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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형사 6부 박길배 검사(가운데)가 MBC 조합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6부 박길배 검사(가운데)가 MBC 조합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전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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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지난 8일 1차 압수수색 시도때와 달리 22일에는 적극적인 집행 의지를 보였다. 수사관들이 본사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8일 1차 압수수색 시도때와 달리 22일에는 적극적인 집행 의지를 보였다. 수사관들이 본사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 전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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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22일 오후 2시 20분]

검찰의 MBC 압수수색 시도가 또다시 무산됐다. 지난 8일에 이어 두 번째다.

서울중앙지검 박길배 검사 등 40여 명의 검사와 수사관들은 22일 오전 9시 22분께 MBC에 도착했다. 이들은 승용차와 승합차에서 내려 MBC 본사 정문으로 향했으며, 미리 대기하고 있던 80여 명의 조합원들과 대치했다.

박 검사를 비롯한 검사들이 맨 앞에 서고 그 뒤에 수사관들이 대열을 갖췄다.

1차와는 달라진 집행수위... 다섯차례 진입시도

검찰과 MBC 조합원 사이 공방은 1차 압수수색때와 다를 게 없었으나 검찰 대응은 여러모로 달랐다. 집행 수위가 높아졌다. 수사관 포함 1차 압수수색 시도 때 20여 명이었던 인원은 이번에는 40여 명으로 늘었다. 8일에는 하지 않았던 진입 시도도 22일에는 다섯 차례나 했다.

MBC 정문 앞에 서자마자 영장을 보여준 박길배 검사가 곧바로 입을 열었다.

"이렇게 막고 있는데, 본인들이 주장하는 사실을 알려 달라"

이근행 언론노조 MBC 본부장이 말을 받았다.

"PD들 체포하고 압수수색하는 것은 검찰이 폭거를 자행하는 것이다. 이런 법 집행은 검찰권의 남용이다."

박 검사는 줄곧 "영장 집행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조합원들은 "<PD 수첩> 사수하여 민주주의 지켜내자" "민주주의 위협하는 정치검찰 각성하라"등의 구호로 응답했다.

오전 9시 35분 박 검사의 지시를 받은 수사관들이 1차 진입을 시도했다. 박 검사는 "수사관들 영장 집행해" "수사관들 바짝 조여" 등의 지시를 내렸으며 이후 9시 41분, 9시 57분, 10시 13분, 10시 23분 등 모두 5차례 진입을 시도했다.

수사관들은 박 검사의 지시에 따라 3~4분간 몸싸움을 벌이고 빠지기를 반복했다. 조합원들은 스크럼을 짜고 "언론장악 저지하고 공영방송 사수하자"를 외치며 막았다.

"PD들, 양심에 따라 행동" vs. "정당한 직무집행"

박길배 검사가 언론노조 MBC 본부 조합원들과 대치하던 중 어디론가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있다.
 박길배 검사가 언론노조 MBC 본부 조합원들과 대치하던 중 어디론가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있다.
ⓒ 오마이뉴스 전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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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행 본부장 등이 "PD들은 자신의 양심에 따라 행동했다. 강압적으로 하지 말고 돌아가라"고 외치자 박 검사는 "정당한 직무집행이다. 영장 집행에 협조해 달라"고 촉구했다.

"검찰은 필요한 최소 자료를 원한다. 언론의 자유도 헌법의 범위 안에서 보장되어야 한다. 사실에 입각했는지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 자진출두하면 체포영장 집행하지 않겠다. 이미 법원에서도 일부 허위라고 밝혀졌다. 객관적인 방송을 했는지 근거를 대고 와서 조사를 받으면 된다."

10시 23분 마지막 진입시도 이후 20여 분은 소강상태였다. 박 검사는 일부 수사관에게 귀엣말로 지시를 내리는가 하면 자리에서 벗어나 걸려온 전화를 받기도 했다.

박 검사는 10시 43분 "집행에 응하지 않으실 겁니까"라고 재차 물은 뒤 "피의자 자진출석을 다시 한번 촉구하며 영장 집행과 수사에 협조해 줄 것을 요구한다"는 말을 끝으로 발길을 돌렸다. 박 검사는 "다시 영장을 집행할 것인가"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현관 정문에 세워져 있던 흰색 승용차를 타고 MBC를 빠져나갔다. 10시 45분, 압수수색을 시도한지 1시간 20분여 만이었다.

검사와 수사관들이 철수한 뒤, 그동안 조합원들과 함께 서있던 이근행 본부장이 앞으로 나와 조합원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쉴 틈을 안 줄 정도로 MBC에 대한 압박이 정신없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을 막아내는 것은 민주주의의 길목을 지키는 것이다. 작은 사건일 수 있지만 위대한 순간이다. 이 정권 아래서 MBC의 운명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수많은 탄압이 있을 것이다. 자 또 가서 열심히 방송 만들자. 싸우면서 일하자. 일하면서 싸우자. 그래서 시대의 아이콘이 되어 버린 MBC를 지켜내자."

22일 검찰이 <피디수첩> 수사와 관련 MBC 본사 압수수색을 두번째로 시도했다. MBC 노조원들이 피켓을 들고 검찰 직원들을 막아서고 있다.(사진은 7425님이 #5505 엄지뉴스로 보내주셨습니다)
 22일 검찰이 <피디수첩> 수사와 관련 MBC 본사 압수수색을 두번째로 시도했다. MBC 노조원들이 피켓을 들고 검찰 직원들을 막아서고 있다.(사진은 7425님이 #5505 엄지뉴스로 보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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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피디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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