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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 GM대우자동차 비정규직지회(지회장 이대우) 조합원 등 국내 완성차 비정규직 노동자 50여명이 3일 개막한 2009 서울국제모터쇼 전시장 앞에서 전원 연행됐다. 이들은 오전 11시 25분 현재 경찰차에 나뉘어 일산경찰서로 이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GM대우 비정규직지회는 비정규직의 고용 현실의 부당함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오후 2시 쌍용자동차 앞에서 열릴 예정인 '함께 살자! 구조조정 분쇄! 총 고용사수!'라는 제목의 금속노조 집회에 참여하려던 중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에 의해 전원 연행됐다. 참석자들은 이날 회견 끝 무렵 준비해온 모닝 1대에 선지(피)를 뿌리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한국의 자동차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피'로 만들어진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이같은 퍼포먼스를 펼쳤다.
 
GM대우 비정규직에 따르면, 퍼포먼스 직후 경찰은 오전 11시 10분경 경찰 현장 지휘자의 '모두 연행해'라는 지시와 함께 전격 행동에 들어가 50여명을 전원 연행했다.
 
당시 주변에 있던 기자들이 연행 이유를 묻자 경찰은 "집시법을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으며, 자리에 참석한 권순만 금속노조 부위원장과 김형우 비정규직투쟁본부장도 같이 연행됐다.
 
GM대우 비정규직지회는 2009 서울모터쇼 전시장 앞에서 국내 자동차 회사의 신제품 출시에 맞춰 "3월 20일 GM대우의 노사가 대규모 전환배치에 합의한 내용이 사실상 비정규직 대량해고다. 이번 전환배치로 부평공장에서만 800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며 전환배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동시에 GM대우 비정규직지회는 "비정규직에 대한 정리해고가 GM대우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일이 아니"라며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 도약을 꿈꾸며 친환경 하이브리드카를 선보인 현대자동차는 지금까지 비정규직 374명을 해고했고, 지금 이 순간에도 1200명이 언제 잘려나갈지 모르는 대량해고의 위협 앞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일산경찰서로 연행된 이대우 지회장은 전화통화에서 "이번 모터쇼를 통해 새 마티즈를 선보인 GM대우에서 일하는 1000여명에 이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장에서 쫓겨날 위협에 처해 있다. 4월 8일에서 20일까지 장기휴업 기간에 전환배치가 완료될 것"이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무급휴직을 거쳐 집단 해고될 처지에 놓였다"고 비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또 "100만원도 채 안 되는 월급으로 중고 마티즈 한 대도 살 수 없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제 그 일자리마저 빼앗길 상황에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5개 완성차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의 처지는 별반 다르지 않다. 국내 SUV자동차 시장의 부흥을 주도했던 쌍용자동차는 '상하이자동차가 투자는 하지 않고 기술 유출 목적으로 인수(2004년)한 것 아니냐'는 논란 속에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에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은 자구적인 회생방안을 찾느라 분주하다.
 
쌍용자동차는 2009서울모터쇼에서 소형 SUV인 C200 콘셉트카를 선보이며 부활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쌍용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모터쇼가 열리던 날 해고와 폐업 통지서를 가지고 기자회견장에 참석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이 자리에서 모두 연행됐다.
 
이대우 지회장은 "자동차회사들이 새롭게 선보인 새 차종들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연일 신문지상과 방송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그 어디에도 비정규직의 '비'자도 안 보인다. 절박한 심정으로 기자회견을 했다. 월급 더 올려달라는 얘기도 아니다. 100만원도 채 안 되는 일자리지만 그걸 지키기 위해서 싸우는 것"이라며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서울모터쇼, #비정규직, #GM대우, #쌍용자동차, #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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