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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안에 있는 <조선일보> 기자들, 얼른 나와서 취재하세요!"

8일 오전 11시, 조선일보사 앞에 여성단체 회원 30여명이 모였다. <조선일보>를 규탄하기 위해서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한 유력언론사를 실명으로 거론하고, 이에 강력반발한 <조선일보>와의 논란이 벌어진 지 이틀째, 그러나 아직도 경찰은 '장자연 리스트'에 거론된 성매매 혐의자들을 제대로 소환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언론들은 이를 아예 보도하지 않거나 <OO일보> <스포츠OO>으로 익명 보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사건을 맡은 분당경찰서에 의견서를 보내고, 분당경찰서·청와대 앞에서도 기자회견을 했던 여성단체들은 "이러다가 정말 사건이 묻힐 수도 있는 위급한 상황이다, 이번이 마지막 기자회견이 되었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직 대통령도 소환받겠다는데, '리스트' 혐의자는 방문조사?"

8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코리아나 호텔 조선일보사 현판 앞에서 여성·언론·인권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고 장자연의 죽음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8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코리아나 호텔 조선일보사 현판 앞에서 여성·언론·인권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고 장자연의 죽음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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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상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경찰 수사가 한 달째 미적거리니 야당 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이를 질의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그런데, 의원도 입수할 수 있는 리스트에 대해서 이달곤 장관은 '보고 받지 못했다'는 답변을 했다"고 비난했다.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언론의 익명보도에 대해 강한 분노를 나타냈다.

그는 "어제(7일)이 신문의 날이었는데 이미 신문·방송은 다 죽었다"면서 "<한겨레>, <경향신문>, MBC, KBS 지금 뭐하고 있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장자연 리스트'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피해자의 이름을 리스트 앞에 붙이는 것은 부적절하다, 차라리 '0가0가 리스트'(편집자주 : 박석운 대표는 특정 성씨를 리스트 앞에 붙였지만, 편집국의 방침상 이 부분을 익명처리합니다.)가 어떻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또한 박 대표는 "X파일 사건이 터졌을 때 <조선>은 사설에서 당시 이학수 삼성전자 구조본부장, 홍석현 주미대사 등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고백할 것은 고백하고 용서를 구할 것은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이제 그 말을 <조선>에게 돌려주자"고 꼬집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소속 원민경 변호사는 미온적 경찰 수사에 대해 비판했다. 원 변호사는 "경찰은 조사 대상자를 소환하는 대신 방문조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면서 "전직 대통령도 검찰에 나가서 (방문조사가 아닌 소환)조사를 받겠다고 한다, 경찰이 언제 그렇게 대국민 서비스를 했나"고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한편, 이날 단체 회원들은 "뭐가 무서워서 건물에서 나오지 않냐"면서 <조선> 기자들의 취재를 요구했지만, 현장에는 <조선>은 물론이고 다른 취재진도 많이 나오지 않았다. 카메라·동영상을 포함해도 약 10여명의 기자들이 현장을 취재했다.



태그:#장자연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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