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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5일)은 유명무실해진 식목일입니다.

어쨌든 날이 건조하긴 하지만 완연한 봄날을 맞아 사람들은 가족과 연인, 친구와 함께 산으로 나들이 나왔습니다. 곳곳에 진달래가 분홍 꽃망울을 본격적으로 터트리고 개나리도 이에 질세라 샛노란 덩굴을 뽐내고 있습니다. 소나무 숲을 지나 산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솔바람도 상쾌합니다.

계양산 하느재고개로 오르는 등산객들
 계양산 하느재고개로 오르는 등산객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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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4년째 롯데의 골프장 개발압력으로 시름하는 계양산 계양공원 입구에 난데없는 주차장 조성공사를 하겠다는 큼지막한 현수막이 내걸려 있습니다. 인천광역시 동부공원사업소와 계양구청은 '3월부터 6월까지 계양공원 이용자 급증에 따른 시민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주차장을 확보하는 공사를 하겠다'고 합니다.

그것도 '친환경' 주차장으로 말입니다.

몇몇 뻔뻔한 등산객들은 좋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 혹은 건강을 위해 산과 숲에 오르면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뿡뿡 내뿜는 자가차량을 이용하는 아이러니를 범합니다. 또 계양구청은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서란 명목으로, 소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몇 백년, 아니 몇 천년 동안 터전을 잡고 살아온 땅을 파헤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롯데 골프장반대 릴레이 단식농성이 벌어지는 하느재 고개로 오르는 계양공원 입구에 내걸린 현수막
 롯데 골프장반대 릴레이 단식농성이 벌어지는 하느재 고개로 오르는 계양공원 입구에 내걸린 현수막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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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을 찾는 시민들에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권하기보다, 숲을 밀어내고 주차장을 만들겠다는 발상자체가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하기만 합니다. 가뜩이나 인천과 수도권내 그린벨트가 경인운하, 신도시-택지개발, 인천아시안게임 등 마구잡이식 대형개발사업으로 순식간에 사라지고 있는데 말입니다. 식목일이라 해서 나무도 제대로 심지 않고 나무 심을 숲과 산마저 남아나질 않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정말 산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등산객들이라면 차 끌고 산에 오지 마세요! 가까운 인천지하철역과 마을버스, 자전거를 이용하세요! 그렇게 차 끌고 산에 오시려거든 주변 공영주차장을 이용하세요! 괜히 공원입구에 불법주차 하시지 마시고요.

당신이 차를 끌고 이리저리 산을 찾아다닐 때마다 숲과 산은 삭막한 주차장으로 변해갑니다! 계양산의 주인인 도롱뇽과 산새 등 야생동식물들의 작은 보금자리마저 빼앗지 마세요!

오늘은 식목일입니다!

인천시와 계양구는 계양공원 주차장을 친환경적으로 조성하겠다 한다.
 인천시와 계양구는 계양공원 주차장을 친환경적으로 조성하겠다 한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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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끌고 산을 찾는 일부 등산객을 위해 숲을 밀어내고 주차장을 만들겠단다.
 차를 끌고 산을 찾는 일부 등산객을 위해 숲을 밀어내고 주차장을 만들겠단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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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공원 입구 오르막에 불법주차된 차량들. 산에 올 때 차는 집에 놔두시라는...
 계양공원 입구 오르막에 불법주차된 차량들. 산에 올 때 차는 집에 놔두시라는...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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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식목일, #주차장, #등산객,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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