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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밤  MBC <뉴스데스크>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난 2007년 8월 초 박연차 회장이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에게 수십억 원을 건넨 단서가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10일 밤 MBC <뉴스데스크>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난 2007년 8월 초 박연차 회장이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에게 수십억 원을 건넨 단서가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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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가 최근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을 출국금지시킨 배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명박 정권의 숨은 실세로 알려진 천 회장이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진행되던 2007년 8월 초 박 회장으로부터 수십억 원을 받았다는 10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가 주목된다.

검찰이 천 회장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취한 것은 박 회장으로부터 수십억 원을 받은 혐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검찰은 이날 브리핑에서 "수사에 필요하기 때문에 출금조치를 취한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배경은 설명하지 않았다.

천 회장이 박 회장으로부터 수십억 원을 받은 2007년 8월 초는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가 치열하게 경선을 치르고 있을 때여서 더 눈길을 끈다. 천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박 회장이 건넨 돈이 당시 이명박 캠프의 경선자금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MBC "대선 앞두고 한나라당에 제공한 일종의 보험금 성격"

<MBC>는 "돈이 실제로 건너갔다면 박연차 회장이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에 제공한 일종의 보험금 성격이었을 것으로 해석된다"며 "검찰은 곧 천 회장을 소환해 돈을 받은 경위와 사용처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조선일보>도 이날 오전 검찰이 최근 박 회장으로부터 "지난 대선 때 천 회장에게 거액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박 회장은 지난 2002년 대선 때에는 한나라당 재정위원으로 활동하면서 10억 원의 대선자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박 회장을 두 차례 면회한 박찬종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에 "당시 김해지역 국회의원으로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던 인사가 박 회장을 재정위원으로 위촉했는데 (대선자금으로) 10억 원을 냈다고 한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사업 근거지가 부산·경남에 집중돼 있어 지난 2007년 대선 때에도 한나라당에 거액의 대선자금을 댔다는 의혹이 끊이질 않았다.

천 회장과 박 회장의 '수상한 돈거래' 의혹은 더 있다. 천 회장은 지난해 9월 말 박 회장으로부터 10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의 계좌에서 빠져나간 뭉칫돈을 추적해 10억 원이 천 회장에게 흘러들어 갔다는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10억 원 수수 의혹도... MB 특별당비 30억 원도 출처 논란

지난 2008년 5월 28일 중국을 국빈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숙소인 조어대에서 조찬 간담회에 앞서 천신일 세중관광 회장 등 수행 경제인들과 악수하고 있다.
 지난 2008년 5월 28일 중국을 국빈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숙소인 조어대에서 조찬 간담회에 앞서 천신일 세중관광 회장 등 수행 경제인들과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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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사실은 박 회장이 '세무조사 무마 로비' 명목으로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에게 2억 원을 건넨 직후 10억 원이 천 회장에게 건네졌다는 점이다. 그래서 10억 원도 '로비자금' 명목으로 전달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7월 천 회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첫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 박 회장의 사돈인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과 함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된 '박연차 대책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의혹에도 대검 중앙수사부는 천 회장의 소환조사 여부와 관련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 회장이 2007년 대선 당시 천 회장에게 수십억 원의 돈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 2007년 12월 3일 낸 특별당비 30억 원의 출처 논란도 일고 있다.

당시 한나라당은 "이명박 후보가 자기 소유의 건물을 담보로 30억 원을 대출받아 특별당비로 납부했다"며 "돈 가뭄에 시달리던 당의 선거비용이 상당 부분 충당됐다"고 밝혔다. 당시 이 후보가 은행담보로 맡겼다는 건물은 이 후보 자녀의 위장취업과 임대소득 부실 신고 의혹을 받았던 서울 서초구의 한 빌딩이었다.

하지만 당시 한나라당의 설명과 달리 이 후보가 낸 특별당비 30억 원은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빌려준 것으로 나중에 드러났다. 그런데 이 후보가 낸 특별당비가 사실상 박 회장으로부터 나온 돈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천 회장이 박 회장으로부터 30억 원을 받아 이 후보에게 빌려준 것 아니냐는 것이다.


태그:#박연차 리스트 파문, #천신일, #이명박, #특별당비 3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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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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