매산 정상이 가깝다. 정상석 뒤에 펼쳐진 바위 봉우리들과 능선길이 아름답다. 언젠가 다시 오면 저 능선 끝까지 걸어봐야겠다. 남편과 단둘이서 오는 것과 달리, 여럿이서 함께 올 땐 우리 부부 외의 사람들에게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그들의 시간과 체력을 배려해야 하는 불편과 아쉬움이 있다.

그래서 홀가분하게 단 둘이 다닐 때가 가장 자유롭다. 황매산 정상석 앞에 다다른다. 황매산 정상 주변은 바위들로 이루어져 있고 정상표시석은 높은 암봉 위에 올려져 있어 비좁다. 정상석에서 사진 찍은 사람들로 붐벼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진분홍 꽃물 든 황매산을 등 뒤에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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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매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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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온 기념으로 사진을 남기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잠시 섰거나 앉아 있을 여유도 없다. 하늘 위엔 흰 구름 둥실둥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선물처럼 둥둥 떠다닌다. 흰 구름은 마술처럼 여러 모양을 만들어 보이면서 황매산 정상 위에 멋들어지게 펼쳐진다. 다시 내려가는 길도 쉽지 않다.

올라오고 내려가는 사람들 역시 많은 까닭이다. 조심조심 미끄러운 바위와 흙길 디뎌 내려오다가 다시 전망데크, 그 아래로 나무계단길을 내려와 나무길 걷는다. 멀리 아래로 펼쳐진 드넓은 평원은 과연 멋지고 광활하다. 곳곳에 세워진 깃발들과 태극기들이 부는 바람에 펄럭인다.

하산길에 불어오는 바람 상쾌하다. 드넓은 평원을 걸어 스쳐지나가는 사람들... 어디서 이렇게 많이 몰려든 것일까. 이 넓고 넓은 황매산 평원에선 혹 잘 아는 얼굴 만나더라도 모르고 지나기 쉬울 것 같다. 피어 흐드러진 철쭉꽃 평원 꽃바다를 헤엄치듯 걷던 우리는 밑에서 지쳐 주저앉아 있던 일행들과 다시 합류해 하산한다.

아직도 해는 중천이다. 흐드러지게 꽃불 환한 황매산 철쭉꽃... 한동안 진분홍 꽃불 더 붉게 더 멀리, 더 화려하게 활활 타오르겠다. 천지에 꽃불 지핀 황매산을 등 뒤에 두고 간다.

황매산 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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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화

<산행수첩>
1.일시 : 2009년 5월 5일(화).맑음
2. 산행기점 : 황매산 군립공원 내 주차장(제1주차장)
3. 산행시간 : 4시간 30분
4.진행 : 철쭉제 행사주차장(11:00)-철쭉제단(11:15)-초소정망대(12:00)-식사(12:20-12:55)-황매산제단(1:05)-황매산정상(2:10)-하산(2:20)-철쭉제주차장(3:30)
5.교통 : 남양산IC-남해고속도로-함안군복IC나옴-의령20번국도(의령대의면)-합천상가면(33번국도)-가회면(60번국도)-황매산군립공원
6.특징 : ①철쭉 만개함 ②황매산 중턱까지 주차할 수 있음(입장료, 주차료 무료) ③황매산 정상밑:넓은 초원지대,철쭉꽃 군락④황매산 정상: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음


태그:#황매산, #철쭉, #합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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