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1학년 초등학교 교과서
 1학년 초등학교 교과서
ⓒ 오창균

관련사진보기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이 숙제준비를 하다가 비빔밥이 뭔지 아느냐고 물었다.

'비빔밥은 여러가지 나물에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고 밥에 비벼먹는거야  몰라?'
'그건 나도 알아. 그것 말고 알림장에 비빔밥에 쓰공 2번 공부라고 했단 말이야.'

이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린가 해서 알림장을 확인해보니 '비빔밥에 쓰공 2번 공부하기, 비빔밥(무제공책)나감' 이라고 적혀 있었다. 내가 알고 있는 비빔밥은 음식인데. 무엇인지 생각을 했지만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고 무제공책이라고 적힌 것에서 힌트를 얻어 딸에게 물었더니 공책을 받았다며 꺼내놓았다.

어렴품이나마 짐작으로 딸에게 알려줬고 쓰기공부책의 한 단원을 적기 시작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온 아내에게 비빔밥에 대해서 물었더니 아내도 어리둥절해 하면서 알림장을 살펴본다.

'무제공책은 여러가지 과목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서 비빔밥으로 비유를 한 것 같아. 받아쓰기 시험이 있으니 예습공부를 하라는 거네.'

듣고 보니 그럴듯한 비유며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꼭 그렇게 표현했어야 했을까. 입학초에 알림장과 주간 학습시간표에 적힌 교과제목을 보고는 쉽게 알아보지 못했던 일이 있다. 인터넷용어처럼 줄임말로 되어 있었는데 이를테면 슬생=슬기로운생활, 즐생=즐거운생활, 듣말=듣기말하기, 쓰공=쓰기공부, 생길=생활의길잡이로 되어서 퍼즐 맞추듯이 제목을 찾아가며 챙겨주었다.

처음에는 내가 시대 변화에 못 따라가는 세대가 되었나 해서 쓴웃음이 나왔지만 인터넷공간도 아닌 학교에서 이제 막 한글을 배우기 시작하는 1학년에게까지 줄임말을 사용하는것이 옳은 교육방식일까?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교과서 제목을 줄여서 사용하는것은 오래전부터 학교와 학생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것 같다.

알림장은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 의사소통을 한다.
 알림장은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 의사소통을 한다.
ⓒ 오창균

관련사진보기


초등학교 1학년에게 한글의 맞춤법이나 그 뜻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주요 수업 내용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교과서 제목부터 줄여서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교육방법인지 생각해 봤으면 한다. 더구나 1학년은 아직 인터넷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기에 학교에서는 좀더 신중했어야 한다.

주간 학습시간표
 주간 학습시간표
ⓒ 오창균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싣습니다



태그:#교과서, #인터넷용어, #초등학교, #알림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