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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SBS 8시 뉴스에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장애아동시설을 방문해 눈물을 흘렸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당연히 누리꾼들은 반박하거나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눈물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두고 자업자득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거기에다 SBS는 마치 MB홍보동영상이라도 되듯 낮뜨거운 멘트를 날려줍니다.

 

"먼 발치에서 대통령을 본 장애인 어린이들은 반갑게 인사를 하고..."

"대통령의 품에 안겨 반갑게 인사합니다"

"이 대통령은 아이들을 살피고 어루만지며.."

"이 대통령 내외는 휠체어를 밀고나와 봄바람도 함께 쒜었습니다"

"어린이들의 합창은 대통령내외를 울렸습니다"

"이 대통령은 휠체어 농구선수들을 격려하고 슈팅솜씨도 선보였습니다"

 

마치 80년대 땡전뉴스를 보는 듯 한 낮뜨거운 멘트와 영상으로 보는 내내 몸둘바를 몰랐습니다. 이러다가 나중에는 '정책방송과 SBS의 합작'이라도 나오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그러고보니 우리나라 대통령이신 이명박 대통령은 눈물이 참 많으십니다.

지난 번 농산물시장을 찾아 상인에게 목도리를 전해 주실때도 눈물을 흘렸는데, 장애인을 보면서 또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면 정도 많고, 사랑도 많으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눈물이 왜 청와대에만 들어가면 제정신으로 돌아오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부와 여당에게도 그런 눈물의 의미를 설명하지 않으실까요. 한나라당이나 정부, 그리고 청와대 모두 소상공인들과 재래시장, 그리고 중소기업과 장애인들에게 최선을 다해서 지원을 하려고 손발이 닳도록 노력하는데 그걸 우리국민들만 모르고 있는 것인가요. 아니면 저소득층 지원예산이 삭감되거나 줄어들었다는 언론들의 보도가 모조리 '오보'인가요.

 

며칠 전 뉴스에 이런 내용이 있더군요.

 

"16일 인천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시행하는 지방 전통시장 소액 희망대출 특례보증이 지난 15일까지 66건, 3억3천만 원(진행률 66%)을 기록하고 있다. 이 보증은 인천지역 인천종합어시장, 구월모래내시장, 용현시장, 부평종합시장, 만수창대시장, 석바위시장 등 6개 시장을 대상으로 해당 상인회의 추천을 받아 연이율 4.5%, 보증료율 1%를 조건으로 1인당 최고 500만 원, 총 5억 원을 보증해준다. 정부의 정책으로 시행되는 이 보증은 전통시장 상인들의 운영자금 지원을 통해 전통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보증액이 너무 적다는 반응이다. (중략) 한 시장 관계자는 "상인들이 대출서류가 복잡하고 금액이 너무 적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면서 "어려운 사람들 돕기 위해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더 이율도 낮추고 금액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시장 관계자들도 대출금액이 너무 적어 홍보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보다 많은 점포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2009. 4. 16 기호일보)

 

 

 

네 그렇습니다. 대통령의 눈물이 왜 거짓이냐고 물으신다면 그 눈물을 흘리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타나는 정부 정책이 눈물을 '한방에' 날려버리기 때문입니다.  장애인을 위해 우셨습니까. 그렇게도 장애인들의 복지와 그 현실이 안타까우셨습니까. 대통령 부부가 수 많은 카메라 앞에서도 부끄러움을 무릎쓰고도 눈물을 쏟을 만큼 장애인들이 불쌍하셨나요.

 

그렇다면 이 내용은 어떻습니까.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인 예산 삭감에 항의는 장애인들의 지구당 사무실 앞 농성에 대해 한나라당 마산을 안홍준의원이 9월 20일(토)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이에 농성을 하고 있는 사)경남장애인자활센터협의회(아래 '장애인자활센터')에서 9월 23일(화) 오전 10시 30분 마산우체국 앞에서 안홍준 의원 측의 보도자료 내용을 조목 조목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중략)   즉 장애인계와 보건복지가족부와의 협의 속에서 이미 애초의 요구보다 491억 삭감되어 제출된 요구가 한나라당과 기획재정부의 당정협의에서 다시 163억 삭감된 것이다. 이렇듯, 보건복지가족부가 장애인계와 협의를 통해 제출한 예산을 163억 삭감해놓고서, 어쨌든 2008년 예산보다 늘었으니 증액을 위해 노력한 것이라는 안홍준 의원의 주장은 거짓말이자 위선이다." (2008.9.23 진보신당 보도자료)

 

거기에다 대통령이 눈물을 흘린직후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장애인복지는 후퇴하고 있다. 2009년 장애인 예산은 3.6% 증가로 실질적으로는 오히려 감소했다. 이명박 대통령 대선 후보시절 장애인예산을 OECD 평균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던 공약은 공염불이 되었다. 2008년 공공부문 장애인의무고용률은 1.76%에 그쳐 법적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와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 등 장애인정책 관련 기구를 축소하려 하고 있다. 장애인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가족부 장애인권익증진과 축소 방안은 장애인의 날 바로 다음 날인 4월 21일 국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국가 정책을 결정하는 최고지도자의 장애인 정책에 대한 인식이 잘못되었고 의지가 없다는 것이 일련의 정책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2009. 4. 20) 

 

대통령의 눈물, 은혜 받은 증거?

 

아마도 눈물자체가 가짜라는 건 불가능할 것입니다. 적어도 인간이라면 그 순간 만큼은 '울컥'하며 감동의 도가니탕에 잠시 들어갔다 나왔을 수도 있겠지요. 이 대통령이 교회 장로시니까 교회에서 설교를 듣거나, 찬송을 부를 때 일종의 '은혜의 감동'을 체험할 겁니다. 그 순간 눈물을 흘리며 고백합니다. "오 주여!" 라며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돌아봅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은혜와 감동의 시간은 '끝' 입니다. 예배당을 돌아서서 나오는 순간에는 다시 '죄인'으로 돌아와서 여전히 그렇게 살아갑니다.  아마도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너무나 익숙해져버린 이같은 '습관'이 몸에 베어있나봅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부탁합니다. 제발 대통령께서는 '하나만' 해 주십사고. 장애인을 보고 불쌍한 마음이 들고 도와주고 싶다면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해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든지, 아니면 차라리 눈물이나 흘리지 말든지.

 

이번 눈물을 보면서 또 한 가지 걱정이 되는 게 있습니다. 그건 그 자리에 있던 장애어린이들이 만에 하나라도 "우와~ 우리 노래듣고 대통령할아버지랑 할머니가 울었대 이제 우리도 선생님 많이 생기고 휠체어도 전부 다 주는거야?"  라며 착각에 빠지지는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대통령눈물, #장애인보조,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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