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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햇살이 따사롭다. 여기저기서 봄꽃들 서로 몸 부비며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그 소리에 이내 몸에서도 희망과 열정이 샘솟는다. 봄꽃들의 향연은 산과 들에 지천이다. 그러나 굳이 산과 들로 나가지 않더라도 조금만 눈 돌리면 꽃들의 향연을 만날 수 있는 곳은 얼마든지 있다.

 

광주광역시 북구청이 봄마다 선보이는 '봄꽃축제'도 그 가운데 하나. 구청 앞마당을 온통 봄꽃으로 물들일 축제는 13일부터 시작된다. 아직 공식적으로 문을 열지 않았지만 그곳엔 마가렛, 팬지, 데이지 등 형형색색의 꽃들이 건물숲과 조화를 이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따로 만들어 놓은 꽃벽과 꽃수레, 꽃지게가 이채롭다. 꽃으로 만든 구청 상징마크와 구정구호도 눈길을 끈다. 그 봄꽃에는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쉼 없이 달려온 봄바람이 사뿐히 내려앉아 있다. 오래 전부터 자리를 잡은 큰 물레방아도 힘차게 돌고 있다. 그 물줄기에도 봄바람과 꽃바람이 섞여 있다.

 

형형색색으로 물든 봄꽃들의 향기가 그윽하다. 삶의 여백도 금세 봄꽃색깔로 채색된다. 마음속에도 수채화 한 폭 들어온다. 이런 게 생활 속에서 느껴지는 여유이고 작은 행복인가 싶다. 주민들을 위한 행정기관의 배려도 몸에 와 닿는다.

 

휴일을 맞아 봄의 정취를 즐기려는 주민들의 발걸음도 이어진다. 봄꽃을 배경으로 삼삼오오 모여 가족사진을 찍는 모습에서 행복이 묻어난다. 봄꽃을 배경으로 갓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의 사랑스런 모습을 담고 있는 엄마의 모습에선 삶의 행복이 느껴진다.

 

꽃벽 앞에 나란히 서서 어깨를 감싼 채 휴대폰카메라로 둘만의 기념사진을 찍는 연인들의 모습은 사랑스럽다. 연세 지긋한 할아버지 할머니는 봄꽃을 감상하며 젊은 날을 회상하는 듯하다.

 

구청 광장에 함께 간 딸아이 예슬이도 연신 감탄사를 연발한다. 꽃의 이름표를 훑어보며 아는 척을 해댄다. 때로는 꽃의 향을 맡아보며 조심스레 만져보기도 한다. 부산하게 돌아다니는 예슬이의 마음에도 동심이 들어앉은 것 같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 한켠이 뿌듯해진다.

 

구청 광장의 봄꽃 전시회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잠깐 돌아보는데 제격이다. 사는 곳에서 가까워 많은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된다. 입장료도 따로 없다. 시간을 내기가 여의치 않아 돌아볼 수 없더라도 그 앞을 지나는 길에 잠시 해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다만 우리꽃보다는 외래종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건 옥에 티다.

 


태그:#봄꽃, #봄꽃축제, #광주광역시 북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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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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