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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셀 개발자인 국제토셀위원회 이호열 위원장은 "토플 토익 아니면 발 못 붙이는 엄혹한 환경에서 토종 시험이 이제 뿌리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 이호열 위원장 토셀 개발자인 국제토셀위원회 이호열 위원장은 "토플 토익 아니면 발 못 붙이는 엄혹한 환경에서 토종 시험이 이제 뿌리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 시민사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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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중학생까지 미국 대학 수강을 위한 영어능력 측정시험인 토플이나 비즈니스 소통을 위한 영어능력을 재는 토익시험에 내몰리는 것을 영어교육계의 한 사람으로 부끄럽게 여겼지요."

영어인증시험 토셀(TOSEL) 개발자인 국제토셀위원회 이호열 위원장은 토셀 토익의 아성을 넘어설 수 있는 국제적 신인도의 시험 체계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품고 전문가들을 모았다.

인기 토플학습서 <아카데미 토플>의 저자인 그는 '책의 인세와 관련 강의로 번 돈 수십억원'을 종잣돈으로 투자했다. 수능 출제 경력 교수들을 중심으로 연구 개발진을 구성했다. 난관 끝에 2004년 토셀시험이 태어났다.

영어습득 수준 별로 5단계로 구분해, 어린이로부터 성인까지를 따로 테스트하는 것이어서 합리적인데다 내용이 우리 사정에 맞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시험 주관사인 교육방송(EBS)과 함께 시험과 관련 강의를 진행하면서 먼저 학생 교사 학부모들의 관심의 표적이 됐고, 학교 기관 단체 등의 채택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자생 영어인증시험 대부분은 이렇게 공교육의 자원뿐 아니라 유별난 한국 사교육의 역동성까지가 투영된 결과물로 기존 시험에 비해 수요자 친화적이며, 시장 적응 과정에서 꼼꼼한 수정을 거쳐 '한국적 영어학습 환경'으로 정착해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토종시험의 대표 주자인 텝스는 전범(典範)으로 삼을 만한 훌륭한 시험입니다. 나름대로의 굳건한 토대를 구축하고 있지요. 텝스의 격(格)을 토플이라 친다면 토셀은 토익 정도로 상정해 볼 수 있겠습니다만 토익보다 더 과학적인 시험이라 자부합니다. 우선은 어린 학생들이 토플 토익에 매달리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점만으로도 뿌듯하고요."

몇몇 토종시험들이 높은 수준의 경쟁으로 결과적으로 이런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 당국이나 공교육의 무관심 속에서 이뤄낸 이만한 성과는 '기적'이라 칭할 만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견해다. 그러나 토종시험이라는 대안(代案)이 튼실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도 토플 토익의 비중이 기대만큼 줄지 않는다고 이 위원장은 걱정한다.

"토셀의 경우 투자에 대한 시장의 응답은 아직 기대 이하입니다. 텝스를 제외한 다른 시험들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를 '독립운동'으로 여깁니다. 영어교육의 최종단계인 평가의 주권을 우리가 쥐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신념으로 밀고 나가면 수지(收支)도 시나브로 좋아지겠지요. 사회가 우리 토종시험들을 주목해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영어망국론'까지 들먹여지는 과열에도 불구하고 토플 점수 등으로 따져본 한국의 영어실력은 실망스런 수준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우리 말글과 영어의 구조와 발음 등이 판이한 점도 영어 익히기에 어려운 점이지만, 생활에서 영어를 활용할 기회가 거의 없는 우리의 언어환경이 영어를 더 어렵게 한다"고 설명한다.

"영어의 필요성이나, 교역 등 대외의존도가 엄청난데도 얼핏 영어로 말 한마디 꺼냈다가는 '너 잘났다'는 비아냥이 쏟아지는 우리 사회의 이상한 이중성이 수정돼야 합니다. 자신감이 아직 성숙하지 못한 까닭일까요? 복거일 선생의 주장인 '영어 공용어 정책'과도 같은 과감하고 전향적인 방법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습용이 아닌 영어TV방송을 도입해 영어생활환경을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네요. 이제 영어는 지구촌에서 생존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랍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민사회신문과 자서전학교(www.mystoryschool.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이호열, #토셀, #국제토셀위원회, #영어인증, #인증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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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등에서 일했던 언론인으로 생명문화를 공부하고, 대학 등에서 언론과 어문 관련 강의를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얻은 생각을 여러 분들과 나누기 위해 신문 등에 글을 씁니다. (사)우리글진흥원 원장 직책을 맡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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