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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3일) '지상파의 마지막 보루'라는 MBC는 끝내 <뉴스데스크> 신경민 앵커를 교체한다고 밝혔다. MBC는 오전 임원회의를 열고 신경민 앵커는 교체하고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김미화씨는 교체하지 않기로 했다 한다.

 

관련해 MBC 엄기영 사장은 '사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그 이유를 밝혔는데, 봄 개편을 앞두고 "앵커 교체는 뉴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일각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것처럼 정치적 압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그간 어느 방송사 뉴스앵커보다 국민과 시청자들에게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받아왔고, '독재 하의 제한된 자유'를 '진정한 자유'라 속이며 역주행하는 정권에 항거해 공정방송과 언론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당당히 선봉에 선 신경민 앵커 교체 결정은, 엄기영 사장이 <뉴스데스크> 앵커 시절 수없이 내뱉던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MBC호보다 MB호, 앵커보다 앵무새!!

 

여기저기 이래저래 치이는 엄기영 사장의 독단적인 결정이 아니라 임원 경영진의 굴욕적 결정이지만, "내부 혼란에서 벗어나 방송 정상화에 힘써 달라" "제작 거부에 들어갔던 사원들은 방송 현장으로 복귀해 달라" 요청해도 국민과 시청자들에게 신뢰 대신 '불도저' MB처럼 배신을 선물한 그의 말은 믿을 수가 없다.

 

그는 지난 1월 전국언론노조 파업 6일째 되는 날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와 담화문에서 "공정방송 MBC의 위상을 지키는데 노사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충분한 의견 수렴과 토론이 선행되지 않은 언론법안이 그대로 통과돼 재벌 등이 방송에 진입하면 여론 독과점과 시청률 경쟁이 두드러져 야만적인 방송환경이 될 것" "MBC의 민영화와 사유화에 반대한다"라 말한 바 있지만, 이번 신경민 앵커 결정은 '단단한 결단력의 부족'을 여실히 드러낸게 아닌가 싶다. 

 

특히 작년 3월 취임사에서 엄기영 사장은 MBC 식구들에게 아래와 같은 약속을 했다.

 

"저는 오랫동안 품어온 MBC에 대한 소망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MBC를 만들고 싶습니다.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더 나아가 존경받는 MBC를 만들고 싶습니다."

 

"뉴스, 시사프로그램에 있어서는 공정성을 강조합니다.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는 공정하고 균형 있는 보도, 성역 없는 비판과 함께 대안을 제시하고 사회발전,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언론의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공정과 균형', 제 임기 동안 화두로 삼겠습니다."

 

"비바람이 아무리 거세고 파도가 높다 하더라도 저는 MBC호를 우리 모두가 소망하는 국민들이 희망하는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이끌고 가겠습니다."

 

그 약속은 역시나 말뿐이었나 보다.

 

MBC호가 아니라 MB호, 앵커보다 앵무새를 선택했다는 말이다.

 

그래서 아무리 엄기영 사장이 갖은 변명을 대더라도 KBS-YTN-연합뉴스-OBS에 투하된 낙하산 폭탄을 중심으로 진행된 현 정권과 그 수하들의 방송언론장악 시도와 공세(미디어악법)가 넘쳐나는 미묘한 시점에서 벌어진 일이라, "MBC가 MB식이 되어간다" "민주주의와 언론독립, 공정방송 수호를 포기할 것인가?" "MBC 존재의미 자체를 근본적으로 파괴했다"는 지역MBC 노조와 MBC노조 조합원, PD, 기자 그리고 국민들의 따가운 비난과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 힘내라! MBC MBC노동조합 공식카페 http://cafe.daum.net/saveourmbc

 

 

부활하는 YTN돌발영상, MBC 뉴스데스크도 살아나길!!

 

위와같이 MBC마저 'MB의 방송' KBS처럼 MB식으로 변해간다는 암울한 소식이 있는 반면, 정말 오랜만에 봄바람처럼 반가운 기쁜 소식도 들려온다.

 

지난 12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리는 부활절에 전국언론노조 YTN지부가 시대공감 웹진 'YTN마니아닷컴(http://www.ytnmania.com/daemoon)'에 올라온 YTN노조공지에 따르면, YTN 돌발영상이 곧 부활한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돌발영상을 담당하던 임장혁, 정유신 기자에 대한 징계로 방송이 중단된 지 반년 여 만에 일이다.

 

현 정권과 낙하산 사장 등에 의한 탄압속에서도 굴종하지 않고 꿋꿋이 공정방송 쟁취투쟁을 268일간 벌여온 YTN노조는, 조합원 총회에서 임장혁 돌발영상 팀장의 원직 복귀에 따른 돌발영상의 부활을 결의했었다 한다. 이러한 요구와 결의를 사측은 전향적으로 수용해 이르면 이번주 초 '부활의 전파'를 탈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공정방송의 상징'으로 MBC <뉴스데스크> 신경민 앵커처럼 신뢰받다 사라진 돌발영상을 다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관련해 YTN노조는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지만, 감히 권력자 한둘이 존폐를 논할 수 없도록 시청자 스스로 지킬 가치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도록 돌발영상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 밝혔다.

 

YTN에서 더 이상 볼 수 없을꺼라 생각했던 돌발영상이 부활했듯이, 다시 MBC <뉴스데스크>에서 신경민 앵커의 촌철살인 멘트를 보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러니 다함께 힘을 모으자!!  마음만은 지지 말자!!

 

클로징 멘트

◀ANC▶일요일 YTN 기자 자택 체포와 화요일 노조 위원장 구속에 이어서 어제 수요일 한밤중 본사 PD가 체포되고, 오늘은 자택 압수 수색으로 숨가쁘게 진행됐습니다.◀ANC▶수사의 겉모양새만 보면 엄청난 조직범죄처럼 보입니다. 언론에 대한 수사라고 다른 나라에게 얘기하면 모두 웃으면서 한국 브랜드 가치를 다시 들여다 볼 것 같습니다.할 말이 없습니다.◀ANC▶목요일 뉴스데스크 마치겠습니다.여러분, 고맙습니다....

[신경민, 박혜진 2009-03-26]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MBC, #YTN, #뉴스데스크, #앵커, #신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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