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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생각하지만 난 기자란 직업이 좋다. 세상에는 정말 별(★) 같은 이가 많이 있다. 기자를 하면 그런 사람들을 만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지난 8일 1억원의 자비를 들여 3년간 문화행사를 해온 사람을 만났다. 박상국 아름다운 교회(정왕4동 소재) 담임목사(44)이다.

 

박 목사는 2006년부터 '딩딩 페스티벌'과 'Rise UP 시흥!'이란 행사를 매년 개최해 오고 있다. '딩딩 페스티벌'은 말 그대로 중딩과 고딩을 위한 청소년 동아리 경연대회다. 시흥에서 활동하고 있는 밴드, 수화, 댄스, 아카펠라, 태권도, 풍물, 가야금 등 장르에 상관없이 모든 청소년 동아리들이 모여 한껏 기량을 뽐내는 그들만의 문화축제다. 'Rise Up 시흥!'은 2006년에는 버즈, 현진영 등의 가수를 초청했고, 2007년에는 유리상자, J 등 연예인 위주의 공연을 했다.

 

이렇다 보니 보통 '딩딩 페스티벌'은 1500만원, 'Rise Up 시흥!'은 3500만원, 지난해까지 개최한 'JESUS FIRST'는 5000만원 등이 소요된다. 그동안 해온 행사비용을 합치면 어림잡아 1억원이다. 이런 비용은 당연히 아름다운 교회의 목회비와 사비로 충당됐다. 결국 2006년 첫 해는 행사비 부족으로 인해 장인어른의 유품이기도 한 아내의 차를 800만원에 팔아 행사를 치르기도 했다.

 

"청소년 문화가 없어 생각해 낸 일입니다"

 

박상국 목사가 2006년부터 각종 문화축제를 시작한 이유가 궁금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인천에서 시흥의 아름다운 교회로 목회장소를 옮긴 게 2005년 12월이다. 바로 이듬 해 6월부터 행사를 한 것이다.

 

"시흥지역 특히 정왕동의 경우 안마시술소, 나이트클럽 등이  많은 데 비해 청소년만의 문화가 없어 금요일 저녁이면 방황하는 것을 보고 문화축제를 생각해 냈습니다. 시흥에서 내세우는 공연문화인 '뜨락콘서트'에 가봤지만 흔히 젊은이들이 모르는 가수들과 부족한 무대, 음향, 행사진행 등이 전반적으로 아쉬웠지요. 그래서 직접 하게된 계기입니다. 제가 목회를 하기전 공연기획 및 연예 이벤트 등의 경험이 있어 2006년 버즈공연시에는 미관광장에서 방송장비를 동원하여 대규모 공연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수 천만원에 이르는 행사비용 부담으로 시청에 여러번 '노크'를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이젠 포기하고 교회에서 지역에 환원하는 일환으로 '꼭 필요한 교회가 되자'는 생각과 '종교색보다는 평안한 공연을 누리게 하자'는 목표로 일에 전념하고 있다.

 

다행히도 20여년 넘게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음악을 가르친 덕에 그 학생들이 이젠 방송연예학과 및 방송음악 관련 일들을 하고 있어 연예인을 섭외하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았고, 문화기획 및 이벤트 관련 경험도 시흥에서 '문화축제'를 하는데 어려움을 덜게 해주었다.

 

점차 후원자도 늘어 재정적 어려움도 덜고 있다. 상패를 제작해 주거나, 플래카드 등을 만들어 주는 등 도와주는 분들로 인해 행사를 지속할 수 있고 오는 6월13일 여성회관에서 제3회 딩딩페스티벌을 개최할 계획이다. 딩딩페스티벌은 아이들이 준비하면서 선,후배 관계의 돈독함은 기본이고, 본인을 비롯 교사, 학생들 전체의 기쁨이 되어 행사를 준비하는 박 목사에게도 행사를 하는 '흥'을 더해주고 있다.

 

보통 딩딩페스티벌은 여성회관내에 500여명의 아이들이 꽉차고, 'Rise Up 시흥!'의 경우도 2006년 당시 미관광장에 2천여명의 관중이 가득 메웠다고 하니 퀄리티 있는 공연으로 시흥시가 내세우는 갯골축제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혼자 하기에 어려운 일을 왜 하느냐고 묻자 대답은 간단했다.

 

"좋고, 행복해서요. 누군가 경험하는 문화축제로 인해 행복해 질 수 있고, 지역안에서 작은 축제들이 펼쳐지는 것, 생각만해도 웃음이 납니다. 다만 점차 행사가 커져 나가고, 관심도 늘어가면서 이를 더욱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중입니다. 앞으로 10년을 보고 청소년을 위해 투자하지요."

 

박상국 목사는 이렇게 문화축제에도 관심이 많지만, 청소년 문화 전반적으로 관심 있다. 우선 아름다운 교회 본당을 들어서면 다른 교회와는 사뭇 다른 점을 느낄 수 있다. 바로 의자들인데, 보통 교회의 긴 의자가 아닌 영화관처럼 공연의자로 되어 있다. 본당 밖에는 청소년카페와 청소년 비전센터를 만들어 놓았다. 극장식으로 꾸며논 본당외에도 청소년카페는 150석 규모의 공연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박 목사가 음악을 좋아해서인지 각종 음악장비들이 있는데, 실제로 학생들에게 드럼, 기타, 베이스기타, 바이올린, 클라리넷, 플릇 등을 가르치고 있다. 그래서 22인조 오케스트라 밴드가 구성돼 큰 행사시에는 발표를 한다고.

 

여기에 서울신학대, 서울대 교수들의 도움으로 교회내에서 2007년부터 영어, 수학을 지도하여 솔직히 한 반에서 45등을 하던 친구들이 전교에서 20등안에 드는 등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박 목사는 이에 대해 "학생들의 없었던 끼를 만들어 비젼을 세워주는 일"이라고 표현한다. 보충수업을 마친 아이들이 교회로 와서 영어와 악기를 배우며, 친구들과 쉼을 가진다.

 

매일이 이러니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이 없다. 그래서 아름다운 교회는 이상하다. 전체 80명의 신도중 50명이 학생이다.

 

"앞으로 5년,10년을 보고 목회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청소년 위주의 목회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요. 피아노 등 각종 악기, 탁구, 인터넷, 영화, 축구FC 구성 등 교회안에서 모든 게 다 되지요. 이런 활동들은 모두 예배와 구분해서 합니다.

 

아, 그리고 이런 활동들은 모두 이 지역을 위해 일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지요. 그전에는 직업으로 문화를 기획하고, 즐겼다면 이젠 사명으로 하는 것이지요. 그것만 다릅니다. 앞서 말해듯이 이 모든 일은 행복해서 합니다."

 

목회도 별(★) 나고, 삶을 대하는 자세도 별(★) 나다. 그래서 박상국 목사를 인터뷰 하면서 나는 내내 말했다. "시흥에 잘 오셨습니다" 하고...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컬쳐인시흥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시흥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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